임종윤 사장 "급격한 경영 변화 소통없이 단행"…반대의사 분명
한미그룹 "임 사장, 이사회 일원 아냐…만나서 통합 취지 설명할 것"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간 통합을 두고 오너 일가 사이에 경영권 분쟁의 조짐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간 통합에 관한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이튿날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코리그룹 회장)이 그룹간 통합에 반발하는 목소리를 냈다.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과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사이의 3남매(임종윤·주현·종훈) 중 장남이다.

임종윤 사장은 개인회사인 코리그룹 엑스(X)를 통해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와 관련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좋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번 OCI그룹과의 통합은 임 사장의 모친인 송영숙 회장과 여동생인 임주현 실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로 임종윤 사장은 지난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급격한 경영 변화를 아무런 소통 없이 단행하고, 회사 로고와 브랜드를 바꾸겠다는 결정을 내린 건 큰 문제"라며 "대주주 일가로서 이런 의사결정이 내려진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면목이 없다"고 말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임 사장은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에서 2022년 3월 물러났지만, 지분 9.91%를 보유하고 있다. 차남인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10.56% 지분을 갖고 있어, 합치면 거의 20%에 달한다. 임종훈 사장도 임종윤 사장과 뜻을 함께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영숙 회장은 11.66%, 임주현 실장은 10.2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같은 분란을 의식한 듯 한미약품그룹은 14일 저녁 '임종윤 사장 주장에 대한 한미그룹 입장문'을 내놨다.

한미그룹은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이라며,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임종윤 사장이 대주주로서 이번 통합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임종윤 사장과) 만나 이번 통합의 취지와 방향성에 대해 설명해 이번 통합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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