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소좀 축적 질환, 조기 치료로 질환 지연·수명 연장 가능
"검진에 따른 비용 부담, 사회적 논의 통해 해결해야"

 사노피 신생아 스크리닝 미디어세션이 14일 열렸다. 4월 15일 폼페병의 날을 맞아 리소좀 축적 질환의 최신 지견을 공유하고자 마련된 세션이다. 
사노피 신생아 스크리닝 미디어세션이 14일 열렸다. 4월 15일 폼페병의 날을 맞아 리소좀 축적 질환의 최신 지견을 공유하고자 마련된 세션이다. 

드라마를 통해 알려지게 된 폼페병이 리소좀 축적 질환(Lysosomal Storage Disorder, LSD)의 한 유형이라는 걸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몸 속에 불필요한 물질들을 제거하는 리소좀에 이상이 생겨 분해해야 할 물질들이 체내에 축적되면 다양한 질환들이 발생하는데 그 중 하나가 폼페병이고 비슷한 유형의 질환으로는 뮤코다당증, 파브리병, 고셔병 등이 있다. 

LSD의 발생률은 만성질환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그 낮은 발생율이 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과 조기 검진의 필요성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다행히 질환의 특성을 연구한 결과물들이 쌓여 조기진단이 가능해지는 '진단검사'가 등장했고 질환의 특성상 조기 검진이 필요한 이유로 신생아선별검사에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높아지고 있는 추이다. 

LSD는 리소좀이 축적되기 때문에 유아의 비장비대, 간비대, 혈소판 감소 등이 발현(고셔병)되거나 심근비대, 신부전 등으로 나타나기도(파브리병)하며, 잦은 호흡기 감염과 성장부진, 탈장, 골격계 이상(뮤코다당증)을 보이기도 한다. 
또 영아가 심근 비대 또는 근 위약, 호흡부전이 있다면 폼페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영유아부모들과 이들을 진료하는 의료진 역시 LSD라는 사실을 인지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수많은 병원과 의료진을 거친 뒤에야 LSD중 하나의 질환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런 과정을 줄이기 위해 LSD를 연구하는 의료진들은 신생아 선별검사에 LSD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4일 진행된 신생아스크리닝 온라인 미디어 세션에서 김유미 교수(세종충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는 "국내에 진단받은 리소좀 축적 질환 환자는 400여명 정도로, 이 중 뮤코다당증, 파브리병은 각각 150여명, 고셔병, 폼페병이 각각 40여명 정도"라며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증상 발현 후 정확한 병명을 진단받기까지 10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리소좀 축적 질환은 나이가 들수록 병세가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이고, 치료하지 않는 경우 조기사망 등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과거와 달리 최근 대부분의 리소좀 축적 질환에서 효소대체요법 등의 치료제가 개발되어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를 받으면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효소대체요법의 치료를 받더라도 이미 진행된 증상에 대해서는 비가역적이므로 조기 진단을 통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조기진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송정한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는 리소좀 축적 질환의 신생아 선별검사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조기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시행할 수 있으며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신생아 선별검사 항목에 포함돼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리소좀 축적 질환은 고셔병, 뮤코다당증으로 종합병원 기준 3만원 대로 검사가 가능하다"면서 "폼페병, 파브리병은 비급여로 환자 부담금 약 10만원 대로 검사가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송 교수는 또 "신생아 스크리닝은 리소좀 축적 질환의 조기 진단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효율적인 진단 방법"이라며 "대부분의 환자와 보호자들이 증상을 알아차리고,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료가 가능한 리소좀 축적 질환 등은 신생아 스크리닝을 통해 조기에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신생아 선별검사에서 리소좀 축적 질환을 포함한 15개의 유전성 대사 질환의 신생아 선별검사에 대한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신생아 선별 검사 항목에 선천성 대사 이상질환인 페닐케톤뇨증(PKU)과 선천성 갑상선 기능저하증을 항목에 포함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35개의 주요 질환과 주 마다 결정할 수 있는 26개의 2차 질환을 분류해 검사 항목에 포함하고 있고 대만은 5개의 주요 질환과 21개의 다른 질환을 포함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12개의 질환에 대한 신생아 선별 검사를 지원하고 있다. 
 
한편 신생아 선별 검사법 중 대표적인 DBS(Dried Blood Spot) 검사는 혈액 몇 방울을 종이에 떨어뜨려 특정효소의 활성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소량의 혈액만을 사용해 효소 활성도와 DNA 분석, 바이오마커 수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신생아 선별검사에 적용되고 있다. 

송정한 교수는 "질환에 대한 낮은 인지도를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 또 국내 출산율이 급감하면서 아이들에 대한 희귀질환 조기 검진 필요성을 검토해 봐야 한다"면서 "검진에 따른 비용 부담은 국가 부담하는 방향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사회적 논의를 통해 해결해야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사노피 신생아 스크리닝 미디어세션은 4월 15일 폼페병의 날을 맞아 리소좀 축적 질환의 최신 지견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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