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서베이 조사 연구 "환자 삶의 질 측정 의미"

독일 호스트슈미트병원 크리스티나 렘페 박사

헌터증후군, 폼폐병, 고셔병 등과 같은 질환은 이제 대증요법에서 벗어나 효소 대체요법 시대로 진입했다. 임상현장의 반응은 과거 증상 발현 이후 대처에서 선제적인 대응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곧 희귀질환치료 영역에도 '환자 중심 맞춤 치료'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련 약물의 임상 경험도 10년간 축적되면서 임상적 유효성과 효과는 물론 '환자의 삶의 질'을 어떻게 올리는 것이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다만 임상현장의 적극적 대응과 달리 질환에 대한 정보 공유와 인식 개선은 요원한 상태다. 소수에게만 발현되는 유전적 질환이라는 특성 탓에 정책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고, 관련 질환을 다루는 전문 의료진도 부족해 환자나 환자 가족이 적절한 시기에 의료진을 만나는 일도 쉽지 않다. 임상 현장에서는 협진에서 어려움도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터증후군을 치료하는 의료진들은 질환의 조기 진단과 치료 활성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헌터증후군 및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 권위자인 크리스티나 렘페(호스트슈미츠병원 희귀질환센터 부소장)박사는 지난달 29일 메디팜스투데이와 인터뷰에서 "헌터증후군은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초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이 질환을 잘 알고 있는 의료진을 만나 정기적으로 추적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헌터증후군의 경우 다른 장기, 특히 근골격계질환이 나타나는데 돌보는 가족 입장에서 환자가 어떤 질환인지 모르고 고통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치료가 필요한 시기에 전문가를 만나지 못하면 적절하게 치료 받는데 어려움이 발생된다"고 말했다.

렘페 박사는 "몇몇 케이스 스터디를 보면 초기 진단이 치료 성과에서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면서 "초기 진료가 생존율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은 한국과 비슷한 규모인 70여명의 환자가 헌터증후군으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렘페 박사는 이들 중 직간접적으로 40~50여명의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렘페 박사는 "헌터증후군 환자들은 70~80%가 중추신경계 침범이 있다. 효소대체요법을 통해 환자 치료에 이익을 볼 수 있다"면서 "신체적으로 양호한 상태를 누릴 수 있다면 환자의 전체적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한 한 조기의 치료와 진단, 효소대체요법을 진행하는 것이 환자 치료의 베스트 이익을 줄 수 있다"면서 "각 장기별 전문의들이 팀을 꾸려 협진을 할 때 보다 좋은 치료 경험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에서 렘페 박사는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의 입장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정부의 지원 부재를 꼽았다.

그는 "다만 우리가 노력하는 것은 신생아 검사에 정부 지원이 도입되길 바라는 것"이라면서 "헌터증후군은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만큼 신생아 검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생아 검진을)대만은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고 네덜란드는 진입을 검토 중이며 이탈리아는 막 시작하는 단계"라면서 "헌터증후군 치료에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은 신생아 검사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효소대체요법이라는 무기의 필요성

렘페 박사는 이날 인터뷰에서는 10년 이상 장기임상데이터를 보유 중인 엘라프라제(성분명 이두설파제)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그는 "엘라프라제가 도입되면서 체내에 GAG(글리코사미노글리칸)의 축적을 방지해 증상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면서 "유럽에서 사용하는 엘라프라제의 경우 내약성이 우수하며 헌터증후군 서베이에서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치료제 관련 이상반응으로 인해 사용을 중단한 경우는 내 환자 중에는 없었다"면서 "치료 시작 수달 또는 최대 수년 내에 폐기능 개선, 안면 부분 개선, 전체적 신체 능력이 빠르게 개선됐으며 2년 이상 장기 치료를 하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렘페 박사는 엘라프라제 10년 장기 사용에 대한 리얼월드 데이터인 헌터 결과 설문(Hunter Outcome Survey, HOS)의 책임연구자로 참여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렘페 박사는 HOS의 분석 결과를 공유하며 하위 분석 데이터 중 주목할 부분으로 효소대체요법 '치료군과 비치료군의 생존율'을 지목했다.

그는 "치료군은 비치료군에 비해 10년 이상 장기 생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전세계 1000여명의 환자들이 참여한 가장 큰 규모의 데이터로 환자의 삶의 질을 측정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HOS는 엘라프라제 투여에 대한 장기간 효과 및 안전성, 환자 하위 그룹별 치료 전략 탐색(유년기 치료, 여성 환자 등)도 포함됐다.

또 환자 및 환자 가족보고 기반의 HS-FOCUS(Hunter Syndrome Functional Outcomes for Clinical Understanding Scale) 설문 데이터를 통해 헌터증후군질환 및 치료가 환자와 환자가족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HOS는 2016년 1월 기준으로 29개국 124개 병원 1,096명의 환자가 등록됐다.

젠자임은 초기 관찰 결과를 토대로 유년기부터 치료를 시작해 최소 5년간 엘라프라제를 투여 받은 헌터증후군 환자의 신장 및 체중변화에 초점을 둔 임상 4상도 진행 중이다.

크리스티나 렘페 박사는 분단위로 쪼개지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인터뷰 말미에 자신의 환자를 모니터링한 영상을 기자에게 직접 보여주는 열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영상에 나타난 환자의 특성을 설명하면서 "헌터증후군은 환자 혼자의 질병이 아닌 가족 모두의 질환이다"고 강조하면서 "약물적 치료 뿐 아니라 환자 자신의 사회적 삶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다. 질병 부담이 과연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내일 한국 의료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볼 것"이라고 말했다.

희귀난치성질환 중 하나인 헌터증후군은 폼페병, 고셔병, 파브리병 등과 같이 리소좀 축적질환(LSD, Lysosomal Storage Diseases)이라 불린다. 유전적 원인으로 리소좀 내에 지질, 탄수화물, 단백질, 핵산을 분해하는 효소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리소좀이 축적되면서 질환이 발행한다.

그 중에서도 헌터증후군은 글리코사미노글리칸(GAG)의 분해에 필요한 효소,이두로네이트 2-설파타제의 결핍으로 인해 발생한다. 초기 증상으로는 움직임이 둔해지는 관절경축과, 튀어나온 넓은 이마, 평평한 얼굴, 돌출된 눈 등 독특한 얼굴 생김 등이 있다.

질환이 진행됨에 따라 점진적으로 청력상실, 간과 비장이 커지는 간 비대와 비장비대, 서혜부탈장이 동반되며, 점액다당질이 기도에 축적될 경우 기도폐쇄로 이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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