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감에 빠져 오늘도 괴로운 삶을 살고 있는 벗에게 이 글을 올린다.

‘닉 부이 치치’ 신드롬이 지구촌에 희망의 불꽃을 피운 적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두 팔과 두 다리가 없는 불구자로 이 세상에 태어났다. 어쩌면 이 세상에서 가장 비참하고 어둠속에서 죽는 날만 바라보며 버림 받은 삶을 살아가야 할 사람이었다.

그러나 머리와 몸통밖에 없지만 그는 어떤 정상적인 육체를 가지고 있는 사람보다 더 밝게, 더 기쁘게 감사하며 살아있다는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며 살고 있다. 한 때는 친구들로부터 ‘외계인’ ‘괴물’ 이라고 놀림을 받기도 했다.

때로는 그래서 힘들고 지쳐 세상을 원망하며 죽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팔 다리가 없는 그로서는 그것마저도 맘대로 할 수 없는 신체불구자였다. 그럴 때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너를 이렇게 만드신데는 하나님의 특별한 계획이 있으며 언젠가는 그 전모가 분명히 드러날 것이다.”라며 아들을 위로했다고 한다.

그리고 틈이 날 때마다 “너는 정상적인 아이들과 같이 놀아야 해 너는 몇 가지 사소한 신체 조직이 없을 뿐이야. 그게 전부란다.” 라고 늘 위로를 해주었다. 신체불구자인 그를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꿔 놓은 것은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과 격려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이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그대로이다.’라는 금언이 있다.

제임스 앨렌은 그의 저서에서 “식물이 씨앗에서 싹을 틔워 자라며, 씨앗이 없으면 생겨 날 수 없듯이 사람의 행동은 생각이라는 보이지 않는 씨앗에서 싹을 틔운다.”라고 말했다. 이 세상을 살다보면 매일매일 겪게 되는 갈등과 고뇌의 관계 속에서 쉽게 좌절하고 쉽게 무너지기도 하는 우리다.

그럴 때일수록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삶이란 썰물과 밀물의 때가 서로 교차하는 것처럼 절망의 풍경속에서도 기다림의 희망이 밀려오기도 하고 또 밀려가기도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아름다운 세상을 힘들게 살고 있는 것은 자신이 ‘꿈’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욕심’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세상 물정에 때가 묻은 꿈이 되다보니 욕심으로 바뀌어 만족과 감사를 모르게 되면서 환경에 대한 불만과 함께 삶이 힘들어지는 것이다.

존 밀턴은 44세의 한창 나이에 시력을 모두 잃었지만 좌절하고 낙담하기보다 그 고통을 극복하며 ‘실낙원’ ‘복락원’과 같은 명작을 후세에 남기지 않았는가. 사실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면 곧은 자리, 편한 자리보다 꺾인 자리가 더 많았다. 그리고 고난은 우리에게 참기 어려울 만큼의 고통을 안겨 주기도 한다.

그러나 추운 겨울을 보낸 봄 나무들이 더 아름다운 꽃을 피우듯 진정한 고난과 시련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크게 성장할 수도 없고 눈앞에 다가온 행운을 잡지 못하게 된다. 고난과 좌절에 당당히 맞설 때 행운의 여신이 따라오는 것이다. 생명의 신비 중 하나가 모든 일에 200%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을 알고 창조주의 놀라운 역사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초식동물에게 뜯어 먹힐 것을 대비해 풀은 항상 두 배로 자라고, 새들이 알을 두 개씩 낳는 것도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함이란다. 지금도 고난과 고통 속에서 괴로운 하루를 보내는 벗에게 겨울 언 땅을 뚫고 나오는 연약한 새싹의 생명력을 지켜보라고, 그래도 좌절감에 빠져 노력도 해보지 않고 무조건 세상을 원망하며 삶을 포기하겠느냐고 묻고 싶다.

어린 시절 허리를 잔뜩 구부리고 가랑이 사이로 먼 곳의 풍경을 보며 또 다른 세상을 신비롭게 바라보았듯이 지금 눈에 보이는 풍경을 거꾸로 보는 여유를 가져보자. 그래서 또 다른 신비의 세계로 들어가 보는 거다.

딴은 엉뚱한 말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눈에 보이는 현상을 거꾸로 뒤집어 생각하면 희망이 보일 수도 있다. 그래야 꿈을 이루는 행복하고 소중한 삶을 사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벗이여, 나에게 닥친 모든 것은 하나님이 내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다. 더 불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주어진 상황에 적응하며 근면하게 일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인생 수행이다.

“오히려 너희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으로 즐거워하라 이는 그의 영광을 나타내실 때에 너희로 즐거워하고 기뻐하게 하려 함이라.” 성경말씀이다.

[시인.수필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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