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마살탄 ‘국민 고혈압약’ 만들기 박차…종병 영업력 강화

보령제약 사옥의 12층. 오른편 끝자락에 위치한 ‘사장실’은 회의실에서나 볼 수 있는 타원형 테이블이 데스크 대신 놓여있다. 테이블 주위로 예닐곱 개의 의자도 준비돼 있다.

여차하면 보고를 하러 들어갔다 전략회의가 진행되기도 하는 이 공간은 보령제약 김광호 사장의 집무실이다.

고급스런 목재 책상과 의자는 창문 쪽으로 저만치 밀려나 있고 오른쪽 벽면에는 학교에서나 볼 수 있는 하얀 보드(칠판)가 놓여 있다. 보드에는 주력 품목에 대한 마케팅 전략이 공간 없이 메워져 있다.

영업 마케팅을 총괄하는 보령제약 수장의 방은 그렇게 ‘형식 파괴’와 제약영업 사령본부다운 면모를 동시에 아우르며 보령의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고 있었다.

“국산 신약의 저력, 기대해도 좋다”

보령제약 김광호 사장은 인터뷰 첫 마디를 “윤리경영에 입각한 영업과 국산 ‘고혈압’의 저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단언으로 시작했다.

리베이트 문제와 국산신약 평가절하에 대한 문제의식은 보령제약이 앞으로 선보일 고혈압신약 피마살탄의 출시와도 연계돼 있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시장에 안착할 수 없다는 것이 김 사장의 생각이다.

김광호 사장은 피마살탄을 ‘TEX 신약’이라고 표현하면서 정부 지원과제로 선정돼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의약품인 만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국내제약 개발 신약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고, 국민과 의료기관이 국산신약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는 과정에서 피마살탄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것. 여기에 다국적 의약품(오리지널)과 가격비교에서 경제성이 높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게 김 사장의 생각이다.

김 사장은 “정부가 약가를 책정할 때 고려하는 사항이 있는데 그런 것을 봐서는 너무 낮게 책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경제성과 국민 신약이라는 가치를 내걸고 2011년 상반기 출시 이후 고혈압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전문 영역의 확대, 시장을 넓히다

보령제약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에 피마살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보이지 않게 물밑으로 작업해왔던 품목들이 지난해 성과를 거두면서 보령제약은 새로운 10년을 내다보는 출발점에 서게 됐다.

올해 3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세운 스토가는 보령의 새로운 블록버스터로 자리메김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 이후 꾸준한 매출로 주력 상품에 오른 스토가는 적응증 추가를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탁솔’(항암제), ‘모노프릴’(항고혈압제), ‘세프질’(항생제), ‘부스파’(항불안제) 등이 주요 핵심품목으로 자리 잡았고,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고 있는 시나롱(고혈압치료제), 아스트릭스(항혈전치료제), 겔포스엠 등이 꾸준한 성장으로 올해 3000억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김 사장은 “시나롱과 모노프릴, 비알살탄, 아스트릭스, 클로비도그렐 등을 중심으로 만성질환 중심의 병원 시장과 처방 중심의 의원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넓혀갈 것”이라며 “전문 품목이 각 분야에서 선전하고 있고, 일반약과 신제품들이 고른 성장을 보이면서 올해 매출도 무난히 목표를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영업의 가치, 시대를 선도하다

보령제약의 올해 매출 목표액은 3200억원이다. 지난해 2700억원의 20% 성장을 웃도는 수치다.

목표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김 사장은 “(신제품을)뿌려서 클 수 있는 (영업적)여건이 마련돼 있다”며 “기존 제품들이 잘 커주고 있고, 안정적으로 라이센스 인한 제품들의 도약하고 있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확답했다.

그는 “영업팀원들도 베테랑과 신입의 균형이 잘 잡혀져 있는 상태”라며 “에비던스 베이스를 기반으로 마케팅을 해왔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제약환경에서 무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의약품 가격인하를 위해 도입을 준비 중인 ‘시장형 설거래가상환제’도 보령제약 영업에는 큰 파장이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김 사장의 생각이다.

김 사장은 “오히려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도입 이후) 시장이 정리되는 상홍에서 (영업에)매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윤리 경영이 바탕에 깔려있고, 근거 중심의 마케팅을 펼쳐왔기 때문에 그런(리베이트) 것에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 사장은 “종합병원 영업을 위한 전문조직을 구성하고, OTC와 ETC를 합친 클리닉 팀을 따로 운영해 영업인력의 집중화, 세분화를 실현했다”며 “급여와 비급여, 건기식과 의료기기까지 하나의 위성사업으로 해서 전략적으로 영업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광호 사장은 나날이 높아지는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새로운 품목들을 올해 20여개나 선보이겠다고 했다. 이에 발맞춰 전문화와 집중화, 세분화와 전략화를 요구하는 시장에 맞게 다양한 영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겠다고도 했다.

보령제약 사장실의 덩그런 데스크가 회의실 전용 테이블에 밀려나고, 고풍스런 벽장이 칠판에 밀려난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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