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만 되면 주부부터, 취업 못한 백수, 결혼 안 한 처녀, 총각, 심지어는 아이들까지 명절 증후군에 시달린다고 한다. 흔하디 흔한 요통, 어깨, 무릎, 목의 통증에서부터 관절, 소화불량,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까지 그 증상도 다양하다.

명절증후군은 전통적인 관습과 현대적인 사회생활이 공존하는 우리나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이한 후유증이다. 그리운 가족을 위해서라면 10시간이 넘는 교통체증도 견디고, 하루 종일 물 마를새 없이 부엌일에, 앉아서 아이들과 놀아주고, 화목과 유흥을 위한 장시간 고스톱까지 치고 나면 건강한 사람도 병 나기 십상이다.

그러나 개인의 안녕을 위해 가족의 화합을 버릴 수는 없는 노릇, 이렇다 보니 명절 연휴가 끝나면 병원마다 환자가 북적거린다. 특히 고된 노동으로 인한 척추 질환자는 명절 전과 비교해 약 2배 가까이 급증할 정도라고 한다. 척추 건강을 위한 상황 별 바른 자세를 알아보고 실천해 이번 추석은 웃으며 보내보자.

자동차에서
장시간 운전을 하다 보면 어깨나 허리, 발목 근육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피로해지고 긴장성 근육통이 발생하기 쉽다. 앉아있는 것은 서있을 때보다 2배가 넘는 부담이 허리에 가해져 기존 디스크 질환자라면 더 위험하다.

운전을 할 때는 엉덩이와 허리를 좌석 깊이 밀착하고 의자 등받이는 105~110도 정도로 세운다. 머리 높이에 맞게 뒷받침을 조정해 혹 예기치 못한 사고 시 경추 손상을 방지하고 허리와 의자 사이에 공간이 생기면 얇은 베게나 허리 보조쿠션을 넣어주면 좋다. 운전석에 앉기 전, 운전 중 1시간에 1번씩은 발목으로 원을 그리는 등 간단한 스트레칭을 통해 굳어있는 근육을 풀어주고 잠깐이라도 쉬면서 피로를 완화시켜주어야 한다.

부엌일 할 때

3박 4일 명절 연휴 내내 설거지에, 시도 때도 없는 손님 맞이 음식장만, 청소, 상차리고 치우기를 쉴새 없이 반복하는 중노동은 허리에 부담이 된다. 특히 상을 펴고 접을 때, 무거운 상을 들고 옮길 때, 바닥에 놓인 무거운 선물 더미를 들 때 디스크가 탈출하는 경우가 잦다.

무거운 것을 들 때는 반드시 허리를 편 채 무릎을 굽혀서 들고, 상을 옮길 때는 가능한 둘이 함께 하는 것이 좋겠다. 싱크대 앞에서 일을 할 때는 높이를 맞춰주는 것이 중요하다. 키에 비해 싱크대가 높다면 슬리퍼를 신거나 밑받침을 대고, 싱크대가 낮다면 다리를 벌려서 높이를 맞춰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지 않게 한다.

또한 싱크대에서 멀리 떨어지면 자세가 구부러져 허리에 부담이 되므로 되도록 배를 싱크대에 바짝 붙인다. 가만히 서있는 것은 관절에 부담이 크므로 중간중간 자세를 바꾸어주고 발받침이나 싱크대 문을 열어 한쪽 발씩 번갈아 올리고 일하는 것이 좋다.

장시간 바닥에 앉아있을 때(고스톱 칠 때 등)

바닥에 앉아 있는 것은 아무리 좋은 자세를 취해도 서있는 것에 비해 허리 부담이 3배 가까이 높다. 자칫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방바닥에 앉아 고스톱을 치거나 수다를 떨다 보면 자세가 흐트러지기 쉬운데 이 때 허리디스크는 그야말로 최고의 압박을 받는다. 허리, 등, 골반의 통증을 예방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소파나 식탁의자에 앉는 것이다.

하지만 부득이 장시간 바닥에 앉아야 한다면 중간중간 일어나 걷거나, 무릎 돌려주기 등의 스트레칭을 해주어야 한다. 앉아서 전을 부치거나 음식장만을 해야 할 때는 조그만 박스나 목욕탕 의자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척추디스크 전문 우리들병원 장원석 척추통증의학부장은 “연휴 기간 중 급작스런 요통이 발생하면 냉찜질을 한 후 최대한 편한 자세로 휴식을 취한다. 그러나 마비증세나 배뇨장애, 골절 같은 상황은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며 “명절 증후군을 예방하는 지름길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가족과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명절을 지내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도움말 = 우리들병원 장원석 척추통증의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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