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을 하는 사람은 결코 시대의 아픔을 외면해서는 안 되며, 그것에 대해 당당히 저항할 수 있어야 함을 보여주고 간 독립운동가.

시대의 아픔에 바탕한 강렬한 주제의식을 고도의 문학성이라는 그릇에 담아낸 시인.

이 책은 일제시대의 현실과 시로서 맞서 싸웠던 저항시인이며 독립운동가 이육사의 기념비적인 작품들을 재확인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독립운동가이자 저항시인이었던 육사 이원록.

‘이육사’라는 필명으로 더 잘 알려진 그의 시에는 비극적인 현실을 바라보는 눈이 있고 잃어버린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있다.

그리고 현실에 주저앉지 않고 나가서 싸우려는 투지가 있으며, 그 투지 뒤에는 그의 높은 기개가 서려있다.

또한 그의 시에서는 이상세계가 오고야 말 것이라는 확신으로 현실을 초극하려는 의지를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육사의 시는 그의 정신과 행동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기에 정직하며, 그래서 더욱 감동적이다.

우리는 그의 시에서 암울한 현실에 맞서 싸워나가면서도 그 싸움을 힘겨워하고 불안해하는 한 인간을 만날 수 있다.

그는 그러한 고통과 불안의식, 방랑의식을 모두 시 속에 고스란히 담아낸다.

이런 시를 통해 육사는 우리와는 멀리 떨어진 영웅의 모습이 아니라 고뇌하고 힘겨워하는 인간으로서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육사의 시의 특징은 낭만과 기교, 그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고 그것을 수용하면서 현실 인식과 저항의지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그의 저항시는 초인과 같은 늠름한 기상의 대가적 풍모를 통하여 적극적인 투쟁과 저항의 치열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은근한 고전 정서를 바탕으로 한 선비 의식을 은연중에 보여 준다.

이처럼 다양한 시적 면모와 행동의 시학으로 육사의 시는 우리 문학사에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그것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한국시의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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