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최현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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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을 뒤로 한 채 가을이란 계절이 우리의 땀을 식혀주기 위해 다가오고 있다.

가을은 풍요롭고 시원한 계절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심한 일교차로 인체의 적응력이 떨어지는 계절, 환절기의 대명사이기도 한 계절이므로 환절기에 자주 발생하는 질환에 미리 대비하여 더욱 풍성한 계절을 만드는 것이 어떨까.

체력 소모가 많은 여름에 우리 몸은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갑상선 호르몬 분비량을 줄이는 등 열 생산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몸이 적응을 하게 된다.

이와 같은 상태가 원래의 상태로 복귀하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환절기에 접어들어 갑자기 일교차가 심해지면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쉽게 피로해지고 저항 능력이 떨어져 감기와 같은 환절기 질환에 걸리기 십상이다.

이 외에도 환절기에는 감기와 함께 기관지 천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등의 알레르기 질환이나 아토피성 피부염 등 피부질환이 심해질 수 있다.

건조해진 날씨와 먼지의 증가로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집먼지, 진드기 등의 원인 물질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밖에 주의해야 할 질환으로는 가을철에 유행하는 열성 질환인 신증후출혈열, 쯔쯔가무시병, 렙토스피라증 등이 있다.

이는 가을 추수나 선선해진 날씨 덕에 야외로 외출이 잦아지기 때문에 많이 생기는 질환이다.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으나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무서운 전염병이기도 하다.

그리고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는 환절기에 심혈관계통의 질환이 있는 노인들은 특히 건강관리에 주의해야 하겠다.


1. 감기 등 호흡기 질환

감기는 90%이상이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다.

감기의 바이러스는 콧속 또는 인두나 편도를 침범하는 콧물감기, 목감기의 증상이 나타나는 데 대부분 자연 치유가 되며, 나이가 어릴수록 감기 증상은 빠르게 진행되어 축농증, 중이염,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의 합병 증세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러한 감기는 정상인이라도 1년에 수 회(소아는 5~6회 정도) 이상 앓고 지나는 것이 보통이며, 실내의 습도를 높여주고 물은 많이 마시고, 과일을 먹으면서 쉬면 대부분의 감기는 별 후유증 없이 수일 후 회복된다.

그러나 2주 이상 계속되면 전문의를 찾아 합병증이 생긴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기관지 천식은 공기가 통과하는 통로인 기도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겨, 기도 벽이 부어오르고, 기도 내로 점액 분비물이 많이 방출하므로 숨을 쉴 때 '쌔액쌔액' 하는 소리가 나는 천명과 호흡 곤란이 발작적으로 되풀이되다가 몇 시간 후에 가라앉게 되는 재발이 잦은 병이다.

대기 중에 있는 여러 자극 물질에 의해 쉽게 과민반응을 일으켜 기도가 좁아지거나 경련을 일으킨다.

특히 천식 발작은 새벽에 잘 일어나고, 발작이 일어나면 가슴에 압박감을 느끼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식은땀을 흘리고, 맥박이 빨라진다.

기관지 천식 환자들의 경우 일교차가 크고 차고 건조한 기후 때문에 기도 수축이 빈번하여 발작을 쉽게 일으킬 위험이 있다.

이 외에도 기관지 천식 환자들은 감기, 기온차, 담배연기, 나쁜 공기, 자극성 냄새, 운동, 지나친 흥분이나 웃음 또는 스트레스 등에 의해서도 증상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2.알레르기성 질환

알레르기성 비염이란 어떤 특정한 원인 물질에 의한 코의 과민반응으로 발작적인 재채기,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을 특징으로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목, 눈 주위, 코의 가려움을 호소하는 질환이다.

이런 증상은 봄과 가을 등 환절기에 악화되며 겨울철에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일교차가 심하여 체온 조절이 어렵고 여름에 번식한 집먼지, 진드기가 죽으면서 밀폐된 공간에 날리기 때문이다. 하루 중에는 밤에 잠을 잘 때, 아침에 일어날 때 주로 나타난다.

3.열성질환

환절기에 유행하는 질병 중에는, 갑작스런 발열과 몸살, 오한 등의 감기증상과 비슷해 무심코 지나쳐 버리다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병들이 있다.

특히 이들 질병은 9~10월 추수기와 성묘 및 야외 나들이 때 연중 최고 감염률을 기록하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들쥐나 야생동물에 기생하는 진드기의 유충이 사람의 피부를 물어서 생기는 병으로, 감염된 뒤 열흘 정도가 지나면 고열이 나고 림프선이 붓고 두통, 피로감, 근육통이 생기며 심하면 의식을 잃기도 하는 '쯔쯔가무시병'이나 쥐의 배설물에서 나온 바이러스가 사람의 호흡기와 피부, 입 등으로 침투해서 감염되는 '신증후출혈열'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4.피부질환

환절기에 피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기후의 변화이다.

가을철 기후는 한낮에는 여름철처럼 뜨겁고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다.

이 같은 심한 일교차는 우리 피부의 피지선과 땀샘의 기능을 약화시키고, 가을철의 건조한 바람은 피부의 수분을 빼앗아 피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하면서 피부의 수분함량이 10%이하로 떨어진다.

이렇게 피부가 건조해지면 아토피성 피부염이 생기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일종의 면역질환으로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피부과적 치료뿐만 아니라 면역을 약화시키는 요인을 스스로 피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건선은 흔한, 붉은 반점 및 은백색의 인설을 가지는 피부질환으로 개인에 따라 아주 다양한 원인 미상의 질환이다.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으로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만성 질환이다.

건선은 먼저 피부가 손상되면 발생하기 쉬우므로 피부의 손상에 주의해야 한다. 또 여름에는 호전되나 대개는 환절기 이후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5.환절기 건강관리법

모든 병이 그렇듯이 병에 걸린 후 치료하기보다는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적절한 휴식을 취하고 균형이 있는 영양식을 섭취하여 양호한 전신 건강상태를 유지하면서 질병으로부터의 저항력을 높여주는 것이 좋다.

·스스로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적당한 휴식을 취하며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좋다.

·과로와 과음을 피하며, 담배를 삼가고 간접흡연도 피하는 것이 좋다.

·음식은 골고루 섭취하되, 특히 양질의 단백질과 신선한 야채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평소보다 빠르게 걷기, 조깅, 줄넘기, 테니스, 배드민턴, 자전거, 등산 등이 좋다. 운동은 반드시 숨이 찰 정도로 해야 하고 숨이 찬 정도의 지속시간은 30분 정도가 좋다.


감기 및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씻기 등의 철저한 개인 위생관리가 중요하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과로를 피해야 한다.

·기관지 점막의 건조가 바이러스의 침투를 쉽게 하므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아이들의 경우 밖에서 들어온 후에 반드시 손을 씻고 양치질 하는 습관을 갖도록 한다.

·집안의 온도는 20도, 습도는 50˜60%를 유지시켜 주는 것이 좋다.

·기온이 내려가는 밤에는 옷을 더 챙겨 입도록 하고 습도를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어 몸의 저항력을 기르는 것이다.

·소아나 노약자는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을 받아서 독감을 예방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집안을 자주 환기시키고 침실의 온도를 최대한 낮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집먼지, 진드기의 주요 서식지인 소파나 가구는 가능한 치우도록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진공청소기나 물걸레로 자주 청소 해주는 것이 좋다.

·섬유로 된 담요나 옷은 섭씨 60도 이상의 고온에서 세탁하는 것이 좋다.

·부피가 작은 봉제완구나 의류는 냉장고 안에서 24시간 냉동을 시킨 후에 세탁한다.

·실내에 있는 화분은 다른 곳으로 치우는 것이 좋다.


피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너무 잦은 목욕이나 때 수건 사용을 피하며 목욕 후에는 반드시 보습로션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피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는 가급적 순면 제품의 옷을 입고, 울이나 모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피부를 긁는 손톱을 짧게 유지하는 것도 좋다.

·과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 심리적 부담도 피부질환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악화요인은 될 수 있는 한 피하는 것이 좋다.

·적절한 수면과 적당한 운동으로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좋다.


열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로 나갈 때는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들판을 피한다.

·아무데서나 눕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야외활동이 많은 사람의 경우에는 유행성 출혈열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심혈관계통의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관에 노폐물이 쌓이지 않도록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육류의 기름, 닭 껍질, 소시지, 베이컨, 치즈, 달걀, 메추리알, 어육류 내장, 오징어, 새우, 장어 등)을 피한다.

·신선한 채소나 과일, 잡곡, 현미, 콩류, 해조류 등 섬유소가 풍부한 식사를 한다.

·운동을 할 경우에는 날씨가 추우면 실내에서 하는 것이 좋다.

·운동 후 심한 피로를 느끼게 되면 오히려 해로울 수 있기 때문에 약간 땀이 나는 정도로만 하는 것이 좋다.

·고령자의 경우 외출 시에는 옷차림에 신경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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