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심층부에 작은 뇌경색이 생기고 이로 인한 괴사 후에 남게 되는 작은 공간을 라쿤이라고 부르고 있다.

뇌조직의 괴사가 일어나는 기전은 다른 뇌경색과 다를 바가 없으나 표재성 뇌경색은 그 자리가 곁에서 보기에 웅덩이처럼 깊이 파여 있는 형상을 보이는 것과 달리 심층부에서는 작은 공간으로 남게 되므로 이를 지칭하기 위한 것이다.

그간의 해외보고에 의하면 전체 뇌경색의 약 20%를 라쿤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러한 빈도는 국내의 보고에서도 큰 차이가 없다.

라쿤의 진단이 과거에는 부검에 의한 것이 많았지만 근래 뇌영상이 발달함에 따라 환자가 사망하기 전에 진단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CT나 MRI에서는 부검에서와 달리 라쿤 뇌경색의 부피를 재는 것 보다는 직경을 기준으로 진단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15-20㎜ 이하의 직경을 가지고 뇌경색에의한 것으로 생각되는 작은 병변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따라서 아주 작은 뇌출혈이 발생한 후 혈종이 흡수되어 라쿤 형태로 남은 경우와 동맥 주변의 Virchow-Robin space가 커진 경우도 유사한 소견을 보이므로 감별이 필요하다.

신경병리학적 정의상 라쿤이란 비교적 큰 뇌동맥의 관통 분지의 이상으로 생긴 심층부의 작은 뇌경색이다.

따라서 중대뇌동맥의 색전에 의한 경우 뇌 표면을 침범하는 더 큰 뇌경색과 함께 기저핵의 직은 뇌경색이 둥반되는 경우에는 라쿤 뇌경색이라 부를 수 없다.

부검에 의하여 진단되는 라쿤 뇌경색의 부피는 0.2 내지 15㎣ 정도인데 크기는 막힌 혈관에 의하여 혈액이 공급받던 부위의 크기에 의해서 결정된다.

라쿤이 잘 생기는 부위는 기저핵(특히 조가비핵), 시상, 내피인데 드물게 뇌량, 소뇌 등에도 생길 수 있다.

부검 소견을 분석한 대형 연구에 따르면 라쿤의 81%는 생존시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보고하고 있어 현재 뇌영상에서 보이는 라쿤의 임상적 의의가 불명확 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centrum semiovale에 생기는 라쿤의 경우는 그 병리 기전에 관한 논란이 있다.

이러한 부위에 혈액을 공급하는 maduilary aitery는 뇌표면의 비교적 작은 동맥에서 분지되어 나오는데 전형적인 라쿤은 비교적 큰 뇌동백에서 분지하는 관통분지의 병리에 의한 것이어서 meduilary artery에도 이러한 전형적인 혈관병리 소견이 있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거의 대부분의 라쿤은 전대뇌동맥과 중대뇌동맥에서 유래하는 leniculostriate, 후뇌동맥에서 나오는 thalamoperforate artery, 기저동맥에서 분지하는 paramedian branch가 지배하는 영역에 나타난다.
Lenticulostriare artery는 윌리스환, 전대뇌동맥 및 중대뇌동맥에서 나오는데 조가비핵 , 담창구 , 미상핵 및 내피에 혈액을 공급한다.

위치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는데 안쪽 lenticulostriate artery는 직경이 100-200㎛ 장도이고 바깥쪽 동맥은 직경이 200-400㎛에 해당한다.

윌리스환의 뒷부분과 후대뇌동맥의 근위부에서 유래하는 thalamoperforate artery는 중뇌와 시상에 혈액을 공급하는데 그 크기는 100-400㎛로 측정된다.

기저동맥의 paramedian branch는 뇌교를 담당하고 있는데 크기가 40-500㎛로 다양하다.

이러한 분지들은 직경이 6-8㎜인 비교적 큰 뇌동맥에서 유래하지만 크기가 500㎛ 이하인 아주 작은 동맥이고 더 이상 가지를 치지 않는 최말단 혈관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큰 동맥에서 직접 혈액을 공급받고 있다는 것은 이러한 소동맥들이 뇌표면에 있는 비슷한 크기의 동맥과는 달리 비교적 높은 혈압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내경동맥에서 뇌표면의 소동맥으로 가기까지 점차로 혈관의 크기가 작아지는데 내경동맥의 직경은 8㎜이고 그것의 분지인 중대뇌동맥은 3-4㎜ , 뇌표면의 동맥은 1-2㎜로 줄었다가 여기서 500㎛ 이하의 크기가 되는 피질내 소동맥이 유래하게 되므로 혈관벽에 가해지는 압력이 점진적으로 감소하게 되나 관통 동맥의 경우에는 이러한 단계적 변화가 없이 비교적 큰 동맥에서 직접적으로 분지하여 혈압을 완

이러한 차이가 대뇌 피질에 라쿤이 거의 생기지 않는 것을 설명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관통혈관은 주위로부터 측부순환이 없으므로 막힌 부위로부터 혈관이 공급하는 마지막 부분까지 뇌경색이 생기게 된다.

각각의 관통 혈관이 담당하는 뇌의 부피는 차이가 많은데 일부는 자신의 직경 정도에 불과한 아주 작은 부위에 불과한 경우부터 비교적 큰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까지 있는데 후자가 막히는 경우에는 쐐기 모양이나 원추모양의 뇌경색을 유발하게 된다.

라쿤을 일으키는 혈관 병리로는 미세죽종, lihyalinosis 및 fibrinoid necrosis , 미세색전,미세동맥류 등이 거론되고 있다.

1.미세죽종(Microatheroma)

과거에는 Lipohylinosis가 가장 흔한 병리 소견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근래에는 미세죽종이 가장 흔하다는 주장이 많은데 관통혈관 전체 길이 중 근위부에 잘 생긴다.

미세죽종은 주로 만성고혈압이 있는 환자에서 볼 수 있는데 조직학적 특성은 큰 동맥에 생기는 죽종과 동일하다.

고혈압이 없는 경우에 죽종은 대개 경부 내경동맥이나 기저동맥에 많이 생기는데 고혈압이 있는 환자에서는 죽종의 위치가 원위부까지 나타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고혈압이 심하면 심지어 직경 100-400㎛의 작은 동맥에도 죽종이 생길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 라쿤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2.Lipohyalinosis와 섬유모양 괴사

라쿤 연구의 초기에는 lipohyalinosis가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었다.

만성고혈압이 있는 경우 관통 동맥에 부분적으로 이러한 병변이 생기게 되는데 대개 직경 200㎛ 이하의 관통 동맥에 lipohylinosis가 생겨 작은 라쿤을 형성할 수 있다.

아주 혈압이 높은 환자에서는 뇌, 망막 및 신장의 작은 동맥이나 모세혈관에 fibrinoid necrosis가 생길 수 있는데 조직학적으로 호산성 침착물이 혈관벽 특히 결합조직에 보인다.

이러한 병리소견이 생기는 기전으로는 뇌혈관의 자동조절능에 이상이 와서 궁극적으로 괴사성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3.그밖의 원인들

미세색전이 라쿤을 일으키는 다른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부검 소견상 확인된 몇몇 보고가 있다.

미세색전에 의한 라쿤은 비교적 큰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데 류마티스성 판막질환, 비세균성 심내막염 등의 색전을 알으칼 수 있는 심질환 이외에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증례가 보고되어 있고 대동맥박리 환자의 뇌에 생긴 라쿤에서 콜레스테롤 결정 색전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고혈압과 당뇨병은 라쿤 뇌경색의 중요한 위험인자로 거론되고 있다. 구간의 연구들에 따르면 고혈압이 환자의 70-75%에서 발견되고 당뇨병은 25-30%의 빈도를 보여 이들 위험인자와의 관련성을 제시하고 있다.

라쿤 뇌경색과 다른 유형의 뇌경색은 유사한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지만 일과성 뇌허혈발작이나 뇌졸중의 과거력의 빈도에서 차이가 있다.

보고에 따르면 다른 유형의 뇌경색에서 일과성뇌허혈발작이 있었던 경우는 40%에 해당되는데 라쿤 뇌경색에서는 13%에 불과하였고 뇌졸중의 과거력도 각각 39%와 19%로 라쿤 뇌경색에서 적게 나타났다.

인종적으로 백인보다 흑인에서 라쿤 뇌경색이 더 많이 나타나는데 고혈압과 같은 위험인자 빈도의 차이에 의한 것이지 유전적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다.

윤병우(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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