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생각을 가지면 어긋날 일이 없고, 부드러운 혀를 가지면 다툴 일이 없고, 온유한 귀를 가지면 화날 일이 없고, 겸손한 마음을 가지면 불편한 일이 없다. 인생을 유연하게 물처럼 부드럽게 사는 거다. 민생이 어려울 때 야당이 전혀 책임지지 않는 자세, 얼핏 봐도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듯한 야당의 모습. 굉장히 뻔뻔하고 염치도 없는 잡범 같은 짓거리를 하고 있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입사 시험 보러 가는 처남을 격려하려고 역에 가는 버스에 함께 탄 30세 초등학교 교사, 세종 시에서 오창읍으로 출근하던 치과의사, 친구들과 여행을 가기위해 오송역으로 향하던 24세 작업치료사, 승객들을 구하려고 창문을 깨다 숨진 버스운전기사. 우리들의 선한 이웃을 한 순간에 저 세상으로 데려간 것은 삽시간에 불어난 지하차도 물이었다.

지난 수일간의 집중호우에 40여명 가까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됐다. 이재민이 3000여 세대, 5500여 명이며 4000여 명이 귀가를 하지 못하고 있고, 농작물의 피해도 엄청나다. 특히 구조 작업을 하다 실족한 해병대 군인도 결국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이렇게 전국이 재난의 한 가운데 서있는데 불구하고, 정치권은 도무지 긴장감이 보이지를 않는다.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참화(慘禍)는 안중에도 없고 충돌하고 있다. 허기사 대선후보였던 당 대표가 윤 정부 들어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마당에 야당이 협조할 마음이 생기겠는가.

강한 폭우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전국에서 산사태, 도로유실, 정전 등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고, 서울 등 수도권에선 입주한 지 몇 달도 되지 않은 고급 신축아파트 단지가 물에 잠기는 등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장마 기간만이라도 여야는 정쟁을 멈추라는 국민의 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정쟁이 지속되고 있다. 여야가 앞 다퉈 수해 현장으로 달려가지만, 관심은 다른 데에 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문제, 불체포 특권 포기 논란과 전‧현 정부 책임론 공방으로 번진 서울 양평고속도로가 정치권의 최우선 관심사다. 홍수를 계기로 4대강 보(洑)와 관련된 논란까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남 탓 만하는 겻이 야당의 습성이기는하지만 거대야당인 민주당은 또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키이우 깜짝 방문에 비난 공세를 퍼붓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같은 날 윤석열 대통령 순방에 동행한 김 여사가 리투아니아에서 명품 매장을 찾아 쇼핑했다는 현지 언론보도와 관련, 가짜뉴스를 연발하며 공세를 펼쳤다. 민주당은 러시아를 자극해 한반도를 전쟁위기에 빠트리려고 한다던가, 홍수로 나라가 난리인데 정신이 있느냐는 등 거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홍수는 계속될 전망이다. 야당은 이런 졸속의 발언보다 지금은 복구에 더 집중해야 할 것 같다. 혹시라도 지금 수세에 몰려있는 야당이 이를 호제로 생각하고, 이번 홍수를 제2의 세월호로 이용하려고 할지도 모른다는 오해를 갖게 처신한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마당에 귀국 일정을 연기하면서까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과연 윤 대통령에게 국민은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또 같은 당 한 의원은 “윤 대통령이 직접 전쟁터에까지 방문했으니 의도적으로 러시아를 적대국으로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기가 막힌다.

굳이 필자가 토를 달고 싶지는 않았지만, 민주당은 과거 자기들이 모셨던 대통령의 행위를 잊었는가. 이미 고인이 되신 김대중 대통령은 천안함 피폭 때 태연하게 축구구경을 하기 위해 일본으로 원정을 갔다. 천안 함이 두 쪽으로 갈라지고, 우리 국군 45명이 전사를 했는데도 말이다. 아무리 축구광일지라도 그 위기 상황에서 축구 중계를 볼 수 있었을까? 이야말로 바로 귀국해야 맞는 게 아닌가. 야당대로 한다면 김대중에게 국민은 무엇인가? 또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은 해외에서 얼마나 많은 쇼핑을 하고 고급 옷과 백을 구입했는가? 안타깝게도 국민의 혈세로 산 옷들과 백이 청와대에 없다. 어디로 갔을까? 민주당만큼은 지금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낯 뜨거워서라도 이 같은 비난을 할 자격이 없다.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해서 우크라이나 안보. 재건 지원을 위한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군수 물자와 1억5000만 달러의 인도적 지원. 각종 재건 사업을 추진할 전망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의 지원에 사의를 표하며 “우크라이나 회복 센터 건설에 참여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국내 기업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현대건설이 지난 14일(현지시간)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우크라이나 키이우 보리스필 국제공항사와 공항확장공사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보리스필 국제공항은 전국 여객 수송량의 62%, 화물 수송량의 85%가 집중된 우크라이나 최대 공항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고속 철도와 국가 기반시설로 협력범위를 넓히고, 에너지 인프라 사업 추진 기반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 재건을 위한 소형모듈원자로(SMR)건설 사업에도 공동 진출한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 육군대장 출신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 방문은)전쟁 불씨를 한반도로 불러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행보”라고 주장했다. 한 술 더 떠 김태년 의원은 “북핵 억제를 위해서는 유엔 안보리 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며 “윤 대통령은 그만한 사리 분별력도 없느냐”고 했다. 참으로 어이가 없다. 도대체 그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의심스럽다. 오히려 그만한 사리분별력이 없느냐고 되묻고 싶을 정도다. 이 시점에서 우리의 ‘정의’와 ‘윤리’기준에 어떤 왜곡이 생긴 건 아닌지 한 번 쯤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일제의 강제징용. 위안부 만행에는 바로 어제 일처럼 격분하면서도 6.25 사변(전쟁)에서 벌어진 국제적 침략행위의 만행과 고통에는 침묵한다. 그 전쟁을 냉정하게 되돌아보려는 시도는 독재 옹호. 친일 면죄, 전쟁 부추김 등으로 매도된다. 그러다보니 이념과 자기진영 이익을 절대 기준으로 삼아 세상사를 보고 재단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더구나 대장 출신이 저따위 사고를 갖고 있었으니, 전역을 한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가 홍수로 큰 피해를 보고 있지만, 변함없는 진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 했다는 사실이다. 아울러 자유와 생명과 주권을 지키려고 싸우는 이들은 마땅히 도와야 한다.

우리도 73년 전 우크라이나보다 더 한 경험을 하지 않았나. 북한의 6.25 남침으로 나락 존립 위기에 빠지고 온 국토가 초토화 됐었다. 이 때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16개국 청년들이 이름도 모르고 낯선 이 나라로 달려와 피를 흘렸다. 그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의 우리가 있을 수 있었을까. 아마도 대한민국은 월남처럼 지도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대한민국은 초대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의 탁월한 지도력으로 경제 대국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이제 아픈 과거를 가진 선진국으로서 나름 역할을 하며 과거에 진 빚을 갚아야 한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도와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약간의 정의감과 윤리 의식이면 된다.

충북 청주시 오송 2지하차도 침수 참사는 문재인 정부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깎아내리는 과정에서 하천 관리 업무가 경험이 부족한 부처로 이관되고 준설의 필요성을 얕잡아 본 데서 비롯된 인재(人災)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역 주민들도 정부외 제방 관리가 미흡해 이번 사고가 생겼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폭우가 예상되는 긴급한 상황에도 관할 행정기관이 사전 차량통제를 하지 않았고, 제방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를 더 키웠다고 안타까워했다. 공무원(公務員)이 공무원(空舞員)으로 복지부동이 문제다. 무탈하게 하루를 보내는 자세였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이지만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 엄격한 징계를 해야 한다.

정부 비판은 ‘야당의 의무’지만 우리의 아픈 역사를 알고 비판하기에 앞서 이제는 높아진 위상을 알았으면 좋겠다. 적과 아군, 야당과 여당, 친명과 반명, 우크라이나와 홍수 등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하는 요즘 시류와 우리의 위상은 더 이상 일치하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오는 2027년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방산 고용이 21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얼핏 방산 수출하면 전쟁을 부추기는 부정적 이미지를 떠 올릴 수 있다. 그러나 국방의 힘을 갖춰야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 한국 전쟁뿐만 아니라 이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이런 교훈을 남기고 있지 않은가.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서도 한국의 노하우를 접목하는 게 효과적이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규모가 2000조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강의 기적’이 우크라이나에서 재연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야당도 이런 점에서는 국익 차원에서 윤 대통령과 정부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는 넓은 아량을 보였으면 한다.

[호 심송, 한국 열린 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특임교수, 미. Creative University 특임교수, 전, YTN – 저널 편집위원 & 의학전문대기자, 전, 수도방위사령부 장병고충처리 상담 관(군목), 현, 법무부 청소년선도위원회 상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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