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집 수탉은 아침에 ‘꼬꼬댁’ 하고 홰를 치고, 뒷집 진도 개는 외부사람이 접근 하면 짖어대는 것이 그네들 일과(日課)였다. 그런데, 언제 인가 부터 닭(酉)과 개(犬)가 조용해 졌다. 하루는 개가 닭에게 물었다. “ 넌 왜 새벽에 홰를 치지 않니?” 그러자, “우리 집 아저씨가 백수가 됐는데 새벽잠을 깨워서 되겠나?” 닭이 “그런데 넌 왜 짖지 않고 조용한 거야 ?” “요즘 앞을 봐도 도둑이요, 뒤를 봐도 도둑들판인데, 짖어봐야 뭐 하겠노? 내 목만 아프지!! 그래서 주둥이 닥치고 산다 아이가” 그런 것 같다. 요즘은 부정부패 도둑놈들의 천국이니 개가 짖지 않을 수도 있겠다. 옛말에 ‘도척지견(盜拓之犬)’이란 말이 있다. 이는 ‘도척의 개’ 라는 뜻으로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밥 주는 자에게 무작정 굴종(屈從)하며 맹종(盲從)하는 얼뜨기들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중국의 춘추 전국시대 ‘도척(盜拓)’이란 악명 높은 큰 도둑이 있었는데 그 졸개가 2천여 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도척’은 앞뒤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유린(蹂躪)하고 약탈 하는 악마와도 같았다고 했다. 도척의 집에 있는 개(犬)는 도척이 어떤 놈 인지 알지도 못하고 그저 먹다 남은 밥찌꺼기를 던져 주는 ‘도척’ 에게만 꼬리를 흔들어 대며 ‘도척’ 에게 반(反)하는 사람은 그가 누구이냐를 가리지 않고 옳고 그름을 헤아리지 못한 채, 무작정 짖어 대고 물어뜯었다고 한다. 

‘도척’이 짖어라 하면, 짖고, 물어라 하면 물었다. 그 더러운 밥찌꺼기 한 덩이를 얻어먹고자 ‘도척’ 의 눈치를 보면서 꼬리를 흔든다.’ 그래서 이때 만들어진 말이 ‘도척지견’ 이다. ‘도척지견’ 은 도척(악명 높은 큰 도둑 )의 개(犬) 라는 뜻이다. 사람답게 사는 길을 모르는 채 ‘도척’ 의 개(犬)처럼 앞도 뒤도 가리지 못하고 그저 먹다 남은 밥찌꺼기 한 덩이 던져주는 자에게 굴종 하며 비열 하고도 악랄한 개 노릇을 하는 인간 이하의 존재를 빗대어 ‘도척의 개’ 라고 한 것이다. 한다. 요즘 정치계를 보면 그런 도척의 개 같은 인물들이 즐비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5년 전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초 지지율이 80%대를 오르내렸을 때 임기 말이 되면 문 대통령도 예외일 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우리나라 대통령은 누구나 처음에는 화려하게 출발하지만 마지막엔 초라하게 몰락하는 존재로 부각되었다. 이른바 ‘지지율 붕괴의 법칙’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그러나 그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올해 들어서도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전히 40%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민주당이 대선에서 패배하고 난 이후에도 지지율이 끄떡없다. 더구나 문대통령은 직선제 개헌 도입 이후 집권 5년 만에 정권을 야당에게 빼앗긴 첫 사례를 남겼다. 이처럼 역대 대통령들보다 지지율이 훨씬 높았던 문 대통령이 왜 참패의 아픔을 당해야만 했을까? 

물론 여러 가지 해석이 분분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전례 없는 극단적인 통치 방식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예측하건데, 촛불로 이룬 문재인 정권의 주체세력들은 과거 노무현 정권이 무너진 이유가 진영내부의 분열 때문이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 그래서 문재인 정권 5년을 관통하는 통치 전략 2개가 세웠다. 그 첫 번째가 아무리 중요한 정책이라도 지지층이 싫어하는 정책은 절대로 이행하지도 말도 꺼내지 않았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5년 동안 지지층의 호감을 살 수 있는 적폐청산, 반일, 남북정상회담, 최저임금 인상 같은 것만 열심히 했다. 지지층이 반발할 정책은 일절 꺼내지도 않았다. 보험료 인상 좋아할 사람이 없을 것 같으니 국민연금 개혁은 일찌감치 손을 놓았을 뿐더러 정권 창출 일등공신인 민주노총 눈치를 살피느라 노동개혁은 아예 엄두도 못 냈다. 골치 아픈 방폐 장 추가 건설은 차기 정권에 떠넘겼다. 전기료, 도시가스요금도 임기 내내 억누르더니 대선이 끝나자마자 슬그머니 인상했다. 나라엔 골병이 들어도 인기 관리엔 큰 효과를 본 것이다. 

두 번째 전략으로 진영내부에서 대통령을 성역화하고 일체의 도전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취약한 리더십이 여권 진영에서조차 확실한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면서 정권의 몰락을 가져왔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런 영향으로 문재인 정권은 대통령 보위(保衛)에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것들은 내편이 아니라고 단정, 모조리 척결 대상으로 취급했다. 그래서 ‘대 깨문’ 이란 신종어도 생겼다. 여당에서 청와대 방침에 이의를 제기하는 의원들에게 ‘문파’ 패거리들의 문자 폭탄이 쏟아졌다. 심지어는 당론에 반기를 든 의원은 징계를 받고 탈당을 선택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미 과거의 이야기로 돌릴 수 있지만 대통령 최 측근인 법무부장관에 대한 수사가 벌어지지 ‘불손한 검찰’을 응징하자며 정치권 안팎의 친여 세력들이 총출동해 난리 법석을 떤 것을 우리는 기억할 것이다. 친 여권성향 지식인들까지 “이건 아니지 않냐?”는 문제를 제기했지만 ‘소에 경 읽기기’ 로 문 정권은 귀를 막았다. 북한의 김정은이 생각날 정도로 무엇이 다른가를 생각하게 한다. 이런 통치는 지지층의 열광을 이끌어내기는 쉽지만 반드시 반대편에선 그 보다 더 큰 환멸과 증오가 쌓이기 마련이다. 중도 층의 이탈을 막으려면 임기 중반 이후에 통치 변화를 줬어야 하는데 5년간 오직 한 길로만 달렸다. 결국 나라는 두 쪽을 거들 났다. 그에 대한 민심의 판정이 이번 대선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 민의의 심판에 자숙하기는커녕 여전히 “문 대통령과 이재명을 지키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 무엇 때문에 문 대통령과 이재명을 지키겠다는 건지 묻고 싶다. 

혹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는 문 정권이 정권을 잡자마자 적폐청산을 빌미로 전직 대통령 2명, 전직 안기부장 3명, 전직 대법원장 1명, 전 경제부총리 1명, 전 문공부장관 1명을 모두 범법자로 몰아 기소 투옥시켰고, 전직 고위법관 14명 기소, 현직판사 66명 비위통보, 결국 전정권의 공, 사직 인사 300여명이 적폐 청산의 미명하에 옷을 벗었거나 투옥되었다. 그중 대표적인 몆 가지만 더 추려보면 공관 병에게 갑질을 했다며 동성연애자(군인권쎈 터장)로 하여금 고발케 한 육군대장을 불명예 전역시키는 야비함의 극치를 보였고, 북한이 가장 두려워했던 군인중의 군인 육군대장 전 국방장관, 김관진 전 청와대안보 실장도 수갑을 채워 명예를 생명처럼 중시하는 군인에게 최대한의 수치심을 덧입히고 전 기무사령관 이재수 육군중장(육사 37기) 역시 수갑을 채운 채 대중 앞에 서게 해, 군인으로서 최대한의 수치심을 유발시켜 투신자살하게 만들었고, 심지어는 박대통령의 아들 박지만과 육사 동기라는 이유만으로 육사 37기 출신, 40여명의 옷을 벗겼다. 그야말로 현대판 갑자사화 기축옥사가 아닌 가. 그 만행을 무엇으로 어떻게 갚겠는가. 그러니 불안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원성도 살만하다. 


그래서일까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는 철옹성이었다. 경찰. 군인을 합쳐 무려 3000여명이 청와대 주변을 에워쌌다. 청와대 담장을 따라 걸으면 전시(戰時)도 아닌데, 기관단총을 든 경비병이 뚫어져라 쳐다보는 게 일상사가 되었다. 앞서 2019년 3월 문 대통령의 대구 칠성시장 방문 때에는 경호원이 기관단총을 노출한 채 주변을 노려봐 “섬뜩했다” 는 평가가 잇따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나라’로 공약 하나를 지켰다고 했는데 임기 말 또 하나의 공약을 지켜냈다. 임기 끝 한 달 남겨놓고 북악산 산행을 하면서 북악산 남쪽을 개방한다고 밝혔다. 대선 시 국민에게 약속한 공약사항 이행 차원이라 했단다. 5년 동안 가만히 있다가 한 달 남겨놓고 공약을 이행한다? 하기야 5월9일까지는 대통령 직무를 수행할 수 있으니 하루 남겨 놓고도 하는 건 하는 거 맞다. 기왕 하는 김에 광화문으로 집무실을 옮긴다고 한 공약을 실행해보면 어떨까. 문재인 정권은 지난 5년 동안 늘 그런 식으로 해왔다. 그런데 북악산 개방이 또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청와대 뒤편 서울 북악산 남측 탐방로 개방을 기념한 산행을 하면서 법흥사 터(추정)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은 사진이 공개되면서다. 

문 대통령 부부는 지난 5일 산행에서 법흥사로 추정되는 절터에 도착해 연화문 초석에 앉아 동행한 김현모 문화재청장과 법흥사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이 때 문화재청장이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불교계 언론인 법보신문은 6일 “ 대웅전 초석 깔고 앉은 문 대통령 부부…” “청와대 문화유산 인식 수준 참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더구나 해당 사진은 청와대가 직접 배포한 것으로 알려져 청와대의 불교 문화유산 인식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고 지적했다. 늘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문 대통령 부부. 대통령 부인의 옷값 출처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청와대는 사비로 사용했다며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항소를 제기하며 국민들로부터 의혹을 사고 있다. 특히 현금으로 처리하면서 영수증도 없다는 것은 세금도 안냈다는 것이 아닌가. 더구나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청와대가 비공개 이유로 외교관계, 안보를 들먹이는 것이다. 더구나 의상디자이너의 딸이 외국국적 소지자임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에 근무한다는 사실도 우리를 경악케 하고 있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에게 의상 비 과다지출로 문제를 제기하며 공개를 강요했던 문 정권이 아닌가. 

또 문재인 대통령 부인이 지난 해 누군가로부터 11억 원을 빌렸다고 신고했지만 누구에게 빌려서 언제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갚았는지 옷값처럼 밝히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돈을 빌려준 사람은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과연 그 말을 믿을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상상을 해보았다. 11억 원을 제공한 사람이 문 대통령 부부가 급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먼저 알기는 어렵다. 누군가가 말을 했을 것이다. 재력이 있는 사람이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과연 외면 할 수 있을까 오히려 호재로 보고 내놓았을 것이다. 임기가 쾌나 남았고 또 돈을 빌려 줄때만 해도 정권 재창출 가능성도 있었다. 설령 구설수에 오를 것이 걱정됐다고 해도 모른 척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상대가 내 부탁을 자유롭게 거절 할 수 없는 관계에서의 수락, 순수하게 호의로 주고받았다는 것은 어쩜 한쪽 편의 생각일수도 있다. 지금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사비’로 옷값을 지출했다고 하는데 그 사비는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알고 싶은 거다. 문 대통령의 집, 김정숙의 옷값 문제 얘기만 나오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드는 이들을 도척의 개로 보아야 할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최근에 문 대통령이 “임기가 끝나면 잊혀 진 삶,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고 말을 했다. 오죽했으면 지난 5년 동안의 ‘실정’에 얼마나 불안했으면 저런 말을 수없이 할까 하는 생각에 측은한 생각도 든다. 지금은 5년간 국정을 책임 질 윤석열 대통령 시대를 준비하는 황금 같은 시간이다. 문 대통령은 이제 객석으로 내려와야 한다. 5월 9일까지는 현 대통령의 권한은 맞지만 차기 정부와 일해야 할 사람을 떠나는 사람이 임명하는 건 별로 바람직하지도 않고 모양새도 안 좋다. 한마디 더 한다면 더불어민주당도 지방 선거를 대선의 연장전으로 몰고 가려는 유혹을 버려야 한다. 특히 문재인. 이재명을 지킨다는 말을 더 이상 하지 말았으면 한다. 정책으로 말하고 정책으로 심판을 받아라. 군자는 조화롭게 어울리지만, 반드시 같기를 요구하지는 않고, 소인은 반드시 같기를 요구하지만 조화롭게 어울리지는 못한다. 공자의 말씀이다.

[호 심송,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평교원 주임교수, 전, YTN – 저널 편집위원 & 의학전문대기자, 전, 수도방위사령부 장병고충처리 상담 관(군목), 현, 법무부 청소년선도위원회 상담위원]

※ 이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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