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지없이 새해아침이 밝아왔다. 그래도 지난해보다 올해는 좀 더 나아질까. 검은 호랑이 해라는 임인(壬寅)년. 애써 우리네 삶과 연관성을 찾고 싶었지만, 다수의 국민들 마음은 여전히 어둡기만 하다. 일상을 기대해보지만 삶의 현장은 벽두부터 급박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 정치권이 그렇다. 이재명 파란 불. 윤석열 빨강 불. 그럴까? 정말 이재명은 파란 불이고, 윤석열은 빨강 불인가? ‘굿바이, 이재명’ 제목 그대로 이 책은 차기 대한민국 대통령에 도전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퇴진'을 촉구하는 책이다. 민주당이 공직선거법의 당선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만든 책이라고 판매금지 소송을 낸 책이기도 하다.

이 후보의 얼룩지고 오염된 '나이테'를 하나하나 벗겨낸 이 책은 장기간 정신병자로 내몰린 끝에 2017년 폐암으로 사망한 고(故) 이재선 씨의 사연을 주된 화제로 삼아, '쿨 한 정치인' 쯤으로 과(過)포장된 이 후보의 '어두운 민낯'을 드러내는 데 주안점을 뒀다. “거짓말쟁이가 영웅이 되는 비극이 생기지 않기를 기도한다”는 이 말은 이재명의 형수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국민께 호소한 말이다. 고인이 되신 이재선 회계사의 미망인인 박인복 씨는 ‘굿바이 이재명’이라는 책의 추천서에서 “사람이 내뿜는 말의 잔혹함과 의중의 무서움, 그 목적의 치밀함에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가족이할 수 있는 일은 남편의 억울한 진실을 밝히는 것뿐 이었다”고 울부짖는다.

그녀는 특히 시동생 이재명을 두고 “악마가 따로 없었다”며 절규한다. 악마는 도덕성이 더 이상 떨어질 수 없는 사람을 일컬어 하는 말이다. 이 평범한 여인의 분노를 무엇으로, 어떻게 달래주어야 한단 말인가. 한 여인의 절규가 사실이라면, 이런 사람을 어떻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뽑을 수 있겠는가. 이런 사람을 두고 천안함 피폭에 대해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등 괴인(怪人)으로도 불리는 도울이 ‘이재명은 하늘이 낸 사람’ 이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정말 이재명은 하늘에서 낸 사람일까? 전과 4범으로써 국민들에게 신랄한 심판을 받아야 할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여당의 대선 후보 이재명이 누군가? 대장동 비리가 터졌을 때 뻔뻔하게도 "상을 받을 일"이라고 전세의 역전을 노렸던 그가 아닌가? 그러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게 돌아가니 그제 서야 마지못해 사과를 하며, 그 탓을 국민의 힘으로 돌렸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잘한 사업"이라는 입장이다. 조국을 열심히 편들다가 조국 사태를 사과하더니, 바로 조국의 글을 링크하기도 했다. 어느 하나 일관된 원칙도 기준도 없이 그때그때 상황에서 그냥 자신에게 유리하게 행동하는 달인(㺚人)이다. 검사사칭에 유부남으로 불륜행각, 조폭 관련 의혹에 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고, 화청대유 부동산 사기에 연류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을 대통령후보로 내세우는 군중들의 분별력이 의심스러울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7 재 보궐선거 압승으로 한껏 달아올랐던 '정권교체' 민심이 갈수록 식어가고 있다. 국민 절반 이상을 훨씬 웃돌던 정권심판 론이 '뚝뚝' 떨어지면서 정권 연장을 바라는 국민 여론이 정권교체론을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오자 여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처럼 정권심판론이 급격히 하락한 데는 윤석열 후보의 연이은 실언과 배우자 사과에 대한 평가, 국민의힘 선대위 내홍(김종인 총괄위원장, 이준석 대표, 홍준표 의원)등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반해 정권심판 론에 잔뜩 긴장했던 더불어민주당은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야당의 내홍과 함께 경선 이후 문재인 정권과의 차별화를 앞세워 부동산 감세 공약 등 중도 층을 공략하고 있고,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이낙연·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통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상대적으로 실수를 적게 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당내 경선 이후 “이재명 당선도 정권교체” 라는 구호를 내걸고 각종 정책에서 청와대와 현 정부의 묵인아래 거리를 유지 중이다.

집권 여당의 이런 분위기와는 달리 ‘엎친데, 덮치는 꼴’로 불과 한 달 전에 분란을 가까스로 봉합했던 국민의힘이 선대위를 해체하는 등 자중지란 (自中之亂)에 빠져들었다. ‘숟가락만 잡아도 되는 밥상’을 스스로 박차버린 꼴이 되었다. 대통령 선거를 60여일 남겨둔 정당이라고 믿기 어려운 해괴한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번 갈등에 메가폰을 들이댄 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다. 앞서 김 위원장의 일방적인 ‘선대위 개편’발표와 “후보는 우리가 해준 대로만 연기를 좀 해 달라.”는 말이 외부로 노출된 점에 대해 윤 후보는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술 더 떠 이준석 대표마저 대표다운 리더십을 보여야 함에도 언론매체나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를 비난하는 등 용렬한 행동을 자행해오면서 내부총질을 해왔다. 이를 두고 세간에서는 이 대표가 손학규 바른 미래당 대표를 닮은 것 같다고 한다. 의원들까지 나서 사퇴요구에도 버티는 모습을 보면서다. 이견과 갈등을 중재하고 풀어야 할 대표가 당사자 욕심만 챙기려 하니 이런 사태가 벌어지는 게 아닌가. 거기에다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의원 역시 윤 후보 측에 내부총질을 하고 있다. 어찌 보면 이준석, 홍준표가 ‘어차피 못 먹는 밥에 재라도 뿌린다’는 못된 짓거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결국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선대위가 5일 헤쳐모여를 선언했다. 김종인 위원장을 포함 한, 당 선거대책위원회를 완전 해산한 뒤 제로베이스에서 선거대책본부를 다시 구성키로 한 것이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 기존의 상임. 공동 선대위원장 직도 모두 해체했다. 대신 정책. 홍보 등 핵심 5개 팀을 후보 직속으로 둘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각종 신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하락 추세가 심상치 않자 내놓은 극약처방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해체 수준의 선대위 개편은 윤 후보와 국힘의 위기 탈출을 위한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 윤 후보 캠프는 정권교체 여론이 여전히 높은 편임에도 불구, 왜 후보 지지도가 이를 밑도는 지 돌아보아야 할 것 같다. 이유는 후보와 선대위의 비전제시 역량이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의 새로운 비전 제시가 중요한데 그저 ‘반문재명’(문재인+이재명)구호는 국민들에게 식상한 소리로 들린다. 그러나 선거 지형 자체는 윤 후보에게 유리하다. '정권 심판을 위해 야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정권 심판론(47.8%)이 '정권 교체를 막기 위해 여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정권 재창출론(37.5%)을 10.3%포인트 차이로 앞질렀다. 정당 지지율도 윤 후보에게 불리하지 않게 재편됐다. 올해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35.2%)은 민주당(33.6%)을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정권교체 여론은 여전히 높았다. 정권을 교체해야한다는 응답은 48.4%, 정권을 유지해야한다는 응답은 39.5%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윤 후보가 고전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려 하는 유권자들이 그를 온전한 대안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정권 심판론(47.8%)과 윤 후보 지지율(28.7%)의 격차, 즉 약 20%에 해당하는 민심이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는 뜻이다. 가장 큰 이슈로 되어있는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에 대해선 ‘이재명 책임론’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 후보가 의혹에 책임이 있다는 응답이 74.0%로 책임 없다는 응답(18.4%)을 압도했다. 특이한 것은 이 후보 지지층에서도 책임 있다는 응답(51.1%)이 책임 없다는 응답(42.0%)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민주당 내에서 조차 후보교체설이 술술 나오고 있다.

사실 국민들은 이재명. 윤석열 대선 후보를 잘 모르고 있다. 솔직히 대통령이 되면 어떤 정책으로 국가를 이끌어 갈지 가늠이 안 된다. 그런 분들이 대선 후보가 되면서 국민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엄청난 권력을 휘두를 대통령직을 맡겨도 되나 할 정도로 의구심이 비 호감으로 변했다. 누가 대통령이 되던 국민은 불안하다. 좌파세력들이 설치는 나라에서 살고 있는 국민으로선 상상만 해도 몸서리처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직하고, 겸손했으면 한다. 공약도 실현가능성 있는 것으로 약속해야한다. 물론 판단은 국민의 몫이다. 뭐가 뭔지도 모른 채 마치 돌아가는 번호판을 찍듯 투표를 할 순 없지 않는 가.

현 정부도 수많은 공약 중 지켜진 것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는 나라’에서 살아본 것뿐이다. 역대 정권은 하나 같이 공약을 남발하며 국민을 기만했다. 이제 국민은 더 이상 속지 말아야 한다. 윤 후보가 새해 첫날 구두를 벗고 국민에게 큰 절을 했지만, 그렇다고 지지율이 오르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윤 후보가 이제라도 당내 갈등에 대한 근원적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후보와 대표가 물과 기름처럼 겉도는 상황은 종식되어야 한다. 국민의 인내심도 바닥나고 있다. 과연 하늘이 낸 사람은 누구일까? 현명한 국민의 심판이 결정할 것이다.

[호 심송, 전,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박사), 전, YTN – 저널 편집위원 & 의학전문대기자, 전, 수도방위사령부 장병고충처리 상담 관(군목), 현, 법무부 청소년선도위원회 상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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