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이 오르지 않고, 미치지도 않는 세상이 오히려 이상한 세상이 되어버렸다. 간첩으로 옥(獄)살이를 한 자를 존경한다고 하지 않나, 독립군을 전멸시킨 자를 영웅이라 추대하며 영결식까지 참석하는 대통령, 그러면서도 북한군에게 사살에 이어 화형이 가해진 대한민국 국민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는 대통령. 아버지 생포, 친모 의혹관계에 대해서도 여전히 침묵하는 대통령, 집권 여당 대선후보는 검사사칭, 음주운전, 공용물건손상, 공직선거법 위반, 형수에게 쌍말, 총각행세해가며 불륜의 관계 등, 전과 4범이다. 또 천안 함 피폭과 관련해서도 북한소행으로 인정치 않았다. 그런 범법자를 어떻게 대통령 후보로 내세울 수 있는지, 민주당에 대해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는다.

피의자 신분이면서도 버젓이 아직까지 존재하고 있는 국회의원, 요직에 앉아 있는 검사, 법관들. 법치도 완전히 무너진 ‘내로남불’의 정부다. 야당 대선 후보는 4개가 넘는 사건에 대해 기소까지 하면서도 여당 대선후보에게는 아무조치도 취하지 않고 늦장 수사를 하고 있는 ‘경· 검찰.’ 이 나라가 망하기 일보 직전으로 반드시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고 하는 국민의 여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여당 대선후보의 행태를 보면서 러시아 제6대 대통령에 복위한 푸틴 대통령이 떠오른다. 2009년 6월 4일, 러시아 피카료보시의 어느 금속 공장을 방문한 푸틴 총리는 공장 소유주이자 러시아 최대 재벌인 올레크 데리파스카를 마주했다. 이 공장은 가동 중단 사태로 인한 임금 체불 문제로 주민들의 격렬한 항의 시위를 초래했는데, 이를 보다 못한 푸틴이 결국 해결사로 나선 것이다. 서슬 퍼런 권력의 실세 앞에 공장 관계자들은 말 그대로 새파랗게 질려있었다. 푸틴의 한 마디에 공장 소유주인 데리파스카는 공장 재가동과 임금 지불 내용이 담긴 각서에 서명한다. 이 모든 장면이 TV를 통해 전국으로 생중계됐고, 러시아 국민들은 열광했다. 그 후 그는 러시아 제6대 대통령에 복위한다. 이렇듯 약자의 편에 선 누군가가 강자를 응징하는 모습은 언제나 통쾌하다. 게다가 그 강자가 노동자 착취로 연명하는 자본가라는 사실은 증오마저 불러일으키고, 그것은 곧 선악 구도로 재편성된다.

어쩜 러시아 국민은 강인한 푸틴과 두려움에 떨며 서명을 하는 데리파스카의 대비된 모습에 상징적 카타르시스를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러시아 국민은 그날 지도자로서 그가 보여준 수많은 모습 중 결국 러시아의 미래로 향한 건 제왕적 권력에 취한 그의 독선뿐이라는 사실을 미처 눈치 채지 못했던 것이다. 총선에서 140%의 득표율이 집계되는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지는 건 물론이고, 그에 맞선 정적과 반체제 인사가 독극물이나 방사성 물질이 녹아든 홍차 따위를 마시고 절명하는 나라는 민주주의와 정당 정치를 표방한다 해도 분명 정상적인 국가는 아닐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그는 이미 개헌을 완수함으로써 사실상 종신 집권을 향해 가고 있다.

대선을 앞둔 이재명 대선 후보는 경기도지사 임기 중 마지막 결재 권한을 일산대교 무료화를 위한 공익 처분 통지서에 행사했다. 민자 유치로 건설된 왕복 2400원의 값비싼 다리를 무료로 건널 수 있다는 소식에 수혜 지역 주민들은 환호했고, 이로써 일산대교의 관리·운영권은 사업자에서 지자체로 회수될 순간이었다. 그 순간 이재명 후보는 “해 먹어도 적당히 해 먹었어야죠. 악덕 사채업자입니까?” 그러나 그간 폭리를 취했다던 그 사채업자가 바로 국민 노후를 책임지는 국민연금관리공단이라는 사실은 관심 밖의 일이다. 2000억에 달할 것이라 예상되는 보상금의 규모나 그 돈은 결국 누구의 주머니에서 나오는가에 대한 의문, 적법 절차로 권한을 얻은 민간 투자자의 사업권을 국가 권력이 강제로 회수하는 게 과연 옳은가에 대한 숙의 역시 마찬가지다.

이재명 후보는 마치 푸틴처럼 약자를 대변해 강자와 맞서 싸운 영웅이므로, 일련의 과정에서 도출된 문제점은 논의 대상조차 될 수 없었다. 이제 그가 보여준 수많은 모습 중 대한민국의 미래로 향할 것은 과연 무엇이겠는가. 그의 강인한 리더십인가, 아님 추진력인가. 그것도 아니면 제왕적 권력에 취한 푸틴과 같은 독선인가. 결국 일산대교 무료화는 물거품이 되었다. 주민들 마음만 들뜨게 했을 뿐이다. 최근에는 음식점도 나라가 규제 할 필요가 있다던 이재명 후보의 말에 잠시 여론이 들끓었던 적이 있다. ‘선’(善)한 국가에 의한 ‘선’한 규제는 필요하다는 주장이 따라붙었다.

국가 권력의 한계점이 ‘선’과 ‘악’(惡)이라는 모호한 관점에서 규정되려면 먼저 증명 가능한 절대선이 존재해야 할 것이다. 소득 주도 성장이 그랬고, 탈 원전이 그랬다. 최저 임금제와 52시간제도 그랬다. 부동산 정책이 그랬고, 임대차 3법이 그랬다. 그리고 그것들이 내세운 가치는 언제나 선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선과 독선의 정치에 길들여진 국민은 그것도 일종의 선이라 받아들일 뿐, 최선의 정치가 도약하는 지점에 대해선 묻지도 않는다. 이재명 후보는 이미 권력 그 자체를 닮아가고 있다. 공장 소유주 올레크 데리파스카는 사실 푸틴의 돈줄이자 심복이었다. 결국 짜고 친 고스톱이자 기획된 쇼였다는 점에서 대장동 사건과 판박이다. 러시아 국민은 푸틴에게 속았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에겐 아직 기회가 있다. ‘선악’ 구도에서 벗어나 권력의 실체를, 대선후보의 내면을 들여다볼 기회가 있다. 성남 마두로에서 경기 차베스를 거쳐, 21세기 차르로 불리는 푸틴처럼, 이재명 후보도 이제 대선 주자 급에 걸맞은 새 별칭이 필요하다. 러시아에 푸차르가 있다면 대장민국에는 명(明)차르가 있다. 이런 찬스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국민의힘은 지금 문재인과 이재명 일당들과 싸워도 여력이 부족한 판에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패배한 홍준표 의원이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고 해놓고 이제 와서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만 망하겠지”라고 비방에 가까운 말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사실상 경선 결과를 흔쾌히 받아들이지 않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는 말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홍 의원이 경선 직후 표면적으로 '승복'을 언급했지만, 동시에 이번 대선을 '비리·부패 대선'으로 규정하는 등 윤 후보를 견제하는 한편 당 선대위 합류도 일찌감치 고사한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 14일 "현재 대다수 국민은 원하지 않는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 역전드라마를 기대한다"는 글에 홍 의원은 "사마의(司馬懿)처럼 인내하며 기다리겠다."고 적었다. 사마의는 중국 삼국시대 정치가로 조조·조비·조예·조방 등 위나라 4대를 섬기며 기회를 엿보다 말년에 정변으로 권력을 장악, 서진 건국의 초석이 된 인물이다. 홍 의원은 지난해 4·15 총선 과정에서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내부 반대 기류로 복당에 어려움을 겪을 때 종종 사마의를 거론하며 인내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더 참여를 해야 한다. 보수 정당은 법치와 규칙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정당으로 홍 의원의 발언은 보수 정당원으로서 선(線)을 넘어서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더구나 ‘차 차기’를 생각하고 있다면 더욱 더 원 팀으로 적극 참여를 해야 맞다. 심지어는 그런 홍 의원을 제적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설상가상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이견 충돌로 국민의힘이 힘을 소진하고 있다. 국민의힘 20대 선대위 구성과 관련된 뉴스를 보면 비상식과 불공정으로 가득하다. 윤석열 대선후보가 김종인과 선대위 구성에 대해 논의를 한다고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지시를 받고 추인을 받는 형태다. 누가 대선 후보인지 분별이 안 갈 정도다. 김종인, 홍준표, 제발 다 된 밥에 재(災)는 뿌리지 말자. 진정 정권교체를 바란다면 윤석열 후보의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조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호 심송, 전,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박사), 전, YTN – 저널 편집위원 & 의학전문대기자, 전, 수도방위사령부 장병고충처리 상담 관(군목), 현, 법무부 청소년선도위원회 상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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