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해 유도·유지 효과 좋고 효과 빠른 것 장점"
면역조절제 없이 단독 치료 가능…혈전, 젊은 층 투여 기회요소로  

천재희 신촌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천재희 신촌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경구제인 젤잔즈(성분 토파시티닙)는 JAK억제제 중 최초로 궤양성대장염에 사용된 약제다. 기존 주사제인 생물학적제제들에 비해 편의성이 높고, 빠른 효과 발현으로 젊은 층 환자에게 많이 투여되는 약제로 꼽히는데 최근에는 '혈전' 발생에 따른 부작용 이슈로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됐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이 부작용 이슈가 '연령대'를 세분화해 투여할 수 있는 기준이 됐다. 혈전 발생 위험이 낮은 젊은 연령층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제로 선택의 기준이 보다 명확해진 것.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투여할 수 있는 기회요소가 분명해지면서 젤잔즈는 JAK억제제의 장점인 빠른 효과와 편의성을 앞세워 젊은층 환자에 사용되는 주요 약제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메디팜스투데이는 젤잔즈의 최근 행보에 대한 의학적 관점을 듣고자 지난 19일 천재희 신촌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와 비대면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젤잔즈의 임상적 경험과 궤양성대장염 치료에 대한 최신 동향을 들어봤다. 

-직접 진료하시는 환자 중 궤양성대장염 환자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그 중, 젊은 환자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전체 환자의 약 40~50%가 궤양성대장염이라고 볼 수 있다. 젊은 환자의 기준을 ‘40대 미만’ 환자로 보고 있는데, 대략 60% 가량이 40대 미만이다. 현재 국내 궤양성대장염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궤양성대장염의 경우 젊은 환자들 뿐만 아니라 중년이나 노년층에서도 발병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발병률이 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진료현장에서 바라본 젊은 궤양성대장염 환자들이 치료에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배변 문제와 더불어, 몸이 불편하기 때문에 학업 생활이나 직장 생활에 어려움이 겪는 경우가 많다. 또한, 보통 수입이 많지 않은 연령대인 만큼 진료비에 대한 부담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질환에 따르는 스티그마(Stigma), 즉 ‘낙인’으로 인해 환자들이 매우 힘들어한다. 아직까지는 국내에서 질환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아 환자가 직접 회사나 학교에 해당 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시키거나 알리는 것을 심적으로 어려워한다. 병가나 휴가 사용에도 차질이 많고, 학업이나 회사생활을 지속하는데도 어려움을 호소한다.

-최근에는 궤양성대장염 치료제가 다양해지며 처방 전략도 많이 변경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치료 약제를 선택할 때는 질환의 중증도와 보험 기준 등을 먼저 고려하는데, 궤양성대장염 환자의 90% 이상은 5-아미노살리실산(5-aminosalicylic acid, 5-ASA) 제제를 먼저 처방한다. 이러한 항염증제에 반응하지 않을 때, 스테로이드와 면역조절제를 처방하게 되고 이 치료에도 실패할 경우 주사제 형태의 생물학적 제제 또는 젤잔즈와 같은 경구 소분자물질을 사용하게 된다. 

보통 단계가 올라갈수록(중증도가 심해질수록) 환자의 비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5-ASA 치료 비율이 95%, 스테로이드 30%, 면역조절제 20%, JAK 억제제나 생물학적 제제는 국내 환자 중 10~15%가량이 사용하고 있다. 

-경구용 JAK억제제가 치료제 시장에 진입하면서 치료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젤잔즈의 효과나 안정성에 대해 설명해달라.

젤잔즈는 궤양성대장염에서 중등도 이상의 질병 활성도를 갖고 있는 환자들에게 기존의 스테로이드나 면역조절제를 내성 또는 부작용 문제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다음 단계 치료에 사용하는 소분자 물질 약물이다. 

젤잔즈의 큰 장점 중 하나는 1차 치료를 위해 사용했을 때와 1차에서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한 후 2차 치료제로 사용했을 때 모두 효과가 좋다는 점이다. 

관해 유도 및 유지 효과가 좋으며, 효과가 빠르다. 또한, 장기 사용 시 면역원성으로 인해 약효가 떨어지는 생물학적제제와 달리 젤잔즈는 소분자제제로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젤잔즈의 대표 임상 OCTAVE Induction 1,2의 사후 분석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전 치료에 불충분한 반응을 보였거나 치료에 실패한 중등도-중증의 궤양성대장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위약군 대비 토파시티닙 10mg 1일 2회 치료군이 3일 이내에 임상적인 증상 개선이 관찰됐다. 젤잔즈는 일일 총 배변 횟수와 직장 출혈 하위 점수 모두에서 3일만에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면역억제제 없이 젤잔즈 단독으로 치료 가능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나?

굉장히 큰 장점이다. 면역조절제가 듣지 않는 환자들에게 다른 생물학적 제제는 기존 면역조절제에 약물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생물학적제제는 면역원성 때문에 약제를 장기간 사용하면 약효가 떨어지는 문제가 생기는데, 이러한 효과 소실을 막기 위해 면역조절제를 끊지 않고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젤잔즈의 경우 적응증 자체가 면역조절제를 중단하고 약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되어있는 만큼 약제에 대한 부담이 적다. 면역조절제의 경우 부작용 측면에서 모니터링을 면밀히 진행하면서 사용해야하는 약이기 때문에, 면역조절제 없이 단독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며 비용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JAK억제제 안전성 이슈가 있다. 젤잔즈와 관련해 부작용은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젤잔즈 고용량의 경우 드물게 감염, 특히 대상포진 같은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고, 최근 젤잔즈의 시판 후 조사결과에서 심폐질환 또는 혈전, 폐색전증 위험이 있는 환자들의 경우 혈전 색전증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 발견되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러한 위험성을 갖고 있지 않은 환자들에게만 젤잔즈를 처방하도록 고려하고 있다. 혈전 색전증 위험성을 갖고 있는 환자들 대부분이 고령이거나 심폐질환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모두 고려하였을 때 젤잔즈는 젊은 층이 사용하기에 더 유리한 약제라고 볼 수 있다.

-젤잔즈의 경우,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필터링된 환자들에게 투여되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지 않다는 말인지?

그렇다. 특히 젊은 환자들에게서는 이와 같은 안전성 문제는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70세 이상의 고령 환자인 경우 치료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크게 걱정할 이유가 없다. 환자들의 리스크를 따져서 혈전 색전증의 리스크가 있는 환자들에게는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젤잔즈 외 치료 대안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저용량으로 바꿔 유지하도록 한다. 용량이 높은 경우에 부작용 발생 위험이 크기 때문에, 만약 저용량으로 치료하였으나 치료 효과가 불충분한 경우에는 신속하게 다른 치료 대안을 고려하여야 한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 젤잔즈를 투여 받은 젊은 환자의 선호도가 궁금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젤잔즈는 관해 유도 효과가 우수하고 효과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다른 일부 약제들은 초기 사용 시 약효가 발현될 때까지 2주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젤잔즈는 치료를 시작하고 빠르면 3일 이내에 증상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또한 바쁜 삶을 사는 젊은 환자들의 병원에 머무는 시간을 줄여 사회 생활 유지를 용이하게 할 수 있게 돕는다는 점에서도 경구 약제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실제 젤잔즈를 사용하여 질환이 개선된 환자 케이스가 있는지?

3가지 생물학적제제 치료에 모두 실패한 30대 중반 남성 환자가 있었다. 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없어서 임상 연구 참여를 고민하던 시점에 젤잔즈가 도입되어 처방해보았는데, 점막 치유 효과가 좋아 지금까지도 잘 관리되고 있다. 환자 본인도 젤잔즈가 나와서 다행이라고 이야기한다. 

-앞으로 젤잔즈가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시장에서 어떤 포지션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시는지?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에게서 사용 빈도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JAK 억제제 계열의 경구약물이 많이 개발되고 있어 젤잔즈 입장에서는 경쟁 약제가 많아지겠지만 전체 경구제 시장은 앞으로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궤양성대장염 치료제 중 항인테그린제제와 인터루킨억제제의 경우 ‘장점막 치유’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다른 약제들의 장단점이 궁금하다. 

현재 환자들에게 사용되는 다른 생물학적 제제 모두 장점막 치유 효과가 좋은 약제들이며, 특정 약제가 더 우월하다고는 말할 수는 없다. 다른 약에 비해 모든 면에서 우월하거나 효과가 떨어지는 약은 없다. 지금 나오고 있는 약제들의 치료 개념은 상호 보완적이기 때문에 경쟁의 개념으로 접근하기는 어렵다. 

다른 치료제 역시 그 나름의 안전성과 강점이 있고, 궤양성대장염 치료제의 경우 적응증이 세분화 되어있기 때문에 각 궤양성대장염 환자에 가장 잘 맞는 치료 약제를 선택해줘야 하는 것이 의료진의 역할이다.

-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있는지?

치료에는 지속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너무 빨리 약을 줄이거나 끝내려고 하지 마시고, 좋아졌을 때 재발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치료를 꾸준히 받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개인적으로 환자 분들에게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이야기한다. 조금 좋아졌다고 너무 방심하지말고 안 좋다고 낙담하고 포기하지 말자는 얘기다. 다른 약, 다른 치료법을 써서 좋아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너무 쉽게 포기하지말고 뚝심을 갖고 치료받으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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