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시 약사 역할 필요…美, 약사 백신 접종 참여로 접종률 높여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전후 부작용 발현이 되지 않았음에도 의료기관의 안내를 통해 해열진통제를 복용한 사례들이 있었다는 약계 논문이 나와 주목된다. 

정확한 약물 정보를 전달하는 직급인 약사가 코로나19 예방접종 시스템 내에서 배제되면서 나온 결과라는 지적이다. 

또 미국의 코로나19 예방접종 시스템에서 약사의 참여로 전체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며 국내에서도 약사 직능의 백신 접종 참여를 고려해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홍유경, 추영분 약사는 제16회 경기약사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코비드-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실태조사를 통해 고찰해 본 약사의 역할'이라는 논문에서 이 같이 밝히고 "이런 시점에 현업에서 환자를 밀접 접촉하며 의약품의 이상반응에 대한 호소를 듣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하는 약사는 전문성과 접근성 측면에서 의약품 백신의 가장 적합한 관리자이자 부작용 모니터링 전문가"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논문에서 "우리나라는 백신 접종 단계부터 약사의 복약상담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백신 업무 전반에 걸쳐 약사의 역할이 미미한 실정"이라며 ". 백신은 보관 방법에서부터 접종 방법 및 일정 등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고, 투여 후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가 큰 의약품이므로 다른 어떤 의약품보다 약사에 의한 복약상담이 요구되는 의약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국 250개 지역 예방접종센터에 백신 관리 전담인력으로 현행 법상 백신을 포함한 의약품의 최종 관리자인 약사가 배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백신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현실에 부응하지 못하는 유감스러운 행정적 대응"이라면서 "제도적 미비를 개선하려는 노력과 함께 약사 개개인의 능동적 태도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논문을 위해 고양시 의료기관(14개 병원)에 근무하는 병원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이상반응에 대한 설문조사(2021년 3월~4월)를 진행해 공개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512명 중 30명은 요양병원 입소자, 482명은 병원 종사자였다. 

병원종사자 중 설문에 참여한 직종은 요양보호사와 간호사가 많아 여성의 비율이 높았고, 50대가 전체의 36.7%를 치자했다. 

설문조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의료종사자들 가운데 8.3%에 달하는 이들이 접종 전 해열진통제를 복용했다는 점이다. 

논문은 "전문가들이 권장하지 않는 방법이지만, 접종 전 유의사항 안내문을 통해 이상반응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접종 전후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을 권고한 병원들이 있었다고 한다"면서 "이런 사례를 통해 백신 관련 업무에 정확한 약물 정보를 가
진 전문인(약사)이 복용 안내문을 직접 작성하거나 감수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상반응과 관련해서는 "병원종사자들은  접종 후 부작용이 생겼을 때 자신에게 발생한 증상이 정상적 면역반응인지 치료가 필요한 이상반응인지 구별할 수 있는 구
체적 모니터링과 개별적인 케어를 받고 싶어한다"면서 "이러한 요청은 약사가 관심을 가지고 응답해야 할 과제임과 동시에 감염병 시대에 약사의 전문 영역을 어떻게 넓혀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아스트라제네카백신의 혈전 부작용을 걱정하는 접종 대기자들이 혈전방지용으로 효과가 검증되지도 않은 아스피린 100mg을 미리 복용하는 사례가 있다"면서 "이렇듯 약물 오용을 예방하고 바로잡는 것도 약사의 몫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적으로 약사의 권한을 넓힐 수 있는 방안으로는 ▲연수교육을 이용한 백신 지식 교육 ▲의약품안전사용교육과 같은 채널 활용 ▲약물이상반응 전문가 집단에 약사 포함 등을 들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다른 의약품보다 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백신 제품의 보관 관리와 투약 후 이상반응 모니터 등 전 영역에서 약사들의 직능 범위가 확대되어 활발한 활동과 함께 사회적 기여도가 높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대부분의 주는 약사들에 의해 특정 백신 투여가 가능하도록 법령이 정해져 있고, American Pharmacists Association board of trustees에 의해 승인된 “guidelines for pharmacy-based immunization advocacy”와 American Society of Health-System Pharmacist(ASHP)의 “guidelines on the pharmacist's role in immunization”에 약사의 역할이 제시돼 있다.

약사는 적절한 교육 과정을 거쳐 자격을 취득한 뒤 직접 백신을 투여하거나 간호사를 고용해 투여하게끔 할 수 있으며, 상당수 약국에서 백신 투여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약국의 백신 접종 참여를 통해 자국내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결과를 얻어냈다.

일본 역시 코로나백신 접종 인력에 약사를 추가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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