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렐토, Xaban계열 약제 중 유일한 RWE 데이터 확보
김동혁 교수 "데이터 보유한 자렐토 선택은 자연스러운 일"

비판막성 심방세동(NVAF) 환자는 다양한 동반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국내 NVAF 환자의 4명 중 1명은 당뇨병을 앓고 있어, 그 비중이 낮지않다.

특히 NVAF 환자에서 당뇨병을 동반한 경우 뇌졸중, 심혈관계 관련 사망(CV death) 및 사지 관련 사건(하지 절단, 혈관 재개 통술)의 위험이 높아지며, 신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당뇨병을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군을 대상으로 가이드라인과 치료 근거가 부족해 적절한 관리와 최적의 치료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김동혁 이화의대 교수는 대한부정맥학회 국제 학술대회에서 ‘당뇨병을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의 항응고 처방 시 고려해야할 사항’을 주제로 발표해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발표 내용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실제 의료현장에서 환자를 대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하는 지를 듣기 위해 메디팜스투데이는 지난 4일 이화의대병원을 찾아 김동혁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동혁 이화의대 교수
김동혁 이화의대 교수

-당뇨병을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의 항응고 치료에 대하 발표를 학회에서 하셨다. 다양한 동반질환 중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를 주목한 이유는 무엇인지?

첫번째 이유는 심방세동 환자의 당뇨병 동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리얼 월드 데이터(RWE)에 따르면, 국내 심방세동 환자 4명 중 1명이 당뇨병을 동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심방세동에 걸릴 확률이 2배 정도 높다.

두번째는 심방세동 환자의 항응고 치료 시 기저질환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진료 시 고혈압, 당뇨병 등 환자의 기저질환을 항상 확인하고 고려한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생활의 질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심혈관질환에 의한 입원이나 사망률 증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혈압과 당뇨병의 동반 여부 확인은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심방세동 환자가 당뇨병을 동반한 경우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환자 대비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또는 혈관계 사망이 5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당뇨병이 주요 심혈관계 사건과 심혈관계 사망을 각각 11%, 18%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당뇨병 환자는 사지 관련 질환 위험 역시 2~4배 높아 다양한 합병증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NOAC은 대부분 신장에서 배설되기 때문에 신기능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약이다. 당뇨병은 신기능 저하를 유발하기 때문에, 당뇨병 동반 환자는 NOAC 처방 시 더욱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대상이다.

-당뇨병 동반 심방세동 환자의 항응고 치료 시 주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출혈, 연령 등도 고려해야 하고 무엇보다 신기능이 중요하다. 심방세동 환자 중 신기능 저하를 동반하고 있는 환자는 64%에 달하고 임상현장에서 신기능 이상은 출혈 위험 지표인 HAS-BLED 항목에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중요한 관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반대로 당뇨병 역시 신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신부전 발생 원인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신기능 저하는 뇌졸중 및 출혈의 위험을 높이며, 당뇨병과 신기능 저하를 함께 동반한 환자의 경우 심혈관계 사망을 비롯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당뇨병 동반 심방세동 환자의 항응고 치료 시에는 신기능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들은 나이가 들면서 필연적으로 신기능이 저하된다.

신기능 저하를 막을 수는 없어도 신기능이 저하되는 속도는 조절할 수 있다. 자렐토의 경우 다른 NOAC 대비 신기능 보존을 확인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자렐토가 신기능 보존에 강점이 있다고 했는데, 이를 NOAC의 효과로 볼 수 있는지?

작용기전이 같기 때문에 신기능 보존을 사반(Xaban) 계열의 계열효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의사는 환자를 실제로 치료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리얼월드데이터를 통해 추가적인 데이터를 확보한 자렐토에 손이 간다.

실제로 NOAC 제제별로 eGFR 30% 이상 감소율, 크레아티닌 수치 2배 이상 증가율, 급성신손상 발생률 등을 평가한 RWE 연구 결과, 일부 약제들은 와파린 대비 모든 항목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우월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자렐토는 유일하게 3가지 항목에서 와파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안전성을 확인한 바 있다.

NOAC 중에서 신기능만 놓고 봤을 때 자렐토와 아픽사반, 두 약제를 꼽는다.

국내와는 달리, 미국에서는 투석 환자에도 두 약제를 처방할 수 있다. 미국심장협회·심장학회·부정맥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넓은 범위의 신장애 동반 심방세동 환자에게 자렐토를 고려할 수 있다.

신장애를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에서 치료 범위의 최저점이 있는 다른 NOAC과 달리, 자렐토는 최저점 없이 CrCl 50mL/min 미만의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권고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투석 환자에게 와파린을 사용하는데, 이 경우 출혈 발생률이 높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해당 데이터가 축적되다 보면 몇 년 후에는 와파린 외에 다른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학회 차원에서 투석환자에 대한 NOAC 제제 투여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지?

(급여라는)경제적인 부분 외에 데이터 상으로도 보완이 필요하다. NOAC은 신장으로 배설되는데, 투석 환자에서도 잘 배설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찾느라 늦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그 근거를 찾았기 때문에 투석 환자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RWE로 확인된 바 없기 때문에 늦어지고 있다.

-최근 자렐토가 대규모 리얼 월드 연구인 RIVA-DM 결과를 발표했다. 어떻게 보시는지?

RIVA-DM은 미국에서 진행된 RWE다. RCT에서는 환자 수가 적어 도출하기 어려운 데이터를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함으로써, 당뇨병 동반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에 있어서의 차이를 보여줬다.

당뇨병을 동반한 미국인 NVAF 환자 약 11만 6천명의 전자 의료 기록을 분석한 대규모 리얼월드 연구인 RIVA-DM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렐토는 당뇨병 동반 심방세동 환자에서 와파린 대비 혈관계 사망률을 10% 감소시켰고 출혈 관련 입원률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렐토의 3상 임상 연구인 ROCKET-AF의 메타분석과도 일관된 결과였다. ROCKET-AF에는 당뇨병 동반 환자 비율이 40%로, 국내 허가된 NOAC 제제 중 그 비중이 가장 높았다. 메타분석 결과, 당뇨병 동반 NVAF 환자군에서 와파린 대비 혈관계 사망의 위험을 20%감소시켰다.

자렐토가 당뇨병 동반 심방세동 환자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해 와파린 대비 심각한 합병증 및 사망 감소의 혜택에 대한 일관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고 본다.

또 RIVA-DM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자렐토가 당뇨병 환자들이 흔히 경험하는 주요 사지 관련사건의 위험을 50% 이상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점이다. 이는 RCT에서 확인하지 못한 결과이기 때문에 눈 여겨 볼만 하다.

-현재 심방세동 치료 가이드라인에는 당뇨병 동반 환자 치료 권고안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부분에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국내의 경우 2018년에 마지막으로 심방세동 치료 가이드라인이 업데이트가 되었다. 아직 학회에서 계획된 가이드라인 개정 계획은 없다. 더 추가적인 데이터가 더 쌓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당뇨병의 경우 당화혈색소와 혈당 등의 기준이 필요한데, 아직 이러한 기준이 없다. 하지만 리얼월드데이터가 축적되면 가이드라인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향후에는 당화혈색소, 혈당, 크레아티닌 수치 등 명확한 수치를 바탕으로 한 기준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자렐토와 아픽사반이 당뇨병을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에게 권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그동안 자렐토를 비롯한 NOAC이 다양한 세부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적 근거를 쌓아온 만큼 구체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치료 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고령 환자에서 자렐토만의 특장점은 무엇인가?

복용 횟수와 용량에서 오는 장점이 있다. 자렐토는 심방세동 환자의 항응고 치료 시 20mg을 처방하고, 환자의 신기능에 따라 15mg으로 조절한다.

반면 타 약제는 용량을 절반으로 줄인다. 용량을 75%로 줄이는 것과 절반으로 줄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용량을 절반으로 줄이게 되면 출혈이 줄어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만큼 효과가 줄어드는 것이다. 출혈 안전성과 유효성 간의 균형을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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