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평한 작업분배·잦은 지침 변경·환자불만 직면 등 미해결 과제 산적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 '심각'…정부, 실질적 지원대책 내놓아야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의료인력이 가장 고통받고 있는 요인으로 '불공평한 작업분배'와 '정부나 상부의 잦은 지침 변경', '환자불만 처리' 등을 꼽았다. 

의료종사자들은 이러한 근무 여건 속에서 일과 개인생활, 심리적 스트레스, 건강에 대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전히 '위급한 상황에서의 작업'과 '과도한 업무', '감염에 대한 두려움', '심리적·신체적 부담'을 안고 일선 현장에 나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 의료환경 개선과 의료종사자에 대한 심리 지원 체계 도입이 시급해 보인다.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d)가 지난 2일 온라인 학회지에 게재한 '코로나19 전염병 발생시 의료인력의 경험 : 질적연구'에서 의료종사자(의사, 간호사, 병원직원 등)들은 각 직군의 업무 관련 고충과 함께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주변의 편견과 두려움, 신체 이상에 의한 건강 문제 등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의료진들이 현장에서 경험하는 어려움 증 업무, 개인생활, 심리적 스트레스, 건강에 대한 걱정 등 4개 사안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먼저 의료종사자들은 '일'과 관련된 부분의 어려움으로 환자와 보호자, 언론과 공무원과의 갈등과 이들과 대화할 때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최대 난점으로 꼽았다. 

코로나19 장기로 인한 의료종사자의 스트레스 수치 질적 연구 결과 
코로나19 장기로 인한 의료종사자의 스트레스 수치 질적 연구 결과 

연구진은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의료진간, 의료진과 환자, 언론과 공무원간의 갈등을 의미한다"면서 "조직이 모호한 업무 분업을 갖고 시스템이 없는 경우 구성원간 많은 갈등이 발생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잘 훈련된 직원의 부족은 신입사원 교육에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소요하게 됐고, 이로 인해 업무 과부하과 발생했다"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신입사원들은 업무량이 많은 직장을 그만 두는 일이 발생되면서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새로 투입되는 직원을 교육하는 악순환이 발생됐다"고 지적했다. 

개인 생활 문제에 대해서 연구진은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의료진은 사회적 접촉과 사회적 지원 감소, 업무 강도 증가 및 타인 감염 가능성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일-가족 요구의 균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환자를 장기적으로 돌보는 의료진의 경우 스스로 사회에서 자신을 고립시키는 선택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이는 과도한 업무량에 따른 결과"라면서 "인터뷰의 응한 한 의료진은 집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쓰려져 있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심리적 스트레스 조사에서는 대부분의 의료종사자들이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 이에 따른 사회적 낙인, 작업 강도로 인한 스트레스와 부족한 지원, 판단의 부담과 언제 끝날 지 모를 절망 등을 표현했다. 

먼저 감염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연구진은 "코로나 19 확진자를 처리 한 의료진은 근무지와 상관없이 감염에 대한 불안감을 표명했다"면서 "그들은 감염 위험이 높다는 것을 인식하고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환자와 가족에게 미칠 잠재적인 영향에 대해 걱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설문 조사에 참여한 의료 서비스 제공자는 여행 경로를 공개 한 후 오해를 받거나 비판을받을까 두려워했다"면서 "이 두려움은 실제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는 다른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강도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 수치도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중동 호흡기 증후군(MERS)을 경험했건 아니었건 선별클리닉과 생명치료센터의 관계자들은 높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보고됐다"면서 "한 의료진은 '병원이 일하기에 적합한 곳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시작했을 때 병원을 그만 두어야한다고 느꼈다'는 응답을 했다"고 밝혔다. 

불충분한 지원과 보상 역시 의료종사자들을 지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꼽혔다. 

연구진은 "의료종사자들은 일선 현장에서의 희생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종종 불공정 한 대우를 받거나 부적절한 정서적, 재정적 지원을 받았다고 불평했다"면서 " 어떤 경우에는 간호사가 업무 설명 외의 청소 등의 작업을 해야했기 때문에 분노했다"고 밝혔다. 

또 "마찬가지로 행정직 종사자들은 의사나 간호사와 같은 추가 긴급 지원을 받지 않는 것이 불공정하다고 느꼈으며 의사들은 추가 임금이 예상보다 낮고 보상 계산 방법이 불충분하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말했다. 

건강과 관련한 문제점으로는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집에 가서 무언가를 하기에 너무 피곤함) ▲보호 복으로 인한 신체적 고갈(보호복 착용 시 상당한 신체 에너지 소요) ▲근육통, 호흡기 장애, 피부병과 관절통 등(3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지 않은 후 넘어지는 느낌) 등을 꼽았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의료종사자는 "병원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지만 보호 장비와 마스크를 7~8시간 동안 계속 착용했기 때문에 피부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장갑을 겹겹이 써야해서 손이 숨을 쉴 수가 없어 땀과 피를 흘려야만 했다"고 말했다. 

이후 이 연구진은 피부과를 갔다 왔지만 연고를 바른 손을 지속적으로 긁고 있었다고 본인 상태에 대해 설명했다. 

연구진은 논문의 결론을 통해 "코로나19는 의료시스템을 변화 시켰고 의료종사자들은 직장에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계속되는 코로나19 위기는 의료종사자들의 삶을 상당히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 결과 의료종사자들은 자발적으로 사회 활동을 제한해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스트레스, 우울증 및 불안의 주요 위험 요소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의료종사자의 정서적 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대처와 사회적 지원을 높이기 위해 심리적 개입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의료 종사자에 대한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어려움을 파악하기 위해 서울(국립서울병원,서울대학교병원), 대구(경북대학교), 광주(전남대학교) 등 격리병동, 선별진료소, 생활치료센터, 감염관리실에 근무하는 여러 직군의 의료종사들의 경험을 직접 듣고 분석한 최초의 연구다.

연구를 위해 연구자들은 2020년 11월 18일부터 12월 30일까지 14개 의료종사자를 4개의 그룹으로 대면 인터뷰를 실시했다. 설문에 참여한 직군은 의사, 간호사, 의료 실무자 및 청소 직원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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