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티브 수용 대신, 신약 연구개발비용 보상하라"

미국측 요구사항만 16가지…9월 초 美 시애틀 협상 난항 예고

21일과 22일 양일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미FTA 의약품 분야 실무협의가 양측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성과없이 끝났다.

예상했던 대로 “한국의 포지티브 리스트(의약품 선별등재목록)을 수용하겠다”며 미끼를 던진 미국 측은 무려 16가지나 되는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총 공세에 나섰다.

미국 측은 포지티브 리스트 시행과정에서 신약 허가 여부, 등재 여부의 근거, 보험약가 결정 이유 등을 통보해달라고 요구했다.

미국 측은 또 △다국적 제약회사가 선별등재 방식 시행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립적인 이의신청기구를 설치할 것과 △신약의 환자 접근권 보장 △혁신적 신약의 가치 인정 등도 요청했다.

미 측은 특히, △신약 연구개발 비용 보상과 △신약의 보험약가를 결정할 때 물가인상률을 반영해 달라는 황당한 요구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 측은 이번 협상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 중 하나인 '신약의 특허권 연장' 문제는 일체 거론하지 않아 다음 협상때 요구 사항이 더욱 거세질 것임을 예고했다.반면 우리 측은 국산 의약품 제조 기준과 국내 의료진의 자격을 미국에서 인정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의약품과 의료인력 부문의 미국 진출 교두보 확보에 주력했다.

우리 측은 한국에서 통과한 제네릭(복제약)과 백신 등에 대해서도 미국이 인정할 것을 제시했다.

양 측은 이 같은 사안을 놓고 이틀간 조율에 나섰지만, 합의안 도출에 실패, 다음달 7~9일,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한미FTA 의약품/의료기기 분야에 대한 협상전망을 어둡게 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협상은 미국 측이 고삐를 쥔 채 미국 측의 의도를 확인하는데 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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