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8개 백신 임상 착수…英 옥스퍼드대 개발 백신 내년 초 공급 예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예상보다 빠르게 상업화 돼 내년 초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백신연구소(IVI) 송만기 박사는 21일 '바이오코리아 2020' 코로나19 특별세션을 통해 코로나 백신 개발현황을 설명했다.

WHO(세계보건기구) 보고서(5월 11일 기준)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8개 백신이 임상에 착수했으며, 102개의 백신이 전임상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

송 박사는 "한국에서도 최소 8개 이상의 연구소나 기업이 백신을 개발 중이지만 여기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실제로는 전 세계적으로 수백개의 백신이 개발 중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 감염이 세계적으로 확산되자 전 세계 연구자들은 발빠르게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모더나는 불과 2개월만에 mRNA-1273 백신 임상 1상에 진입하기도 했다.

그 동안 에볼라, 메르스, 사스, 지카 등 8개 바이러스를 지정해 백신개발을 지원해 온 CEPI(전염병혁신연합)도 경험을 살려 코로나19 백신개발 지원에 나섰다. CEPI가 지원하는 플랫폼은 DNA, RNA, 재조합 바이러스,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 VSV, 프로테인 서브유니트 등 다양하다.

이후 노비오(INOVIO)의 DNA 백신이 미국 임상 1상 진입했고, 큐어백의 RNA 백신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들어갔다. 메르스 백신에 사용됐던 퀸즐랜드 대학교의 스탬핑 기술과 옥스퍼드대학교의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한 백신, 노바벡스의 나노파티클 바이러스 백신도 지원대상에 포함됐다.

CEPI는 다양한 플랫폼 지원을 통해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대량생산이 가능한 백신을 개발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송 박사는 "현재 개발 중인 8개 백신 중 중국이 4개, 미국이 2개, 독일과 영국이 각 1개씩 임상에 들어갔다"며 "중국은 전통방식인 사백신을 개발하고 있고,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RNA나 DNA 또는 재조합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한 백신을 개발 중이다. 기존에 한번도 상업화되지 않은 혁신적인 방식을 통해 백신을 개발 중이어서 결과가 상당히 흥미롭다"고 말했다.

백신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안전성이다. 1960년대 RSV 바이러스 백신이나 홍역백신을 접종한 그룹에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그룹보다 훨씬 더 심각한 부작용이나 사망건을 접해봤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걱정은 돌연변이에 대한 것이다. 송 박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많은 돌연변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고 실제로도 일어나고 있다"며 "유사 바이러스 시스템을 통해 돌연변이가 발생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SK바이오사이언스, 제넥신, 스마젠, 진원생명과학, 한국화학연구원 등 다양한 기업과 기관들이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송 박사는 "안타깝게도 국내 기업은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의 DNA백신을 제외하고는 아직 인간 대상 임상이 진행된 적이 없어서 최대한 빠르게 임상 1상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독성시험 면제가 어려워 독성시험을 거친 후 임상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서 상당히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코로나19를 잘 통제하고 있어서 유럽이나 미국 등에 비해 긴급성이 떨어지는 상황이어서 개발이 늦어지는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백신 상업화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는 옥스퍼드대가 개발한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 백신을 꼽았다.

송 박사는 "IVI와 공동연구를 통해 임상을 분석한 결과 이 백신은 한번의 면역만으로도 높은 항체반응이 나왔다"며 "또한 HIV, 말라리아, 인플루엔자, 에볼라 등에서 인간 대상 임상이 진행돼 안전성도 증명됐고, 빠른 기간 내에 대량생산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라고 밝혔다.

곧 약 51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임상 3상에 착수할 예정이며, 오는 9월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 박사는 "영국에 이어 미국과 중국에서도 현재 개발 중인 백신들에 대해 9월 사용승인 신청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라며 "백신 전문가 대부분이 내년 중반을 예상했는데 예상보다 빠르게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된 백신이 내년 초 공급 개시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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