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면역억제제 없이 이식된 신장 유지…결혼 11년만에 출산

면역관용유도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기를 출산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세 번 째다.

삼성서울병원은 2017년 8월에 면역관용유도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이길선(39세)씨가 지난 11월 27일 건강한 남자아이를 출산했다고 2일 밝혔다.

신장 이식 환자가 출산한 경우는 기존에도 있었지만, 면역관용유도 이식을 받은 환자가 출산한 적은 없었다.

면역관용이란, 면역억제제 복용 없이도 이식된 장기가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타인 장기를 이식 받으면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공격해 필연적으로 거부반응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장기이식 수혜자는 면역억제제를 평생 복용해야 하는데, 면역관용유도이식은 이를 벗어날 수 있도록 한 첨단 의학 분야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4곳의 이식센터에서만 면역관용 유도 신장이식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삼성서울병원이 지난 2011년 국내 최초로 성공한 바 있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이번에 아이를 낳은 이씨는 두통이 잦아 고혈압 치료를 받던 중 우연히 신장질환을 발견했다. 이씨는 지난 2017년 남편 강봉기씨(40세)로부터 신장을 기증받아 수술했다.

이식외과 박재범 교수가 이식 수술을 집도했다. 면역관용유도 신장이식을 위해 이씨에게 이식 전에 전처치를 시행한 뒤 기증자와 수혜자의 면역체계가 일시적 공존하도록 남편 강씨의 신장과 골수를 아내 이씨에게 이식했다.

이씨는 남편 신장을 기증받고 성공적으로 면역관용이 유도돼 면역억제제를 완전히 중단하고도 안정적으로 신장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정 받았다.

지난 2008년 결혼 후 11년 동안 숱한 노력에도 아이가 없었던 이들 부부는 면역관용 신장 이식 후 1년이 넘어 시험관 임신을 준비하던 중 자연 임신 소식을 알게 됐다. 신장을 이식 받기 전에는 단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이씨 부부는 임신 후에도 여러 난관이 있었으나 의료진의 도움으로 지난달 무사히 아들을 출산했다.

현재 산모와 아기는 지난 11월 29일에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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