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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대통령이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할 때다
2019년 10월 17일 (목) 11:53:31 안호원 news@pharmstoday.com

불법과 비리의 종합세트인 조국(條匊)을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했던 대통령이 조국 가족들을 수사하는 검찰총장에게 협박하는 투의 지시를 내리자, 이에 뒤질세라 여당 대표와 원내 대표 등이 조국 방패막이가 되어 피의자와 범법자들을 옹호하며 그들을 수사하고 있는 검사와 검찰 관계자들을 고발했다.

여당 집권세력은 또 저런 파렴치한 불법과 불의에 광화문광장으로 나온 시민단체에 ‘총동원령’ ‘내란 선동; 운운하면서 검찰에 고발하는 추태를 보였다. 수십만의 국민들이 국민 저항의 상징으로 광화문 광장으로 뛰쳐나와 ‘조국 파면’ ‘문재인 퇴진’을 외쳤는데도 여전히 ‘국민의 뜻은 검찰 개혁’이라고 편향된 사고를 갖고 있는 대통령은 괴벨스처럼 자파지지 세력을 선동, 서초대첩(서초동)에 나와 ‘조국 수호’ ‘검찰 개혁’을 외치며 검찰수사를 방해하게 하는 역할을 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는데, 안타깝게도 그 말이 사실로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말대로 국민들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희한한 나라를 만들어 국민을 두 조각으로 만들면서 분열을 조장했다. 문 대통령이 주창하던 ‘기회가 균등하고 과정이 공정하며 결과가 정의로운 나라’와는 정반대의 나라, 기회가 박탈되고, 과정이 불법으로 자행되며, 결과가 불의 한 나라가 되고 있다.

문 정권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을 포함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사법개혁 법안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행태를 보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4.13 호헌이라는 무리한 조치를 내린 지 두 달 반 만에 6.29 항복 선언을 했던 때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절대적인 철권통치로 찍어 누를수록 국민의 저항은 커진다. 전 정권도 자칫 정권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초조함 속에 전 대통령은 직선제 헌법을 수용했다.

그로부터 30여년의 세월이 흘러갔다. 문 대통령은 법을 집행하는 장관자리에 범죄 피의자를 앉혀 놓고 엉뚱하게도 검찰 개혁을 말하며 관제 데모를 부추기며 검찰 수사에 압력을 가하면서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 가장 정의롭고 저울처럼 기울지 말아야 하는 게 법이다. 법이 구부러지면 국민은 말 할 수 없는 고통을 받게 된다. 굳이 법을 어겨가면서라도 특정 개인을 보호하며 검찰 개혁 타령을 하는 대통령은 국민의 대통령이 아니다.

국가의 형사사법기관을 마치 무슨 조폭이나 파렴치범으로 몰아세우는 이런 집권당 대표, 원내대표, 정무수석, 국가 권력을 움켜쥐고 있는 거대정권이 국가의 중추기관을 매도하고 부정하는 것은 얼굴에 침 뱉기로 부끄럽지 않을 수 없다. 그야말로 자살하는 개인은 보았어도 자살하는 국가를 우리 국민은 처음으로 경험하고 있다.

‘조국’이란 한 사람 때문에 정국이 어수선해지고 이로 인한 전(全)국민적 항거운동이 날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는데도, 외면하던 문 대통령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지지율 하락에 충격을 받은 것 같다. 조국의 사퇴이전에 휴일인데도 불구하고 검찰 개혁을 논의하는 당. 정. 청(여당. 정부. 청와대)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조국 법무부장관 등이 모여 모두 발언을 했다.

휴일에 여권 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이 회의는 뭔가 급박하게 해결해야 할 중대사가 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들의 발언에는 조 장관 가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검찰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내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표는 “국민은 촛불을 들고 검찰의 무소불위 행태에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 요구가 임계점에 다다른 상황에서 집권정당이 당리당략을 위해 정쟁으로 국민 요구를 외면하면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국민의 소리는 들리지 않는 것 같다.

이 날 회의에서 조 장관은 검찰개혁과 관련,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끝을 봐야 한다.” 고 말했단다. 한마디로 검찰이 개혁을 막으려고 자신에게 칼을 겨누는 바람에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다’는 뉘앙스가 풍기는 말이다. 마치 자신을 순교자로 포장하는 말과 적반하장식의 무표정한 태도가 이제는 새삼스럽지도 않다 역겨울 뿐이다.

분명하게 말하지만 지금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이라는 중대한 가치를 흔들며 진정한 개혁을 가로막는 이들이 바로 조국을 비롯한 집권여당과 청와대임을 알았으면 한다. 지난 13일 회의의 주요안건은 검찰 특수부 개편이었다. 특수부를 반부패수사부로 이름을 바꾸고 조직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필요하면 이름 정도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서둘러 추진 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 문제는 조국 가족 수사를 맡은 검사 중 일부가 다른 곳으로 발령 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조직 개편에 따른 검찰의 혼란과 위축도 우려된다. 조국 가족 수사팀은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 존속시켜야 한다. 지난 휴일 회의가 이것을 노렸는지도 모른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지금이라도 음흉한 계획을 바꾸어야 한다. 그런 뻔한 계획은 곧 드러날 것이다. 그런 속셈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국민은 어리숙하지 않다.

조국 전 장관은 휴일 회의가 끝난 다음날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35일 만에 법무부를 떠나는 조국은 “국민여러분께 죄송하고 송구스럽다.” 며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국민들이(검찰개혁의)마지막 마무리를 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조국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을 통해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 개혁을 희망했는데, 꿈같은 희망이 되었다고 아쉬워하며 국민에게 송구스럽다고 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음을 시인 한 것이다,

문 대통령과 조국 장관은 국민들에게 ‘송구 스럽다.’라는 말을 했다. 대국민 사과를 해야 마땅한데 어찌 송구스럽다는 말로 대신 할 일인가 대통령과 조국은 아직도 국민을 무서워하지 않는 오만함을 보이고 있다. 조 장관의 퇴진은 명목상 조국의 결정을 대통령이 받아들인 형식을 띠었지만, 대통령의 지지율과 여당 지지율 하락에 대한 부담으로 조국이 경질 된 것으로 보여 진다.

문 대통령의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조 장관을 내치는 형식이 아니라 문 대통령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조 장관이 스스로 물러나는 명예스런 자리를 마련해주는 형식을 갖추었다. 그러나 지난 3일 광화문 광장을 가득 채운 인파가 ‘조국과 문재인’퇴진을 외치면서 여권 수뇌부가 조국 정국의 해법마련을 위한 대책을 4일부터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여권 수뇌부의 움직임은 광화문 국민 집회 이후 위기감을 느끼고 빨라진 것 같다.

이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조국도 물러났지만 끝난 것은 아니다. ‘조국’은 물러났지만 아직 국민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서초동 시위는 끝났지만 광화문 광장의 ‘문재인 하야’ 시위는 연일 지속되고 있다. 오는 25일도 ‘문재인 퇴진’을 외치는 철야 집회가 열릴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제라도 조국을 비롯한 가족들이 제대로 수사 받고 법의 심판을 받도록 직권을 남용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무덤을 파는 어리석은 대통령이 되는 우(禹)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전두환 대통령은 6.29선언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본인 임기를 무사히 마치면서 야권분열 덕에 정권 재창출까지 했다. 문 대통령 역시 국회 신속처리(패스트트랙)안건에 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설치법을 포함해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 검찰개혁 법안에 대해 무리수를 두지 말고, 현실을 직시 대국민 앞에 항복 선언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잘못을 시인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정인에게, 특정정책에 함몰되어 국민에게서 등을 돌리는 게 더 수치스러울 뿐이다.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 검찰 개혁은 조국 가족에 대한 수사가 끝난 후 차분하게, 합리적으로, 정도를 걸으며 해도 늦지 않다. 국민들도 무소불위의 검찰에 대한 개혁을 바라고 있다.

검찰이 조국의 거취와 상관없이 제기된 모든 의혹을 제대로 수사해 진상규명을 하고, 조국 역시 수사를 통해 자신과 가족들에 대한 혐의를 밝히는 게 진정한 검찰 개혁을 완수하는 일이다. 다행히 점차 표면적으로 진영대결로 치닫던 조국문제의 본질이 거짓과 사실의 싸움이라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세상이 좌우 투쟁이 아니라 거짓과 반 거짓 사람들의 대결로 재구성 되면서 국민들은 문 대통령 덕분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사를 보더라도 국민을 분열시키는 거짓세력은 오래가지 못한다. 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잘못된 정책을 시인하는 그날이 곧 오기를 기대해본다.


[호 심송, 시인. 칼럼니스트. 방송인. 한국 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교수]
※ 이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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