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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견. 편견. 참견의 세 마리 개는 버려라
2018년 01월 11일 (목) 09:29:14 안호원 egis0191@hanmail.net
인간이란 존재는 다른 동물과는 달리 홀로 살아갈 수 없는 동물이다.

동물들은 태어나면서 독립하지만 영특한 동물을 자처하는 인간은, 열 달은 넘어서야 거의 걸음마를 하게 된다.

필연적으로 공생의 삶을 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세상을 살아가노라면 알게 모르게 남에게 신세도 지고, 또 은혜를 베풀면서 살아가게 마련이다.

그러면서도 본의 아니게 배은망덕한 일을 저지르거나, 남에게 씻을 수 없는 커다란 상처를 안겨주기도 한다.

자신의 실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탓에 사람들은 맹목적인 자기 보호 본능을 갖게 된다. 인간 역시 이런 자기 애(愛)가 서로 충돌하고 지나칠 때 서로를 미워하고, 시기하며 때로는 원한마저 품게 되는 것이다.

문득 화음의 조화로 함께하는 합창이 떠오른다. 화합이 되고 사랑이 넘쳐나는 합창단은 그만한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성악 전공자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창을 잘하는 합창단이 되는 건 결코 아니다. 한 명 한 명 멋진 목소리를 갖고 있다 해도 하모니를 이뤄 낼 수 있느냐는 엄연한 별개의 문제다.

독창은 얼마든지 혼자 멋을 부리며 제 실력을 뽐낼 수가 있지만 합창은 그렇지 않다. 합창은 전혀 다른 차원의 영역이다.

서로가 서로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지 못하면 불협화음은 이내 소음공해가 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독창과는 달리 합창을 할 때는 소리를 모아서 어우러질 수 있게 해야 한다.

일제히 한목소리를 내며 타이밍을 잘 맞추는 게 잘하는 합창의 기준이다.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른 단원들의 소리를 잘 들을 줄 알아야 한다.

합창은 잘 부른 것보다 잘 듣는 게 먼저라고 생각된다. 내 소리가 튀는 것은 아닌가. 끊임없이 긴장한 상태에서 귀를 활짝 열어 놓아야 한다. 귀가 트여야 노래도 잘할 수 있다.

문제는 정작 튀는 당사자는 자신이 튀는 지, 박자를 놓치고 있는지를 모른 채, 부족한 다른 단원들을 탓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50보 100보’ 수준인데도 말이다.

자기 자신만이 잘 부르고, 박자도 정확한데, 다른 단원 때문에 잘못 된다고 탓을 내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험담을 한다. 그런 단원이 있는 합창단은 답도 없지만 희망도 없다.

화합과 사랑이 메마른 그런 합창단이 어떻게 잘 되고 아름다운 화음이 이뤄지겠는가. 합창은 단원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한 소리를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잘되는 합창단을 보면 부족한 단원을 탓하고 지적하기보다 용기를 낼 수 있도록 격려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주며, 함께 하기를 권장하고, 한 가족처럼 사랑을 베푼다.

간혹 주위에서 그런 불화음의 합창단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소프라노. 엘토, 테너,바리톤, 베이스, 지휘자, 반주자, 모두 하나가 되어 조화를 이루면서 아름다운 화음을 내듯 세상사가 다 합창단 같은 그런 삶을 사는 게 아닌가.

대통령 탄핵과 적폐청산바람(?). 북핵 도발, 유난히도 음산했던 정유년(丁酉年)이 주마등처럼 스쳐 어둠의 자락 속으로 사라졌다.

많은 사람들은 이맘때 쯤 이면 소원을 빈다. 강원도 양양군 낙산사에는 홍련암이라는 기도처가 있다. 홍련암 한복판에는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으로 중생을 보살폈다는 자비의 보살상인 천수관음상이 있다.

지옥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모든 중생들의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 성불까지는 안되더라도 지난해 ‘기도’ 한 사람들의 꿈은 얼마만큼이나 이뤄졌을까.

필자는 과연 지난해 얼마나 많은 이웃을 생각하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나를 잠시나마 돌이켜 보았다.

타인으로부터 서운했거나, 분한 것은 기억되어지는데, 남을 아프게 하거나, 힘들게 했던 부분은 기억에 없다.

나라가 뒤죽박죽이다 보니 그런 가 때아니게 극장가에 지옥바람이 후끈하게 불고 있다.

필자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영화 ‘신과 함께’가 개봉된지 일주일도 안 되어 벌써 관객 5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난리다.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7개 지옥에서 7번 재판을 통과한 망자만이 환생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

안보불안, 국가 위기, 공포에 휩싸였던 지난해를 생각하면 왠지 예사롭지 않다. 지금 정치권의 작태로 보면 황금 개띠인 무술년(戊戌年) 한 해도, 국가위기 속에서 영화처럼 지옥 같은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기(寒氣)를 느낀다.

“나의 계명을 지키는 자라야 나를 사랑하는 자니 나를 사랑하는 자는 내 아버지께 사랑받은 것이요. 나도 그를 사랑하여 그에게 나를 나타내리라.” 성경 구절에 가슴 한 곳이 찔린다.

한 겨울바람이 매섭다. 날 선 삭풍보다 더 추위에서 떠는 중생들이 우리 사회, 그리고 이 세상 구석구석에 아직도 많은 것 같다.

개는 잘 짓기도 하지만 잘 듣는다. 개는 가식도, 거짓도 없고 험담도 하지 않는다. 또 주인에게 순종하고, 배신을 절대하지 않으며, 주인인 인간에게 보시(報施)까지 한다.

이제는 조직사회에서 홀로 튀는 목소리를 높이는 독불장군은 살아남을 수 없고, 왕따를 당하는 새로운 세상이 되었다.

진정 이 사회에서 인정받고 싶은가. 그럼 남을 탓하고, 험담하기보다 포용하며 잘 듣고, 이웃을 감싸주는 마음을 먼저 갖도록 하자.

잘 나면 얼마나 잘 난 것인가. 사회조직이 잘 되고, 합창단이 화합되기 위해서는 먼저 개의 습성을 닮아라.

그러나 선입견(犬), 편견, 참견, 세 마리의 개(犬)는 반드시 버려야 한다. 자칫 ‘좋은 죽 만들어 개 주는 일’은 하지 말자. 또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해’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사랑의 축복이 깃든 무술년 새해가 되기를 소원해 본다.

“내 생이 다하는 날까지/ 얼마나 더 내 마음을 비워야 하나/ 낯선 고향에 별마저 뜨지 않는 밤./골목길 가로등이 날 반기면서/그림자까지 셋이 되었다.” - 심송 안호원의 ‘귀향’ 중에서-

[호 심송, 시인. 칼럼니스트. 방송패널. 한국 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교수]

※ 이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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