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제품화 전단계 지원에 2.4%만 상용화

"기초과학 지원 낮고 자문위원이 연구과제 수주"

박근혜 정부가 보건산업 연구개발비로 5년간 총 1조 5305억원을 투자했지만 제품개발 성공사례로 보고된 품목은 48개 품목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사례 품목 48개 중 의료기기가 전체 94%를 넘는 44개 품목에 달했고, 바이오의약품과 의약품은 각각 2개에 불과했다. 또 제품인허가에서 실제 생산에 이른 제품은 26개 품목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의 보건의료분야 R&D지원 예산은 2013년도부터 2017년도까지 1986개 사업에 총 1조 5305억원이 지원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실제 생산여부를 확인한 결과, 2016년도에 제품생산 실적이 있는 품목은 총 26개 품목으로 의료기기가 24개 품목, 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이 각각 1개 품목을 보였다.

권미혁 의원은 "박근혜 정부는 의료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세우고 집중 투자를 했다"며 "해당 연구들은 보건의료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이 아니고 제품화 전단계 지원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목표로 삼았던 것이 신약 2~3개. 글로벌 의료기기 선도기업 1곳 창출, 맞춤형 의료기기 만들겠다고 발표했으나 제품화에 성공한 것은 48개였고, 제품으로 나온 것 중 2,4%만 상용화됐다"고 지적했다.

권미혁 의원은 "R&D지원사업을 분석해 본 결과 사업 평가위원이 사업연구자가 되겠다고 지원하는가 하면, 자문위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연구과제 참여자가 되는 등 연구자 선정과 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다"면서 "기초과학 R&D지원과 달리 민간기업이나 대학산학협력단을 주로 지원하는 산업 R&D지원의 경우 제품화 전단계를 지원하는 특성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성과"라고 지적했다.

자문위원이 연구과제에 지원한 사례로는 ▲한의약 R&D 전략위원회 위원(유일한 1인 위원이 4개 연구과제를 수행해 2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음) ▲재생의료분과 자문위원(자문위원 11인중 연구과제를 수행할 수 없는 2명의 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9인 위원이 모두 연구과제 수행) 등이다.

권미혁 의원은 "보건산업진흥원내에 다양한 자문위원회 활동을 하는 연구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연구지원사업에 참여하며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민간기업이 제품 개발하는데 국민의 세금을 지원하는 것이 적절한지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권미혁 의원은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R&D 비용을 속된 말로 '먼저 먹는 사람이 임자'라고 말할 정도였다"면서 "장관은 이 부분을 어떻게 할 것이냐"이고 물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확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R&D 자체는 중요한 분야라는 점"이라면서 "혹시 제대로 쓰이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제대로 하겠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이번 지적으로 인해 향후 보건의료분야 투자에 앞서 장애요소가 나타나지 않을까 한다"고 우려를 표하면서 "제 자신은 반드시 바르게 예산이 투입되도록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권미혁 의원은 "이 예산을 순수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대학이나 연구기관에 지원해 국민이 혜택을 보고 국가의 성장잠재력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냐"고 묻자 박능후 장관은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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