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자유화 영향...다국적 제약사 쾌재

파나마가 의약품 가격을 자유화한 이래 약가가 크게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ORTA 파나마 무역관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고혈압, 알레르기, 스트레스 등 일반 민간시장 의약품 가격이 판매 단위당 7달러 이상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격 급상승 현상은 431개 의약품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앞으로 연말까지 그 가격이 더욱 많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431개 품목 중 345개 품목은 11~15% 가격 상승을 보였고 32개 품목은 15%, 54개 품목은 무려 20%라는 높은 가격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파나마공정거래위원회(CLICAC)는 이 같은 현상이 앞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급작스런 약품 가격 상승 추세는 지난 7월 22일 의약품 가격을 완전히 공급과 수요의 시장기능에 맡겨 놓은 후 나타난 현상으로 의약품 판매업계는 쾌재를 부르고 있다.

특히 수입 의약품에서 이러한 가격 상승 추세가 현저하게 나타나 431개 품목 중 파나마 국내생산 의약품은 18개에 지나지 않는다.

가장 가격 상승폭이 큰 제품은 베링거인겔하임 27개 품목, 얀센 53개 품목, 쉐링푸라우 25개 품목 등이다.

의약품 가격 결정을 완전히 자유화함으로써 더 이상 의약품 가격 결정시 파나마공정거래위원회에 승인을 신청하지 않아도 되며 사후 가격인상 사실을 통보만 해 주면 되는 시스템으로 변경되었으므로 약품 유통업계에 매우 유리하게 됐다.

한국에서 물파스, 임신진단시약 등을 수입하는 Drogueria Saro사의 Mr. Daniel Lee는 종전에는 약품을 등록한 후 시장에 판매할 때 그 가격에 대해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있었으나 이제는 그것이 불필요하게 되었으므로 앞으로 약품 유통이 수월해지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유통업체는 오히려 앞으로 의약품 가격이 계속 올라감으로써 소비자효용도 줄어들고 유통업계의 매출도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의약품 가격은 현지 유통업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미국 등 해외에 있는 본사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현지 시장상황에 탄력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파나마의 약품시장은 인구 300만의 작은 규모로 민간 병원, 약국, 슈퍼마켓 등을 위주로 해서 이루어진 민간시장과 정부 공공 의료보험, 보건부, 국영병원 등의 입찰구매로 이루어지는 공공시장으로 나뉘어진다.

이 시장은 시장성이 좋은 반면 판매하기까지의 복잡한 약품 등록절차, 높은 비용 등으로 말미암아 진출하기에 매우 어려운 시장이다.

약품을 새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6개월~1년의 기간을 두고 기다려야 하며 그만큼 그에 소요되는 수수료, 비용 등이 높다.

파나마는 약품 수요량의 95%를 수입에 의존하며 전체 약품 수요량의 70~80%는 국가가 운영하는 국영의료보험에서 부담하며 나머지 20~30%가 민간 의약품 시장에서의 판매이다.

민간 의약품시장의 경우 독일, 미국, 스위스 등 선진국 유명 다국적업체의 제품이 아니면 기존의 유통망에 진출하기가 매우 어렵고 이들 다국적기업이 쳐놓은 그물을 헤치고 들어가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들 다국적기업 이외에도 엘살바도르,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등 중미, 멕시코, 콜롬비아, 칠레 등지의 제약업체들이 운임, 가격경쟁력 및 언어 면에서의 수월성을 바탕으로 파나마 시장에 대거 진출해 있기 때문에 현지 유통업체와의 협력 하에 의약품 등록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더욱이 민간시장에서는 비싸더라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다국적 제약회사 제품을 압도적으로 선호하고 공공시장에서는 최저가 인도 의약품을 좋아하므로 우리나라와 같은 同種 의약품(generic)에 대한 인식이 일반화돼 있지 못하다.

반면 공공시장의 경우에는 상표가 전혀 중요하지 않고 100% 가격 위주의 시장으로 인도 약품이 70%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알로퓨리놀 한 상자에 5달러 수준으로 수입할 정도로 공짜에 가까운 저가격을 요구하고 있다.

인도 업체 중에서 공공시장에서 가장 잘 알려진 업체는 SIPLA라는 업체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에 가격을 맞추어야 하고 짧은 납기를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민간시장은 공공시장과 완전히 달라 상표의 이미지가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당연히 Bayer, Pfizer, Lily, Glaxo 등 유명 제품이 직접 수입되며 이들 다국적기업은 평소 다수의 세미나, 설명회, 시연회, 샘플 무료 증정, 간행물 발간, 인터넷 광고 , 판매원 방문, 병원 의사 대상 프로모션, 신문광고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직접 다가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모든 직간접 비용이 약품 가격에 반영되어 민간 약품시장에서는 가격이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높은 수준에도 불구하고 주요 소비처인 민간 고급병원, 약국 등을 대상으로 활발한 판매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들 다국적기업 제품은 수입상이나 유통업체를 통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직접 수입된다.

파나마무역관 박강욱 사무관은 "아직 한국산 의약품은 파나마 시장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며 "일부 인삼제품이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시장진출이 별로 활발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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