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국 한의학정책연구원장

한의학정책연구원이 존재감이 미비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활동 발판 마련에 나섰다. 그 중심에는 지난 17일 취임한 조재국 신임 원장(사진)이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던 그가 대한한의사협회 한의학정책연구원장직을 맡자 혹자들은 파격적인 이동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금만 살펴보면 조재국 원장과 한의학계 인연은 매우 깊다. 그는 1996년부터 한의학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그 이전에도 각종 위원회에서 한방 쪽 연구에 참여를 해 왔다.

특히 지난해 4월부터 한방의료이용형태 및 한약 이용실태 연구 책임을 맡으면서 한의학에 대한 조재국 원장의 관심은 더욱 커지게 됐다.

조 원장은 "4억 5,000만원 예산 규모의 대규모 연구를 진행하면서 한의약계를 한번 쭉 둘러보게 됐는데 한의원 뿐만 아니라 한의계가 전반적으로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국민들의 신뢰가 점점 떨어지는 한의학계에 뭔가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보건복지부의 한방관련 관리들과도 회의를 자주 했고 한의약계가 뭔가 한발짝 나아가려면 계기가 마련되는게 좋겠다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찰나에 연구원장 직을 제의받게 됐다고 결국 이자리에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재국 원장은 오랜기간 동안 공석이었던 한의학정책연구원장 직을 외부 인사가 맡게 됐다는 점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 솔직히 털어놨다.

조 원장은 "의사회, 약사회, 병원협회 등 간호협회를 제외한 보건의료인 단체에는 모두 연구원이 있는데 외부 전문가가 원장에 선임된 것은 한의협이 아마도 처음으로 어깨가 무겁다"며 "하지만 내가 외부에서 쌓아놓은 네트워크가 한의계 발전쪽에도 도움이 될 수 있고, 미력하게나마 연구나 집행부쪽에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취임한 지 이제 3주 차인 조재국 원장. 그는 철저히 대한한의사협회 회원들을 위해 일하는 연구원 역할을 약속했다.

조재국 원장은 "어려운 한의원, 한의사들의 회비로 연구원이 운영되기 때문에 회원들에게 작은 것이나마 실질적인 차원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연구원의 본질적인 업무는 논리적인 근거를 창출해 협회의 정책에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그것이 회원들은 물론 국민들한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젊은 한의사들에 대한 배려를 강조했다.

조 원장은 "젊은 한의사들은 선배들에 비해 금전적으로나 비금전적으로나 열악한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젊은 회원들에게 연구원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의과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을 위해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을 선발해 학생들에게 강의하고 학생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토론을 진행하는 등의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며 "한의과대 학생들의 정체성을 찾아주거나 미래에 대해 도움을 주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조재국 원장 머릿 속에는 단기ㆍ중기ㆍ장기적인 한의학정책연구원 계획이 넘쳐난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 실현을 위해 먼저 선행돼야 할 것들이 있다는 조 원장.

조재국 원장은 "해보고 싶어하는 것들은 많은데 사람이 부족하다"며 "일단 연구인력을 확충하는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하나는 조직개편"이라며 "정책연구팀, 동향분석팀, 정보통계팀을 만들어 기존에 나와있는 한의학, 한약에 대한 통계들을 DB형식으로 정리하고 이를 활용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한의사협회가 어떤 식으로 발전하면 좋은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해서 그에 대한 초안이 마련되면 워크샵이나 토론회 등을 진행할 것"이라며 "연구진이 구성되고 조직이 좀 다듬어지면 다른 단체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어떤 식으로 발전하는 게 좋은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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