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규 교수팀, 치료기간 짧고 피부조직 합성 빨라

당뇨병의 가장 무서운 합병증 중의 하나인 족부궤양에 섬유아세포를 배양해 상처부위에 이식하는 획기적인 치료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고대 구로병원 성형외과 한승규 교수팀은 2002년 4월부터 8월까지 냉동시키지 않고 배양 상태에 있는 섬유아세포를 당뇨성 족부궤양 환자 8명에게 이식 후 6∼18개월 추적관찰한 결과, 평균 3주안에 부작용 없이 100% 완치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 치료법은 젊은 사람의 진피 속에 있는 섬유아세포를 채취해 냉동상태가 아닌 자연그대로 배양, 100원짜리 동전 크기의 창상에 동종 이식해 세포의 생존을 촉진시키는 방법으로, 주사기를 통해 1회만 투입하면 족부궤양이 서서히 아물면서 상처가 없어지게 된다.

현재까지 당뇨성 족부궤양은 물론 창상치료는 성장인자 중 표피성장인자 및 혈소판 유래성장인자가 치료약제로 상품화돼 환자들에게 사용되고 있으나 이 약제는 성장인자가 불안정해 쉽게 손상될 수 있고, 보관 및 도포가 용이하도록 상품화하는 과정으로 인해 실제 상처에 공급할 경우 기능을 하는 성장인자의 비율이 떨어질 수 있다.

또, 한 가지 성장인자만을 투여하게 되므로 그 효과에 한계가 있고, 치료기간도 길며,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만성질환을 가진 당뇨 족부궤양 환자들에게는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돼 왔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상처치료에 효과적인 소아의 섬유아세포를 이용한 약제가 상용화 되어있지만 냉동보관상의 이유로 생존율, 성장인자분비, 기질합성 등 모든 면에서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새롭게 개발된 치료법은 냉동 보관되지 않은 생생한 섬유아세포를 상처치유 촉진 물질인 섬유소에 혼합해 궤양부위에 이식하기 때문에 다양한 성장인자가 결합해 피부조직의 합성이 빠르고, 세포의 자연사멸을 줄일 수 있으며, 치료기간도 3주로 기존의 치료법의 6∼17주에 비해 2∼6배 가량 단축된다.

이 치료법은 지난 10월 제 72차 미국성형외과학회에 소개됐고, 한 교수는 이를 응용한 창상치유 연구를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과제로 수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형외과 한승규 교수는 "당뇨병 환자들은 섬유아세포의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족부궤양 등의 창상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며, "또한 세포의 기능저하로 오랜기간이 지나도 창상이 치유되지 않은 채 2차 감염으로 진행됨으로써 창상부위를 절단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이 치료법은 냉동이 아닌 자연상태의 섬유아세포를 이용했기 때문에 피부 및 연부조직의 재생이 빠르게 형성된다"며, "앞으로 중환자실에 장기입원으로 욕창이 발생한 환자나 만성창상으로 시달리고 있는 환자들에게도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현재 국내에는 3만명 이상의 당뇨 환자들이 족부궤양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잘 치유되지 않고 치료방법도 확실치가 않다. 잘 치료되지 않는 이유는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섬유아세포의 기능저하, 만성 창상에서 나오는 조직액의 세포분열 저해 등이 주요 방해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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