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마케팅'으로 시장 점령 가속화

의약분업 이후 이제 의약품도 의사나 약사의 권유가 아닌 소비자의 선택이 중요시되고 있다. 브랜드 지명도가 높은 일반약은 물론 전문약까지도 환자들이 선택의 폭을 넓혀가고 있어 제약사들이 자사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펴고 있다.

특히 전문약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이 올해들어 매출 시장이 둔화하는 경향을 보이자 좀더 공격적인 마케팅 체제를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다국적사들은 대중광고를 할 수 없는 전문약의 경우 환자나 그 가족들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심어주기 위한 "이벤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최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는 엄마와 아들이 함께 춤을 추는 '쉘위댄스 페스티벌'이 열렸다. 총 20쌍이 참석한 이 행사의 주제는 '중년여성의 우울증 극복'.

모자가 댄스를 통해 삶의 활력을 되찾는다는 취지로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마련했다. GSK의 항우울증 치료제 두 종류가 여성참가자들의 머리 속에 각인됐다.


한국BMS제약은 스포츠를 질병과 조화한 시킨 이벤트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최근까지 국내 대학병원을 순회하면서 연예인 농구단 '베니카'와 친선 경기를 통해 불우 어린이 환자를 지원했다.

또 오는 10월부터는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과 함께 암환자들을 위한 미국 대륙 횡단 ‘희망의 사이클’ 행사를 열 계획이다.

이 횡단에는 암을 극복한 20명의 사이클 선수들도 동참할 예정이다.

BMS는 이러한 행사를 통해 탁솔, 하이드리아 등 브랜드는 물론 회사 이미지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비만 전문치료제 시장에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비만은 질병이다'라는 인식을 확산키 위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비만전문치료제 리덕틸을 판매하는 한국애보트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비만에 대한 올바른 인식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는데 비만이 단순한 미용상의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생활습관병 중 하나라는 점을 마케팅 메시지로 삼고 다음달부터 전국 600개 병·의원에 자사 로고 및 제품 브랜드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비만측정기를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병원을 방문한 환자 혹은 가족들이 자신의 비만도를 스스로 알아볼 수 있도록 해 놓겠다는 것이다.

'노출의 계절'을 맞아 한국로슈는 자사의 비만약 광고를 광고주나 상품명을 밝히지 않고 반라의 여성 사진과 함께 '비만은 질병이다'라는 광고판을 병원 대기실을 포함한 곳곳에 설치했다.

또 최근들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도 한국릴리와 GSK가 새로운 치료제 출시를 앞두고 불법유통되는 의약품 근절 홍보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미 화이자의 비아그라가 불법약으로 곤혹을 치른 전례를 인식하고 홍보성 마케팅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한국MSD, 한국쉐링, 바이엘 등 다국적사들이 온오프라인을 이용,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높여가고 있다.

반면 신약 출시로 임상적 효능을 앞세워 우수성을 부각시켜 시장확대를 하려는 시도는 이제 전통적 방식이 됐다.

다국적제약사들이 이같은 적극적인 공세를 펴고 있으나 국내 제약사들은 오히려 마케팅 비용을 줄여, 그 동안 쌓아온 시장우위마저 이들에게 하나씩 잠식을 당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다국적 제약사가 매출 성장을 계속하고 있지만 상반기 목표치에 10~20% 정도 못 미친 것으로 알고있다"며 "특정 제품 브랜드보다는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인지도 향상이 필요해 공격적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또 의약분업이 본격적으로 실행되기 전에는 소비자가 약국에서 원하는 의약품 브랜드를 찾곤 했는데 이때는 소비자의 제품 브랜드 인지도가 매출과 직결됐었지만 의사의 처방전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지금은 몇몇 일반의약품을 제외하고는 소비자의 브랜드 선택이 불가능해졌다고 풀이했다.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