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가슴을 연 대화로 상호존중...동반자 관계

국내 제약업체가 무분규 무쟁의로 성숙한 노사 문화를 이끌고 있어 주목된다. 노동계의 6월이 예사롭지 않다. 예년 같으면 노동계가 한창 쟁의조정 신청으로 몸살을 앓을 시기지만 올해는 산별교섭 요구로 단체협약이 늦어지면서 ‘하투’(夏鬪)를 예고하고 있다.

노동단체가 30일 대규모 집회를 갖는 것을 계기로 보건의료노조 산하 지방원료원지부도 쟁의신고를 해 대규모 파업이 예상된다.

반면 제약업체는 올초부터 진행돼온 임단투협상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노사모두 예전과는 달리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 한발씩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예전같으면 노측은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사측과 마찰도 불사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보다 성숙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임금협상에 나선 업체들 중 20여개업체가 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들의 노측 평균 인상 요구율은 14%였으나 타결율은 8.5%대로 한발씩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제약업계는 이같은 결과는 노사관계가 그 동안 적대 관계에서 미래를 함께 개척하는 파트너로 인정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노무현 댕통령이 유한양행 군포공장을 직접 방문, 신노사문화와 정책에 각별한 관심을 표명하고 노사 양측의 노력을 치하하기도 했다.

국내 제약사와는 달리 다국적제약사의 경우 일부 업체는 노사관계가 동반자가 아닌 적대 관계에 있다는 지적이다. 다국적사인 P사, R사의 경우 노사의 신뢰붕괴로 현재 갈등을 겪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제 노조가 더 이상 약자가 아니며 이제는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대결 위주에서 벗어나 노사협력이 기업의 경쟁력이자 자신의 삶을 지켜주는 원천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사측은 투명경영, 윤리경영과 비전 제시로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을 북돋우고 고용안정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약업체 한 CEO는 "기업은 공동운명체이다. 협력적인 노사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양측이 현실적으로 대등한 입장을 견지하는 원칙아래 신뢰구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인식이 기본바탕을 이루지 않고 노사가 서로 타도의 대상이거나 종속ㆍ우월 관계로 얽매여 있다면 신뢰구축은 물론 기업경영마저 투명해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제약업체의 신노사문화가 향후 쟁의나 분규없이 얼마나 지속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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