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원 매출의 저력…건전 술 문화 전도사

메디팜스투데이의 <이슈브랜드> 코너가 새롭게 변신합니다. 각 제약사별 대표 OTC 제품을 '의인화'하여 제품 탄생부터 현재에 이르는 다양한 이야기를 편안하고도 자연스럽게 인터뷰 하는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편집자주]


누가 그랬던가. 숙취 없는 음주는 진정한 음주가 아니라고. 아침 출근길에 이산화탄소와 적절히 배합된 소주의 도수를 그대로 방출해 대중교통 수단을 마비시킨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출근시간 촉박해 일어남에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팔과 다리를 원망한 사람이라면 아마도 말할 것이다. 나에겐 어제 컨디션이 필요했던 거라고.

이제 16년의 역사를 넘어 17년 동안 '숙취없는 내일'을 선물하는 술지기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할 때도 됐건만, 인사에 무신경한 우린 그를 '숙취해소제'란 대명사로 통칭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3년의 세월이 더하면 약관이 되는 CJ제일제당의 컨디션이 우리에게 묻는다. "나는 당신의 진정한 酒지기는 아니었던가요?"라고.

을씨년스런 날씨에 소주 생각나는 가을부터 매운탕이 그리워지는 겨울, 맥주보단 소주가 끌리는 봄을 지나는 계절에 서서 그의 질문에 답한다. "당신을 올해 매출 600억원이나 올릴 만큼 나에겐 필요한 존재였다"고.

다음은 소중한 우리의 술친구 컨디션 파워와의 일문일답.

올해 매출액 6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컨디션 파워
겨울 내 많이 바빴다고 들었다. 어떤 활동을 벌였나?

아시다시피 경쟁사들의 제품들이 판매고를 높이고 있다. 아무리 시장 선두주자라 해도 단골을 뺏기면 재기하기 힘들다. 오래된 지기들을 찾으며 자주 보자는 이야기를 전했다. 한 겨울인 12월부터 2월까지는 어린 후배들이 운집한 대학로 일대와 종로 등을 다니며 내가 그들에게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다녔다. 앞으로 함께 주사(酒事)를 쌓아야 하는데 일면식이라도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존경하는 선배들께는 일일이 찾아뵙지 못해 많이 죄송하다. 그러나 홈페이지를 통해 나를 만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나, 나를 경험한 이야기들을 올리면 직접 20개병들이 한 박스를 보내는 작업도 했다. 이번 만남을 통해 대인관계는 역시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

업계에서 선두라고 말하는데 얼마나 팔리고 있나?

자기자랑 같아서 쑥스럽지만 지난해 550억원을 조금 넘겼다. 올해는 600억원 정도를 예상하는데, 경기가 나빠지니 걱정이다. 경기 침체로 괴로워하는 분들께 위로 차원의 활동을 하고 있다.

경기가 나쁘면 매출이 줄지 않나? 매출을 높게 잡은 이유가 있나?

나를 찾는 사람들은 효능을 경험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파워'란 이름을 추가하기 전에는 '맛' '효능' 등 신세대 입맛과 구세대 요구를 동시에 수용하려 애썼다. 지금 컨디션 파워로 이름을 바꾸고 감칠맛을 높여 신구세대의 입맛을 동시에 잡았다.

여기에 글루타치온이라는 성분을 추가해 숙취와 독성물질 중화의 두 가지 숙제를 해결하고 있다. 글루타치온은 좀 생소한 이름이긴 한데, 간에서 생성되는 고분자 항산화효소라고 생각하면 된다.

글루타치온은 알코올성지방간과 만성간질환자의 간 해독작용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듯 싶다.

그리고 용량이 적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지난 2007년에는 기존 컨디션의 용량에 33% 증강해 지금이 모습으로 소비자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탄생 계기에 대해 듣고 싶다.

아~ 그 얘기를 안했다. 20년 전에는 우리나라에 숙취해소제가 없었다. 접대나 술자리가 많은 직장인들이 숙취해소를 하려면 아침일찍 해장국집을 찾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해장은 속은 풀리지만 숙취에는 그리 빠른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이런 점에 착안해 숙취해소제를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내가 나온 것이고.

처음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가격부터가 해장국 값보다 조금 비싸거나 같았으니까. 그러다 음료수 먹듯 간편히 해장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입소문을 타고 하나 둘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내가 매출액 100억원을 넘긴 게 출시 다음 해였나 그 다음 해였나? 가물가물하긴 한데 좀 팔리니까 후발 주자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지금도 유명한 그래미 여명808과는 편의점 같은 라인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후에 동아제약에서 모닝케어가 나왔고... 17년 사이 꽤 많은 숙취해소음료가 나왔다가 자취를 감췄는데 다들 오래가지 못하더라.

현재 시장점유율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걸 지키려면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요즘은 내가 뛰면 다른 음료는 날더라. 쌍끌이 외끌이 전용 숙취해소음료도 나오는 세상이다. 내 생각인데, 사실 숙취음료제가 이런 말을 하는 게 아이러니하지만 술은 적량을 마시는 게 최고다.

직장인들의 음주문화를 코믹하게 재연한 컨디션파워 CF는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TV광고를 봤더니 코믹하더라. 게임을 응용했던데?

아이디어 좋지 않나? 사람이 술을 마시면 힘이 딸린다. 쟁쟁한 후배들과의 술자리에서 선배들이 느끼는 고통을 CF로 만들어 봤다. 의외로 호응이 높았다.

후배들과 술자리가 무섭다는 선배들이 100% 공감하는 것 같아 다음 CF는 직장 동료와 술자리에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이어갈 생각이다.

자신을 끊임없이 찾아주는 고객분들께 전할 말이 있다면?

사랑해 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업계 선두주자이자 매출 1위의 제품으로 감히 말씀드리자면 편의점이나 슈퍼 같은데 가서 "숙취해소제 아무거나 달라"라는 말 안했으면 좋겠다.

어찌됐던 나를 고르셔서 감사한다. 그러나 나도 엄연히 네임 밸류가 있는 제품이다. '컨디션'이란 이름으로 불러 달라. 17년째 지키고 있는 이 나라의 숙취음료제 1위의 제품이라는 자부심은 끝까지 지키고 싶다. 17년 동안 당신들의 술지기를 많이 찾아달라는 말씀을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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