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여개의 세계적 신약 보유국 반열에 올라

LG생명과학의 신규 퀴놀론계 항균제 '팩티브'가 2003년 4월 연구착수 12년만에 美國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승인 획득에 성공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까다롭다는 美 FDA의 신약승인을 받음으로써 앞으로 미국은 물론 전세계를 대상으로 상품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는 1897년 국내에 근대적 의미의 제약사가 설립되고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한지 만 106년만의 쾌거이며,

FDA의 승인을 받은 신약을 개발한 국가가 전세계적으로도 10개국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제약산업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생명과학 (당시 LG화학)이 91년부터 연구개발에 착수한 '팩티브'는 개발 초기에 이미 국제학회 등을 통해 뛰어난 약효가 알려지면서 97년 SB社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전세계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갔으며 이후 세계 제약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항생제 관련 학회인 ICAAC(국제 항생물질 및 화학요법학회,Interscience Conference on Antimicrobial Agents & Chemotherapy)에서 2000년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팩티브는 1일1회씩 5일만 복용해도 현재 호흡기 감염에 널리 쓰이는 美 Abbott社의 클래리스로마이신을 1일2회씩 7일 복용한 것과 유사한 약효를 보이는 데다 재발병률도 낮은 우수한 항생제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시험관 내에서 기존 항생제 내성을 보이는 균주에도 수십배의 우수한 약효를 보임으로써 국내에서 70~80%에 이르는 주요 호흡기 감염균인 폐렴구균의 내성에 100% 가까운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LG생명과학에 따르면 팩티브는 매출에 대한 로열티와 원료 독점공급을 통해 년간 800억원 규모의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 줄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세계적 신약을 개발하는 데는 보통 10~15년의 기간과 천문학적인 금액의 투자가 필요하다.

이렇게 투자하더라도 성공할 확률은 1만분의 1 정도라니 그 어려움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LG생명과학 역시 팩티브를 세계적 신약으로 탄생시키기까지 수많은 난관을 거쳐야 했다.

연구 시작 2년만에 연구팀 리더의 암으로 인한 갑작스런 사망, 동물실험 실패, 이에 따라 연구가 여러 차례 중단되는 등 수많은 시련을 겪은 것이다.

하지만 연구원들이 개인시간을 내서 남몰래 연구하는 등의 노력으로 경영진을 감동시킨 끝에 연구를 재개, 결국은 세계적 신약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또한 1999년 전략적 제휴사를 통한 미 FDA 신약승인 신청이 이듬해 승인 유보 판정을 받고, 2002년에는 전략적 제휴사인 GSK사가 공동개발을 포기함에 따라 독자적으로 미국 FDA 신약승인 재신청을 추진하는 등 수많은 난관을 거쳤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함으로써, 이번 LG생명과학의 쾌거는 한국 생명과학 산업계의 나아가야할 방향을 보여주는 좋은 지표가 되고 있다.

현재 국내 생명과학 산업의 수준이 반도체, 철강, 자동차 등 전통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분야에 비해 매우 취약한 실정이지만, 이중 가능성이 있는 분야를 선택, 집중적인 투자를 한다면 특화된 분야에서는 선진국 수준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국내외 경제가 어렵고 기업들의 집중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쉽지 않은 분위기에서 금번 LG생명과학의 세계적 신약 탄생 성과를 계기로 국내 제약산업 , 나아가 국내 산업 전체에 제2, 제3의 팩티브와 같은 세계 일류제품이 탄생해 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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