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단풍철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산등성은 붉게 물들고 사람들의 발길은 산으로 향한다. 설악산에서 시작된 단풍이 북한산, 내장산으로 남하하면서 본격적인 가을철 산행이 시작되었다.

수많은 발 빠른 등산객들은 그 동안의 궂은 날씨를 만회하려는 듯 이미 가을산을 오고 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국립공원 입장료가 없어진 이후 방문객이 눈에 띄게 증가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40%나 증가했다고 한다.

등산객의 발길이 몰리면서 안전사고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 3년(04~06) 간 발생한 산악사고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9~11월에 발생했고, 이중 반 이상이 주말에 집중됐다.

우리들병원 손형권 신경외과장은 "이맘때면 산행 중 허리 부상을 입거나 무리를 하여 통증이 심해져 오는 환자들이 많다. 산악사고는 날씨 등 자연적인 요인보다는 부주의 및 판단 미숙의 경우가 많아 안전한 산행을 위한 보다 철저한 준비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산행 전

가을철 산행 계획은 해가 일찍 지고 일교차가 크다는 계절적 특성에 유념해 세워야 한다. 일찍 산행을 시작하되, 적어도 하루 전에는 기상 상태와 일몰 시간 등을 확인해 어둡기 전에 하산한다. 또한 탈수의 위험이 있으니 식수를 충분히 준비한다. 산이 깊으면 낙엽이 쌓여 등산로가 가릴 수 있기 때문에 길을 잃지 않도록 등산 전에 지도 등을 통해 산세를 확인해 둔다.

특히 특정 질환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건강 상태를 미리 점검해 보아야 한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출발 전 혈압을 확인해야 하는데 수축기 혈압이 175mmHg, 이완기 혈압이 110mmHg 이상인 경우는 피한다. 당뇨병 또한 합병증이 있거나 혈당 200mg/dl 이상, 공복과 식후엔 피하는 것이 좋다.

적당한 등반 운동은 걷기와 더불어 허리 건강에 좋다. 평소 허리 및 관절에 통증이 있거나 허리 수술의 경험이 있는 사람도 경과에 따라 권장된다.

등산은 몸의 무게와 중력이 척추와 관절에 걸리는 운동으로 척추뼈 밀도를 증가시키고 허벅지와 관절 근육을 강화시켜 주는 좋은 운동이다. 단,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운동의 강도를 조절하고 예기치 못한 몸의 변화에 대비해 응급처치법을 숙지토록 해야 한다.

출발 전 15분 이상 목, 허리, 무릎, 발목 부위 준비운동을 꼼꼼히 해 경직된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키고 혈액순환이 좋아지도록 한다.

산행 중

등반 도중 생기는 통증은 가벼이 넘겨서는 안 된다. 특히 허리 근육이 경직돼서 발생한 통증에 주의한다. 등반 시 굳어있던 근육과 인대가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충격으로 찢어지기도 하고, 척추뼈와 관절, 디스크에 생긴 손상을 보호하기 위해 근육이 단단히 굳기도 한다. 또한 이미 약해진 섬유테 사이로 디스크가 탈출돼 보행 장애, 앉기의 어려움, 허리와 다리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산행 도중 갑자기 허리 통증이 생기면 이완 운동을 해 주는 것이 좋다. 한쪽 발을 바위 등에 올려놓고 서서 골반을 앞으로 당기기를 시도하거나, 20여분 휴식을 취하면서 깊고 규칙적인 호흡을 통해 혈액 순환을 좋게 하고 근육을 이완시키도록 한다. 또한 급성 요통에는 온찜질보다 냉찜질이 적합하다. 갑자기 허리의 인대나 근육이 손상을 입어 염증으로 인해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냉찜질을 하면

가을철 산행에서는 주의할 것들이 많다. 산 아래와 꼭대기의 기온차가 심하기 때문에 저체온증에 대비하고 긴 동면을 준비하고 있는 뱀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독사에 물렸을 땐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바로 누워 독이 빨리 퍼지지 않도록 하고 상처 부위를 째 독소를 빨아낸 다음 심장 가까운 곳을 가볍게 묶는다. 야생 버섯이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도 많다. 국내에 알려진 야생버섯 1500여종 중 먹을 수 있

산행 후

산행을 마치고 나면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해 신체 리듬을 회복하도록 한다. 피로와 통증을 없애는 방법으로는 냉온탕 요법이 좋다. 먼저 뜨거운 물 속에서 3분 여간 몸을 충분히 데웠다가 찬물에서 짧게 몸을 담갔다 다시 뜨거운 물로 돌아가는 행위를 반복한다. 냉·온수가 교대되면 혈관의 능동적 수축과 이완을 유도해 혈류가 증가하고 교감·부교감 신경이 균형 있게 자극을 받는다. 물 속에서 벽에 등을기댄 채 다리를 움직이거나 부동력을 이용해 걷기 등 가벼운 운동을 해도 좋다.

산행 중 생긴 통증이 지속될 때는 마사지를 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발이나 발목이 아프면 종아리나 정강이 부분을 마사지하고 눌렀다가 풀어주듯이 통증 부위에 직접 하는 것 보다는 그 위의 근육에 하는 것이 좋다. 관절을 아프게 하는 것은 그 관절로 가는 근육이 굳어져 있기 때문이다.

[도움말 = 우리들병원 손형권 신경외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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