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개량신약의 가치 인정 여부를 놓고 제약업계가 시끄럽다. 최근 건강보험공단이 J사의 개량신약에 대한 약가협상을 벌이면서 불기 시작한 이번 논란은 좀처럼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 제약업계는 제네릭과 개량신약을 양대 축으로 성장해왔다. 최근 한·미 FTA로 인해 더 이상 제네릭에 기댈 수 없는 상황에서 직면한 제약업계가 향후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것은 개량신약.

개량신약을 성장동력으로 삼았다고는 하나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우선 개량신약의 개념 정립이다. 단순히 염을 변경해서는 더 이상 개량신약으로 인정받기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단순히 염만을 변경한 제품들은 다국적제약사의 신약개발에 무임승차한 것이라고 볼수 있다. 신약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하며 힘든 것이 새로운 후보물질을 찾아 약물로서의 효능과 효과를 검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제네릭보다는 제약사의 투자가 더 많이 들어가고 연구개발도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가장 중요한 것을 다국적 제약사가 이미 해놓은 상황이기에 무임승차가 아니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이제는 단순한 염 변경에 의존한 개량신약 개발이 아니라 새로운 제형 등의 개발을 통해 효능이나 효과는 아니더라도 복용의 편리성 등을 개선했다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개량신약이라도 해도 충분한 임상시험을 통해 약의 효능·효과에 대한 검증과 함께 오리지널 제품보다 개선된 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건강보험재정이 열악한 실정을 감안할 때 개량신약이라는 이유만으로 높은 약가를 받기는 더 이상 힘들다. 제약사 스스로가 높은 약가를 받을 수 있는 정당성을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스스로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정부의 선심성 지원을 통해 개량신약이라는 이유만으로 높은 약가를 받기는 힘들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단순 제네릭과 아무런 차별성을 가질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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