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예민할 사춘기에 얼룩덜룩한 피부 때문에 ‘바둑이’란 놀림을 받아왔던 회사원 강선화(29세)씨. 탈색했냐, 염색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둥 친구들의 짓궂은 놀림에도 꿋꿋했던 그에게 요즘 한 가지 깊은 고민이 생겼다. 노출이 되는 목이나 얼굴 등은 그 동안 화장으로 커버하고 다녔지만, 몇 달 후면 신부가 될 그에게 하얗게 얼룩진 피부는 화장만으로 커버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춘기 때부터 발과 목, 얼굴을 중심으로 원형의 하얀 반점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작은 반점들이 점점 더 커져 넓은 얼룩이 생겼다는 강씨. 강씨는 피부의 멜라닌 세포가 파괴되어 나타나는 백반증의 앓고 있다. 오랫동안 백반증을 앓아왔지만, 얼룩덜룩해서 놀림을 받는 거 외에 특별히 아프다거나 가려운 증상들이 없어서 속앓이만 해왔던 그의 고민을 해결해줄 근본적인 대안은 없는 것일까?

피부전문 하늘마음한의원 원영호 원장은 “백반증의 경우 다른 피부질환과 비교해 생활의 불편함은 덜하나 개인이 느끼는 심리적 고통은 어떤 피부질환보다도 더 심각하다”며, “그대로 방치할 경우 탈색 범위가 넓어지고 대인기피증까지 생길 수 있으므로 가려서 해결하려고 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치료할 것”을 제안했다.

백반증의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몸 속 면역 체계의 이상으로 인해 피부에 색소 세포가 파괴되어 하얗게 탈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10~40대 사이에 폭넓게 나타나며 인구의 1%정도, 국내에는 약 40만 명 가량의 백반증 환자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별히 건강상에 이상은 없으나 하얗게 탈색된 피부가 햇빛에 약해서 오랫동안 햇빛을 쪼이면 쉽게 빨갛게 익고 때로 물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백반증 환자들은 대부분 긴팔 옷을 입거나 햇볕에 노출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백반증은 피부가 흰 백인들에게서는 눈에 잘 띄지 않는 편이지만, 피부색이 어두울수록 심하게 눈에 띄며, 여름철 햇볕에 그을리면 더 뚜렷해지는 경향이 있다. 심할 경우에는 거의 전신에 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

얼굴이나 목 주변의 백반증은 비교적 치료가 잘 돼

일반적으로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피부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한의학에서는 다양한 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백반증을 치료하고 있다. 한의학적 치료는 체내에 축적된 독성물질을 배출시키고 면역력을 강화시키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부족한 수(水)의 기운인 精血(정혈)을 보함으로써 면역을 바로잡아주고 멜라닌 세포 손상의 원인인 火邪(화사)를 제거하는 약물치료, 멜라닌세포를 재생시키는 자외선치료, 부조화된 체내 기혈의 흐름을 조절하는 침치료, 멜라닌세포활성화를 돕는 한방외치치료 등이 체계적·과학적·단계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손, 발, 두피, 성기, 관절 주위의 백반증은 치료가 어려운 편이나 얼굴, 눈 주위, 목, 몸통, 최근에 생겼거나 발생 부위가 좁은 경우에는 치료가 잘되는 경우에 속한다.

원영호 원장은 “백반증은 탈색소성 모반, 빈혈성 모반, 백색 비강진, 특발성 점상 저색소증 등과 구분이 필요하므로 평소 피부에 전에 없던 하얀 반점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내원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한다.

자외선 노출에 주의, 적절한 운동과 휴식 중요

한편 백반증이 나타난 피부는 자외선에 의해서도 쉽게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자외선에의 노출에 주의해야 한다. 육체적 정신적 피로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경우에도 백반증은 발생할 수 있으며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두통, 항강증, 불면, 가슴 답답, 심장 두근거림 등 스트레스 증상이 나타난다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극적이며 긍정적인 삶의 자세, 적절한 운동과 휴

또한 기존 백반증 환자일 경우 수술부위, 상처부위, 브레지어나 혁대 등 압박받는 부위에 백반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피부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평소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하고 목욕은 간단히 자주하며, 땀에 젖은 옷은 즉시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도록 한다.

[도움말=하늘마음한의원 원영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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