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년 역사의 최초 의사병원장, 김형민 신임 원장

"재단은 비록 변하지만, 사랑과 의료봉사를 나누고자 설립된 성가소비녀회의 목적은 계속 이어나갈 것입니다."

가톨릭대 성가병원 제12대 김형민 원장(정형외과·사진)이 20일 공식 취임했다. 성가병원 재단이 성가소비녀회에서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으로 양도됨과 동시, 개원 49년 이래 처음으로 의사 원장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성모(여의도), 강남성모, 의정부성모에 이어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식구가 하나 더 늘어나면서 4개 직할병원을 갖게된 가톨릭학원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 성가병원과 신임 원장의 향후 활약을 격려했다.

사실 성가소비녀회가 갑작스럽게 양도 계획을 밝히면서 병원 전체는 술렁였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새로운 체제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공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원장은 이를 토대로 성가병원이 더욱 발전해 나가는 기회라는 기대감에 차있다.가톨릭중앙의료원 직할병원으로 제 역할 다할 터

성가소비녀회는 병고에 시달리는 환우들에게 사랑과 의료봉사를 나누고자 1958년 성가병원을 설립했으며, 현재 590개 병상을 보유한 가톨릭의대 부속병원으로 성장시킴으로써 의료봉사를 통한 예수 그리스도 정신을 전하는데 큰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런 성가소비녀회가 가톨릭학원에 부동산 및 운영권을 무상 증여하겠다고 밝힌 이유에 대해 김형민 원장은 몇가지 이유를 들었다.

"복음과 설립카리스마와 영성에 따른 본연의 수도생활에 충실하는 한편, 가톨릭학원으로 하여금 가톨릭정신에 따른 병원운영을 구연함으로 설립 취지가 상실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직원의 복지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게 하기 위해 양도하게 된 것도 있구요."

그러나 김 원장은 성가소비녀회에서 가톨릭재단에 2010년까지 무상임대한 상태였던 터라 형식적으로 학교기관에서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커다란 변화는 없다고 단언했다.

"단지 실질적으로 가톨릭중앙의료원 직할기관이 됨으로써 가톨릭의과대학과 병원의 발전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입니다."

명실상부한 부천 지역병원으로 자리매김중

김 원장은 성가병원이 현재 유동비율 260%에 달하는 재무상태가 매우 안정적인 상태라고 자신있게 소개했다.

590병상중 550병상을 가동중에 있는데다 일 평균 입원환자 500여명·연 18만8000여명, 일평균 외래환자 2000여명·연 26만여명의 뒤지지 않는 진료실적을 가지고 있어 명실상부한 부천 지역병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가병원은 직원간 신뢰를 바탕으로 응집력이 대단합니다.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2005년 의료기관평가에서 전국 2위를 거둔 것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직원들 노력의 결과입니다."

김 원장은 그러면서 앞으로 평가만을 위한 노력이 아닌 진정 성가병원만의 색깔을 가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무조건적으로 규모가 큰 다른 병원과의 비교가 아닌, 우리 자신을 믿고 행동해 갈 것입니다. 그렇다고 앞만 보고 가는 우를 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설립목적을 계승해 나가면서 지칠줄 모르는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인간중심·환자중심 병원으로 거듭나겠다

김 원장은 1974년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한 정통 가톨릭대 출신이다.

대한미세수술학회 회장, 대한 정형외과학회 경기지회 이사장을 역임하고 지난 2003년부터는 성가병원 의무원장을 맡고 있는 김 원장은 향후 성가병원 운영에 있어서도 자신을 표했다.

"전임병원장을 모시고 병원운영에 깊이 참여했었기 때문에 이번에 수녀병원장에서 의사 병원장으로 이행되는 과정에 무리가 덜할 것으로 생각되어 선임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으로 가톨릭중앙의료원 직할병원으로서 병원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그에 걸맞는 병원의 체질변경에 역점을 둘 것입니다."

김 원장은 성가병원이 인간중심과 환자중심 병원으로 거듭나겠다고 설파했다.

"직원 가치가 훼손돼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비싼 장비와 새건물로 무장된 병원이 아닌 개개인의 가치가 상승할수 있는 인간 중심의 병원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또한 환자의 질병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는 의료계의 현실 속에서 환자 중심의 병원 환경을 만들기 위해 능동적인 대처를 해나갈 것입니다."

김 원장의 자신있는 한마디 한마디는 재단의 변화와 함께 가졌던 약간의 우려가 단지 기우(杞憂)였다고 느끼기에 충분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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