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휴가 여행을 다녀오거나 여름캠프를 보낸 후에는 몇가지 챙겨야 할 사항들이 있다. 어른에 비해 활동량이 많고 모험심이 강한 반면, 자연에는 익숙하지 않아 각종 피부염에 걸리기가 쉽다. 초기에 발견하여 쉽게 치료할 수 있는 것도 아이들이 숨기거나 대수롭지 않게 방치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면 치료가 길어지고 힘들어질 수도 있다. 아이들과 밀접한 대표적인 피부질환은 아래와 같다.

접촉성 피부염

여름에는 노출부위가 많아져 곤충에 물리거나 꽃가루, 나방가루 등에 접촉돼 생기는 접촉성 피부염이 특히 많이 생긴다. 이런 것에 오염되면 산행 중이나 산행 후 팔목, 겨드랑이, 무릎 뒤 등 노출부위가 빨갛게 부풀어오르곤 한다.

풀에 스쳐 가려울 때, 혹은 벌레에 물리거나 나방가루가 묻어 가려울 때가 접촉성 피부염의 초기다. 나방 중에서 인체에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키는 독나방은 노랑나방이다. 노랑나방의 날개 밑에 붙어 있는 가루나 애벌레의 독침이 사람의 피부에 닿으면 살갗 속에 박혀 염증을 일으킨다.

주요 증상은 가려움증이 먼저 나타나고 곧이어 붉은 반점이 생기며 눈에 결막염이나 목의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가려우면 대개 자기도 모르게 긁게 되지만 절대로 긁거나 문질러서는 안된다.

접촉성 피부염은 치료보다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산중에서 갑자기 가려울 때는 우선 시원한 물로 그 부위를 부드럽게 씻어내는 것이 첫째 요령이다. 그러고 나면 대개 가려움증이나 통증이 반감된다. 그러나 가능한 초기에 한 번을 제외하곤 물이나 비누로 자주 씻지 말아야 한다. 대신 스테로이드 크림이나 로션을 하루 2-3회 발라준다.

가려움증이 심할 때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야 하나 이 경우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해충에 물려 전신적인 쇼크나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때는 병원에 입원,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

농가진(감염성 질환)

여름방학이 끝날 때쯤 되면 "우리 아이가 시골에 갔다 오기만 하면 벌레에 물려 퉁퉁 붓고 곪아서 돌아오니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는 엄마들의 질문을 곧잘 받는다. 엄마 손에 끌려 병원에 오는 이런 아이들을 진찰해 보면 대부분 농가진에 걸려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농가진은 벌레에 물렸거나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는 아이가 환부를 긁어 생긴 상처에 포도상구균이나 연쇄상구균이 침투해 생기는 피부병이다. 3~13세의 어린이에게 흔한 이 피부병은 5~10㎜의 맑거나 노란색의 물집이 생기며 빨갛게 번진다.

특히 물집 주위가 몹시 가려워 조금만 긁어도 터지면서 진물이 나다가 딱지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이 농가진은 전염성이 무척 강해 단 하루만에 쌀알만한 반점이 메추리알 크기로 변해 몸 전체로 퍼지곤 한다. 손으로 만지는 곳은 어디든지 감염되기 때문에 개구쟁이가 가려움을 참지 못하고 환부를 건드렸다가 쉽게 진물이나 화농을 묻혀 또래 친구와 형제들에게 옮겨줄 수도 있다.

따라서 농가진이 번지지 않게 하려면 자녀의 손과 손톱을 깨끗이 하고 피부를 긁지 못하게 손에 붕대를 감아두거나 옷, 수건, 침구를 소독하는 등 엄마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농가진에 걸린 아이들 가운데는 급성신장염 등의 후유증으로 부모의 애간장을 태우는 경우도 있어 일단 이 병이 넓게 퍼졌을 때는 방심하지 말고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그러나 몸을 청결히 하고 깨끗이 소독한 후 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하면 농가진은 손쉽게 치료할 수 있다.

완선(감염성 피부염)

사타구니에 홍반(紅斑)과 몹시 가려운 증상이 생기면 성병에라도 걸린 줄 알고 몹시 고민한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는 부모에게 말도 못하고 몰래 연고를 사다 바르다가 오히려 덧나 고통이 더욱 커지는 경우도 있다. 남자들은 사타구니에 이런 병이 생기면 만성습진으로 생각하고 수개월 혹은 수년씩 습진약만 바르다가 지쳐서 병원에 오는 수가 많다. 이 병은 습진이 아니고 성병은 더욱 아닌 곰팡이가 감

곰팡이는 통풍이 잘 안되고 눅눅하며 온도가 높은 곳을 좋아한다. 사타구니는 병원성 곰팡이가 가장 살기 좋은 곳이며 이곳에 일단 병변을 일으키면 이런 환경 때문에 좀처럼 낫지 않는다. 구두나 운동화속에 갇혀있는 발도 마찬가지다. 땀과 체액으로 축축한 발에 생기면 무좀이라고 금방 아는 사람도 사타구니에 생기면 습진으로 오해한다. 머리에 생기면 두부백선, 몸표면에 생기면 체부백선(도장 부스

일반 습진에 쓰이는 스테로이드제가 든 연고를 바르면 낫기는 커녕 더욱 악화되면서 번져나가기 일쑤다. 그리고 맞는 약을 썼다해도 증상이 호전되면 금방 약을 쓰지않아 재발, 재감염으로 고생한다. 증세가 호전되더라도 4~6주 정도의 충분한 시간을 갖고 약을 복용하고 발라야 한다. 당뇨병이 있거나 뚱뚱한 사람은 이 질환에 잘 걸리고 재발도 잘된다.

몹시 가렵고 괴로운 이 증상이 생기면 절대 아무 연고나 발라서는 안된다. 그리고 깨끗이 한답시고 자주 씻기는 하는데 씻고 난후 물기를 잘 닦지 않아도 악화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가능하면 통풍이 잘 되도록 하고 뽀송뽀송하게 건조시켜 곰팡이가 잘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지 않는 것이 좋다. 다른 병으로 부신피질 호르몬제를 장기 복용하는 사람도 일단 약을 끊고 치료를 해야 빨리 낫는다. 무엇보

[도움말 :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 피부과 이주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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