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약 이상목 마케팅본부장


“사실, 중소제약사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살아남는다는 자체가 어쩌면 기적같은 일이 될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지금은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8일 한국신약(충남 논산시) 마케팅본부장으로 첫 출근한 이상목 상무의 각오는 비장했다.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정우약품(현 정우제약)을 살려보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지만, ‘약을 모르는’ 새 경영진에게서 느낀 것은 ‘희망이 절벽’이라는 허탈감뿐이었다.

정우약품에서 영업본부장으로 있을 당시, 그는 한방약을 주로 취급하는 회사의 사세를 확장하기 위해 누구보다 온몸으로 현장을 누볐다.

의약분업 이후 처방약이 강세를 보이면서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 약국용 한방제품들은 갈수록 기력을 잃고 있었던 터였다.

회사는 시간이 갈수록 경영난이 심화됐고 휴일까지 반납한 채 현장영업을 진두지휘했던 그의 땀은 한줌의 보람도 없이 날아가 버렸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올들어 정우약품의 경영권을 인수한 사람은 제약전문가가 아니었다.

주변에서는 기업사냥꾼들이 회사를 집어삼킨 것이라며 물리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털고 나오라는 우려가 잇따랐다.

그래도 ‘한방의 과학화’를 기치로 내걸었던 정우약품을 버리고 싶지 않았다.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찾아보고 싶었던 까닭이다.

그러나 한방의 과학화는커녕, 경영상황은 갈수록 꼬여만 갔다. 장기간의 체불임금을 한푼이라도 해결해보자고 사옥 앞 시위까지 벌이는 근로자들을 볼 때는 경영진의 한 사람으로서 미안한 마음도 적지 않았다.

이 상무는 2003년에 맺은 정우약품과의 인연을 그렇게 접었지만, "새로 출범한 정우제약이 잘 됐으면 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시장이 어려워도 중소제약사에 주어지는 기회는 있기 마련입니다. 정우약품에서 그랬던 것처럼 한국신약에서 더 많은 땀을 흘려야지요.

일반약 위주의 제품 라인은 전문약 위주로 바꾸고 연구개발분야에 대한 투자도 부지런히 늘려서 글로벌체질을 갖추어야죠. (회사) 이름만 신약이 아닌 진짜 신약을 한국신약이 만들어 갈 겁니다."

이 상무는 논산의 작은 제약사에서 새로운 희망을 써갈 것이라고 했다.

[이상묵 상무 이력]
1956년 대전 태생
충남대 및 서강대 경영대학원 졸업
1982년 중외제약 입사
2003년 정우약품 입사
2006년 7월 현재 한국신약 마케팅본부장(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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