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은 여름철에 아주 흔하게 생기는 질병이어서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병이다.

최근 대규모 학교급식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오원섭 교수의 도움말로 식중독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식으로 알아본다.

Q1. 상한 음식을 먹고 생기는 병인 식중독. 식중독을 일으키면 복통, 설사, 구토가 발생합니다. 왜 인체가 이런 증상으로 대응하는지 자세한 설명 부탁합니다. 다른 증상도 많을텐데요.

A1. 식중독 증상은 설사, 복통보다는 구토가 심하고 두통, 어지러움 등 전신증상이 많이 생긴다. 독소가 위를 자극하고 흡수되어 전신증상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구토, 설사는 자극받은 소화기관의 자연스러운 방어반응이다. 구토는 위에 들어온 독소를 인체밖으로 내보내기 위한 반응이며 설사는 과도하게 자극받은 소장이 자극물을 씻어내는 과정이다.

이같은 작용은 식중독은 물론 약물이나 세균감염 등 여러 자극에 대해 몸 자체가 스스로 방어하는 기전이므로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하지만 않다면 굳이 억제할 필요는 없다.

Q2. 영상 30도를 기준으로 세균의 번식속도는 얼마쯤 되나요. 봄·가을에는 번식속도가 얼마쯤 되는지 비교할 수 있나요.

A2. 각 세균마다 번식속도에는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 35~6도 내외에서 가장 빠른 번식속도를 보인다. 하지만 주변 환경 등 여러 변수가 많아 정확한 수치로 표현하기는 어려우며 봄·가을 등 20도 이하에 비해서는 여름철 증식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는 정도로만 설명할 수 있다.

Q3. 영양가 있는 국이나 찌개를 끓여서 냉장고에 넣지않고 보관하면 몇시간 쯤 가나요. 냉장고에 보관하면 얼마쯤 가나요.

A3. 먼저 탕이나 찌개류 같은 복합 음식물에 대한 임상 연구가 없는 편이어서 정확한 지수로 표현하기는 곤란하다는 점을 먼저 밝혀야겠다.

떡, 면 등 탄수화물이 들어간 부대찌개, 설렁탕 등은 여름철 상온에서 가장 먼저 상하기 쉽다. 예를 들어 점심에 먹고 저녁용으로 남겨 놓더라도 상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한끼용으로만 먹어야 한다.

그외 육개장 등 탄수화물 성분이 적은 탕이나 국은 두끼용으로 무난하며 김치찌개는 하루정도 안심할 수 있다.

냉장고에 보관할 경우 온도가 낮아 세균 번식속도가 저하되므로 보다 오래 보관할 수는 있지만 쇠고기류는 3~5일, 우유는 2~4일, 어패류는 1~2일 보관이 권장되므로 국이나 찌개류도 3~4일이상은 무리라고 본다.

일반적으로 식었던 음식을 다시 끓이면 식중독을 예방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식중독 중에는 세균이 발생시킨 독소가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식었던 국을 다시 끓이더라도 독소는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안심해서는 안된다.

Q4. 식중독은 상한 음식을 먹은 뒤 몇 시간내에 발생하나요.

A4. 식중독의 원인에 따라 수시간에서 수십시간까지 다양하게 나타나며, 살모넬라균은 6~72시간 후에 발병하고, 포도상구균은 보통 2~4시간 후, 넓게는 1~8시간 후, 비브리오 패혈증은 12~48시간후, O-157대장균은 3~9일 후 발병한다.

Q5. 식중독의 종류는 : 세균성, 감염형 등으로 나눠서, 각 식중독 별로 자세한 설명 부탁합니다.

A5. 식중독은 세균성 식중독, 화학성 식중독, 식물성 식중독, 동물성 식중독, 알레르기성 식중독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세균성 식중독에는 대표적으로 포도상구균이 있다. 오랫동안 보관된 음식을 섭취한 후 2~4시간 후 심한 구토, 어지러움,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는 대부분 포도상구균이 원인이다.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호전되는 것이 보통이나 병약자나 노인에서는 위험할 수도 있다. 포도상구균은 사람의 피부에 많이 살고있는 세균이며 피부에 상처가 났을 때 염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균으로, 깨끗하지 않은 손으로 음식을 조리하거나 손에 상처가 난 사람이 음식을 조리했을 때 포도상구균이 음식에 많이 오염된다.

포도상구균은 장독소라는 독소를 분비하는데, 이 독소를 섭취하면 식중독 증상을 나타낸다. 식중독 증상은 설사, 복통보다는 구토가 심하고 두통, 어지러움 등 전신증상이 많이 생긴다. 독소가 위를 자극하고 흡수되어 전신증상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식중독 독소는 다시 음식을 데우거나 끓이더라도 없어지지 않는다. 오래된 음식을 끓여 먹었는데 식중독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세

세균이 직접 인체를 침입해서 발생하는 세균성 위장관 질환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이질이 있다. 이질은 '쉬겔라'라고 불리우는 이질균이 장점막을 직접 침범해서 증상을 일으키는데, 설사, 복통이 심하고 열이 동반될 수도 있다. 설사에는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하고 곱똥이라 해서 끈적거리는 점막이 섞여나오기도 한다. 용혈성 빈혈, 신부전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패혈증으로 진행하기도 하는 심각한질환이다. 전파력도 강해서 유행을 자주 일으킨다.

이질과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대장균 O-157'은 주로 소 등의 가축의 대변이 육류에 오염되어 전파되는데, 특히 덜 익힌 햄버거로 인해 많이 발생됐다. 햄버거 고기는 육질을 다져 만들기 때문에 육질표면에 오염된 세균이 햄버거 고기 속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이 고기를 대충 익히면 속에 있는 세균이 죽지않고 병을 일으킬 수 있다. 일본에서는 집단급식에 사용된 야채를 통해 초등학생들에서 많은 환자가

가장 흔한 세균성 위장관 질환은 이질보다는 덜 심각한 감염성 설사이다. 대장균, 살모넬라, 캄필로박터, 에르시니아 등 여러 가지 세균에 의해 발생한다. 복통, 설사, 열 등이 나타나지만 혈변 등은 잘 나타나지 않고 합병증이 별로 없다. 이질균도 경한 경우에는 이들 질환과 감별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이질균 외 세균에 의한 질환도 심하면 이질처럼 나타날 수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음식을 통해 발생하지만 임상증상은 전혀 다른 질환이다. 비브리오는 바다에 사는 세균인데, 여름철에 해수의 온도가 올라가면 번식을 많이 하여 주위의 바다생물을 오염시킨다. 주로 간경화 등 만성간질환이나 당뇨가 있는 환자, 알콜중독자 들이 해물을 익히지 않은 채 먹고난 후에 많이 발생한다. 다리 등에 출혈을 동반한 수포가 생기고 고열이 나며 패혈증에 빠진다. 병의 경과가 굉장히 급작스럽고 치명적이어서 수일 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포도상구균의 식중독은 구토를 억제시키는 등 증상을 돕는 치료를 하면서 쉬면 금방 나아진다. 이질은 항균제 치료, 수액치료 등이 필요하므로 병원에 입원하는 것이 좋다. 이질 외의 감염성 설사는 경한 경우에는 수분과 전해질만 섭취하면 수일 내에 좋아지며, 심한 경우에는 항균제를 사용한다. 심한 감염성 설사는 열, 복통, 혈변 등이 동반되거나 하루에 4번 이상 설사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다리 절단 등의 수술적 치료와 집중적인 치료를 빠른 시간 내에 하지 않으면 나을 수 없는 병이다.

화학성 식중독이란 음식 첨가제 등에 의한 것이며, 식물성 식중독의 예로는 독버섯과 감자가 대표적이다. 동물성 식중독으로는 복어가 유명한데 10월에서 3월을 제외한 기간은 위험하다. 복어에 의한 식중독은 수시간내 감각 이상, 청각 이상, 호흡 마비 등을 초래한다.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이 건어물, 생선, 조기, 통조림을 먹은 후 30분 ~ 1시간 내에 몸에 발진과 함께 구토, 설사의 증상을 보이면 이 때는 병원을

Q6. 예방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예방법을 알려주세요.

A6. 여름철 식중독에 걸리지 않게 조심하려면 물과 음식을 잘 가려서 섭취하여야 한다. 물은 끓인 물만 마시고 음식은 익힌 것만 먹어야 한다. 끓인 물이 없는 경우 포장되어 판매되는 물이나 캔 음료도 안전하다. 과일은 까서 먹는 과일이 좋다.

포도상구균 식중독을 막기 위해서는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들이 손을 잘 씻어야 하며,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음식을 조리하지 말아야 하고, 오래된 음식은 다시 끓이더라도 위험하므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만성간질환, 당뇨 등이 있는 사람이나 음주량이 많은 사람들은 여름철에 익히지 않은 해물을 먹어서는 안된다.

Q7. 운없어 식중독에 걸렸을 경우 치료법은.

A7. 대부분의 식중독 환자는 일단 한두끼 금식을 하고 그동안 이온 음료나 당분이 포함된 음료 등으로 수분 및 칼로리를 보충하면서 기다리면 하루 이내에 회복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구토나 설사의 정도가 심하고 탈수, 발열, 발진 등의 증상이 있으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집에서 설사약을 함부로 먹는 것이 병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 구토나 설사를 통해 해로운 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하려는 우리 몸의 지구적인 노력을 강제로 멈추게 해 오히려 균이나 독소의 배출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물 복용은 의사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좋다.

Q8. 식중독 예방을 위한 위생수칙 등이 있다면 보내 주세요.

A8. 별도로 정해진 위생수칙은 없으며 위에 언급한 것처럼 각자 식중독을 조심하는 생활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오원섭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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