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사업 제네릭으로는 비전없다”

제약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항암제 시장. 대형 외국계제약사들이 말기암 환자의 수명 연장 및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춘 표적치료제를 앞 다퉈 개발하고 있다.

한국머크도 지난 4월 ‘얼비툭스’라는 전이성 대장암 치료제를 내놓고 국내 항암제 시장에 진출했다. ‘얼비툭스’는 기존 화학요법에 실패한 환자에게 ‘이리노데칸’과 병용해 사용하는 약물.

얼비툭스, 58% 종양성장 정지

이 약물은 한국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치료받은 국내 환자 31명 중 26%의 환자에게서 종양크기가 절반이상 줄었으며, 58%는 종양성장이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머크는 항암제 ‘얼비툭스’를 국내에 출시하기에 앞서 항암사업부 신설과 함께 인력을 대폭 보강하는 등 항암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이 회사의 항암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사람은 올해 1월 영입된 오용호 이사(항암사업본부장) 이다.

한국머크를 5년 이내에 국내 항암시장에서 5위권에 진입시키겠다는 것이 오 이사의 목표다.

오 이사는 “현재 얼비툭스 이외에도 ‘스티브벡스’를 비롯한 다양한 항암제들이 임상 2상 단계에 있어 향후 제품 개발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항암 마케팅 사업은 직원교육이 중요한 분야”라며 “충분한 투자를 통해 우수한 제품과 유능한 인재들이 함께 시너지를 창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항암시장 전망 밝다

국내 항암시장에 대해 오 이사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우선 암 환자들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현재 정부에서 추산하는 국내 암환자는 50만명 수준. 이는 전체 국민의 1% 가량을 차지하는 규모여서 항암제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오 이사는 “항암제는 얼마나 우수한 신약을 개발하고 임상시험 투자를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성공여부가 좌우된다”며 “제품개발이 회사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는 1~2곳을 제외하고 제네릭 위주의 항암사업을 하고 있지요. 개발보다 판촉에 치중하고 있어요. 항암사업을 회사의 성장동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를 벗어나야합니다”

"국내 기업 독자 개발하고도 투자 미흡"

그는 우수한 항암제를 독자 개발하고도 임상시험 등에 대한 추가 투자가 미흡해 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국내 제약기업의 현실을 아쉬워했다.

오 이사는 “항암제는 약이지만 한편으로는 독이 될 수 있다”며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아무리 영업력이 뛰어나도 의사들의 신뢰를 확보하지 못하면 외면당하게 된다”고 지적했다.그는 의사들의 신뢰확보를 위한 최선책으로 풍부하고 다양한 임상시험 데이터를 제시했다.

"풍부한 임상으로 의사 신뢰 확보해야"

결국 국내 제약사들이 항암제 분야에서 의사들의 신뢰확보에 실패, 외국계제약사의 오리지널 제품 위주의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오 이사는 “항암제가 너무 고가”라는 지적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하고는 있다”면서도 “생명을 연장시키는 대가라는 점에서 볼 때 과연 비싸다고 할 수 있는지는 깊게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항암제의 상당수가 비급여라는 점이 문제”라며 “정부에서 새로운 항암제에 대한 보험급여를 신속히 해 준다면 환자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암 환자들이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보험 적용범위를 넓혀야하다는 얘기다.

"약제비 절감도 좋지만 환자위해 보험적용 바람직"

오 이사는 “환자들이 항암치료를 하면서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만큼 민간요법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중 질환에 대한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최근 개발된 항암제인 표적치료제의 경우 비급여인 경우가 상당수에 달해 환자들이 효과를 경험하면서도 한달에 수백만원에 달하는 약제비를 감당하지 못해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이사는 “고가약을 필요로 하는 암환자들에게 보험 확대가 조속히 이뤄져 환자들이 약제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도록 정부의 정책이 변화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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