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선호, 뛰어 놀지 않는 습관 등 원인

항문열창 조기치료 안하면 배변통증 공포로 변비 장기화

딱딱하고 동글동글하게 토끼똥 처럼 변을 보는 어린이 변비환자가 늘고 있다. 요즘은 신생아때부터 변비로 고생하는 어린이도 많다.

변비가 심하면 식욕이 떨어져 음식섭취가 줄어들고 빈혈도 함께 온다. 빈혈은 식욕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로 밥이나 음식을 기피하게 되어 변비를 더욱 심각하게 만든다.

변비가 지속되는 원인 중 하나는 굳은 변으로 인해 배변시 항문에 열창이 생기고 그로인해 통증을 느끼기 때문에 아이들의 경우에는 무조건 참는 배변습관도 한몫을 한다.

변비와 빈혈과 밥 거부, 이들의 삼각관계는 실타래처럼 얽혀 악순환을 거듭하게 되는 것이다.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세살박이부터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전체 어린이의 5~10% 정도가 변비로 고통받고 있다.

아이들 변비, 확실한 증거는 토끼똥

우리 아이가 변비인가 아닌가를 알 수 있는 확실한 증거는 토끼똥이다. 수분이 빠져나간 딱딱하고 동글동글한 대변을 본다면 변비라고 봐야 한다.

변비가 장기간 심해지면 그때서야 복통을 호소하기 때문에 무관심했던 부모들은 병원을 찾았다가 나중에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이 최근 5년간 변비질환으로 소아과를 찾은 어린이들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소아변비로 병원을 찾은 어린이들이 2001년도에 404명에서 2005년 484명으로 20%가 늘었다.

어린이 변비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다양한 원인 중 대표적인 것은 운동부족과 배변을 참는 습관, 패스트푸드를 선호하는 식습관 등이다.

변비 예방 1차 치료는 장운동 활성화

변비를 없애기 위해서는 장운동을 활성화 시켜 주어야 하는데 요즘 어린이들은 앉아서 컴퓨터 게임에 빠져 지내기 때문에 대변이 마려도 그냥 참는 습관이 더욱 문제가 된다.

햄버거와 피자같은 패스트푸드를 선호하는데 이런 가공식품들은 채소류에 비해 섬유소가 부족해서 장을 통과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변이 굳게 된다.

또 굳은 변은 항문에 상처를 일으켜 배변시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드물게는 선천성 거대결장증이 있을 때에도 변비가 생긴다. 이는 장에 있어야 할 신경절이 없어서 직장이 심하게 수축만 되고 팽창이 안되는 경우이다.

대부분 수술로 치료를 한다. 수술은 신경절이 없는 부분을 잘라낸 후 나머지 양쪽을 이어주면 정상적으로 수축과 팽창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어린이의 변비는 잘못된 배변습관이 가장 큰 문제다.

잘못된 배변습관이 가장 큰 문제

취학전 어린이의 경우 놀이에 집중하면 화장실에 가는 것을 잊어 버리거나 참는 경우가 많다.

취학 후에는 학교 화장실이 익숙하지 않아 배변을 참는 어린이들이 일시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수도 있다.

변을 참게 되면 직장이 팽창하면서 변이 굳어지고 수분이 흡수되어 딱딱한 변이 된다.

이때 무리하게 힘을 주다 보면 항문이 찢어지는 항문열창으로 진행되기 마련이다. 또 항문열창이 있는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배변시 통증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변비를 장기화 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치핵(치질) 환자가 적은 것을 보면 어린이들이 배변을 참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치핵은 성인의 경우 배변을 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무리하게 힘을 주어서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어린이들은 배변을 하려는 의지 자체가 약하기 때문에 치질이 생기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이밖에도 변비가 심하면 복통, 빈혈, 식욕부진, 구토, 입냄새, 복부팽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변비는 보통 1~2주에서 길게는 수년이상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변비의 정도를 손쉽게 알아보는 기준은 대변의 굳기, 배변 횟수, 배변량, 배변시 항문통증 정도(혈변여부)로 어린이는 특히 부모가 관심 있게 관리해 주어야 한다.

시중 변비치료제 변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변비 치료는 일관성 있게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시중에 나와 있는 변비치료제를 임의로 구입해 복용하는 것은 자칫 일과성으로 끝날 수 있어 변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변비의 정도를 정확하게 진단 받은 후 어린이의 상태에 따른 적절한 치료와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어린이로 하여금 배변을 해야겠다는 의지를 심어주어 배변을 무조건 참는 습관부터 바로잡아 주어야 한다.

[도움말=세브란스어린이병원 정기섭교수]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