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만병통치약은 없다

“애들은 가라, 애들은 가, 이 약으로 말씀드리면…”

시골 장터에서 자주 마주치는 엉터리 약장사들은 하나같이 정력에 좋다며 약을 팔았다.

여자들에겐 피부에 좋다고 하고, 남자들에겐 정력에 좋다고 하면 처음에는 설마 하던 구경꾼들이 어느새 “여기 하나 주소.”라고 손을 벌리게 된다.

그만큼 남자들은 예뻐지고자 하는 여자들의 욕망못지 않게 강한 정력에 갈증을 느끼는 셈이다.

영화 ‘변강쇠’를 보면 모든 아낙네들이 변강쇠에게 못 안겨서 안달이다. 시들시들한 남편들은 아내를 빼앗길까봐 전전긍긍하고, 정력이 남아도는 변강쇠는 아무런 일을 안 하고 노름만 하는데도 언제나 당당하다. 정력이 세면 만사형통이요, 지상낙원이다.

보통의 남편들은 자신에게 부족한 정력을 보충하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게 되고, 엉뚱한 유혹에 헛되게 시간과 돈만 날리곤 한다.

아내들은 가계부 적어가며 몇 백 원을 아끼려고 고민하는데, 어느 날 남편이 몇 십 만원짜리 약을 사왔다고 하면, 남편의 절박한 심중을 헤아리기보다는 화를 내고 핀잔을 주게 된다.그 과정에서 남편의 가슴에 못을 박는 말로 부부사이에 금이 가기도 한다.

“비록 절륜하게 타고나지는 못했지만, 20대 초반 수준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 정도의 돈은 하나도 아깝지가 않아. 아내도 지금은 잔소리하지만, 내가 강해지면 결국 좋아서 잔소리하지 않을 거야.”

아내의 원망이 아무리 거세도 사고 친 남편의 귀에 들릴 리가 없고, 이번 약만 효과가 있으면 하는 바램만 가득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번에 산 약 역시 효과가 없어 남편의 판정패로 끝나기가 일쑤다.

그런데 이러한 남자들에게 ‘정력이 쎄다는게 어떤 의미냐?’고 구체적으로 물으면 “발기가 쎄야 한다, 오래 하는 게 최고다, 여러 번 하는 거 아닌가, 자주 하는 게 중요하다”는 등 저마다 기준이 제각각이다.

자기가 느끼는 자신의 성기능의 문제점이 바로 정력의 척도처럼 느끼곤 한다.

이러한 관점이라면 현대 남성의학에서 상당 부분을 해결해 줄 수 있다. 신비의 명약이나 비방이 아니더라도 안전하고 검증된 방법으로 성기능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원인에 대한 해결이 어렵다고해도 그때그때 잠재력을 증폭시켜 발기기능을 강하게 하는 먹는 약이나 주사제도 있어, 누구든 안전하게 관계를 가질 수 있다.

인조인간 마징가 제트로 만들어 주는 ‘만병통치약’은 없다. 설사 그런 약을 만났다고 느껴지더라도 잘 알아보시고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는 게 현명한 길이다.

[명동이윤수비뇨기과 원장·비뇨기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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