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우리사회 깊숙이 뿌리내린 노래방 문화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온 국민이 음치에서 벗어나 즐기고 있다. 직장의 회식자리에서도 빠지지 않는 것이 노래방이고, 아이들의 경우에도 생일파티의 2차 코스이다. 집안 어르신의 회갑연, 칠순연 등 잔치에는 노래방기기가 필수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연말연시 잦은 술자리에서 노래방은 필수 코스로, 1년 동안 대화한번 없던 동료의 노래도 들을 수 있다.

이러한 노래방 열풍은 많은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기도 하지만 무리한 발성으로 인해 목이 금방 피곤해지고 질병을 부르기도 한다. 또한 이러한 목의 혹사는 다음날 쉰 목소리로 바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오래 지속되거나 더욱 심해지기도 하며, 성대결절과 성대폴립 등의 발성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여기에서는 성대결절과 성대폴립을 포함한 ‘발성 장애’의 증상과 치료 등을 살펴보고,

■발성 장애

발성 장애란 소리의 구성 요소인 음질, 높이, 세기(크기), 지속시간 등에 이상이 있는 것을 말한다. 그 원인으로는 1)발성기구인 후두에 이상이 있는 경우 2)전신질환에 의한 경우 3)기능성 발성장애를 가진 경우 등이 있다.

이 중 후두의 이상으로 인한 발성장애가 가장 많으며, 성대의 혹사로 인해 많이 발생하는 성대결절도 여기에 포함된다. 또한 후두염, 어린이 성대결절, 성대 폴립, 후두마비, 후두종양, 후두외상 등도 발성장애를 많이 가져오는 후두 질환들이다.

이밖에도 발성장애의 전신적 원인으로는 내분비(호르몬) 장애가, 기능성 발성장애의 원인으로는 정신심리적 원인과 나쁜 발성습관의 모방(예: 특정가수의 발성을 흉내내는 것) 등이 많다.

이러한 발성장애를 예방하는 길은 원인이 되는 음성의 남용을 하지 않도록 하고 잘못된 발성법을 고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담배 등과 같은 성대에 이롭지 못한 공기를 흡입하지 않는 것이 병변의 발생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이 외에 목을 따뜻하게 해주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며, 감기에 걸렸을 때에는 가능한 음성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성대결절

발생 원인 : 성대에 굳은 살이 박혀 목소리 자체가 변하는 성대결절은 성대의 지속적인 남용 특히 높은 피치로 과긴장성 발성(힘을 잔뜩 주어 소리를 내는 것) 또는 무리한 발성에 의한 국소적 염증반응이 원인이다. 어린이에서는 6, 7세 남자에서, 성인에서는 여자에서 많은 편이며 주로 교사, 가수, 상업 종사자, 크게 소리지르며 노는 어린이 등 '만성적'으로 성대남용을 하는 급한 성격의 사람에서 잘 생긴다.

증상 : 주 증상은 쉰 목소리(애성)이다. 성대결절의 경우 쉽게 음성이 피로해지며 고음에서 음성의 분열과 이중음성이 있지만 통증이나 삼키는데 문제는 없다. 대개 일정한 크기 이상으로는 자라지 않아 기도폐색으로 인한 호흡곤란 등은 일으키지 않으며 악성화 경향도 없다. 발생부위는 주로 양측성대에 발생하며 주발생 부위는 전체 성대의 앞쪽 1/3과 중간 1/3 지점이 만나는 부위이다.

진단 : 성대의 병소는 직접 병소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방법으로는 간접후두검사법, 직접후두검사법, 화이버 내시경 등을 시행할 수 있다. 비디오 화이버 내시경 검사는 환자가 큰 불편을 느끼지 않고 정확히 병소를 진단할 수 있으며, 환자 및 보호자도 병변을 함께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치료 : 잘못된 발성법을 고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선적으로 음성휴식을 어느 정도 취하면서 복식호흡과 근육 이완법이나 부드러운 발성법을 익히는 등 음성치료를 시행한다. 특히 어린이에서는 너무 소리를 지르며 놀지 않도록 생활지도를 잘 해주어야 한다. 초기 병변은 이런 보존적 치료로 80%이상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고 소아에서는 그 효과가 더 좋다.

3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음성장애가 있는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 현미경으로 성대에 최소한의 외상을 주도록 하는 정교한 후두미세수술을 시행하여 병변을 제거하여야 한다. 수술 후 약 1-2개월 후 까지 성대사용을 최소화하고 건조한 공기를 피하는 것이 수술부위의 치유에 필수적인 사항이다.
치료 후에도 계속적으로 음성 남용을 한다면 재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성대 폴립

원인 : 성대에 물주머니 같은 조그만 혹이 생긴 성대폴립은 어린이에서는 드물고 성인의 경우 성대의 남용, 특히 낮은 피치로 과긴장성 발성과 흡연이 원인이다. 성대폴립은 성대손상이 장기적이 아닌 단 한번의 큰소리를 낸 후에도 발생할 수 있고 상기도 감염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증상 : 성대폴립에서는 폴립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증세의 변화가 많아 거의 목소리의 변화가 없는 경우부터 폴립이 성대사이로 돌출하여 거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대부분 쉰 목소리가 갑자기 발생하고 발생 후 수일간 발성이 곤란한 경우가 많다. 주로 한쪽 성대에 많이 발생한다.

치료 : 음성남용, 흡연 등의 원인을 없애고 작은 폴립이나 초기의 폴립은 음성치료를 시도한다. 하지만 대부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은 성대 결절과 마찬가지로 성대 정상점막과 점막하 조직을 보존시키는 후두미세수술을 시행한다.

■애성(쉰 목소리)

후두 질환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인 애성은 가장 조기의 음성 장애 증상이다. 이러한 애성은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애성은 앞서 설명한 후두질환 이외에도 성대마비, 후두암 등이 원인일 수도 있으므로 증상만으로 절대 속단하지 말아야 한다.

쉰 목소리와 함께 동반되는 다른 특성으로 원인질환을 추측해보면 다음과 같다.(성대결절과 성대폴립은 제외) ▷콧물 기침 등 감기증세를 동반하면 바이러스성 후두염 ▷성대가 전반적으로 물주머니처럼 부어있다면 말을 많이 하는 흡연자에게 잘 생기는 성대부종 ▷목에 이물감이 있고 만성기침, 인후통이 있다면 인후두역류 ▷목 쉰 증세가 오래 됐고 어릴 때부터 목이 쉰 경험이 있고 오래 말하기 힘

특히 흡연은 애성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흡연이 후두암의 주요원인이 되므로 흡연자 중에 2주 이상 지속되는 애성이 생기면 반드시 이비인후과를 찾아야 한다. 이외에도 애성이 2-3주 지속되거나 객혈 등 다른 증상 및 통증이 있을 때, 침을 삼키기 어렵거나 목에 혹이 느껴질 때, 목소리가 심하게 변하거나 나오지 않을 때에는 즉시 의사의 찾아 정확한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올바른 목(성대) 관리법

1. 큰 목소리를 너무 오랫동안 내는 것은 좋지 않다. 부득이한 경우에도 최대한 성대를 아끼기 위해 틈틈이 침묵하라.
2. 소리지르지 않으면 안 들릴 만큼 소란스러운 곳(노래방, 무도회장, 오락실 등)은 가급적 피한다.
3. 성대에 악영향을 주는 담배는 끊어라.
4. 많은 양의 물을 자주 섭취하라. 하루에 약 1.5리터 정도(머그잔으로는 하루 8잔 이상)의 물을 마시고, 특히 헛기침이 심한 경우엔 기침이 나오려할 때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5. 잠들기 3시간 전부터는 음식물을 삼가 하라.
6. 기름기가 많은 삼겹살, 튀김류, 건과류(땅콩,호두) 음식은 좋지 않다. 또한 커피, 홍차, 녹차 등 카페인이 든 음료와, 거품이 발생하는 청량음료나 알콜류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7. 복부를 압박하는 꽉 끼는 옷은 삼가 하라.
8. 기침이 잦을 때는 빨리 원인을 제거해 주거나 치료를 받아라.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최종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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