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차가운 음료수를 들고 있으면 손이 차고 시리며 창백해진다. 발의 경우에는 손보다 더욱 예민해서 차가운 타일 등의 바닥에 서있으면 뼈까지 얼어붙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수족냉증은 차가운 것과 접촉해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놀랍게도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레이노이드 증후군'이라 한다.

겨울이 다가올수록 더욱 증상이 심해지는 레이노이드 증후군은 과연 어떤 질병이며, 그 증상과 증상들을 덜어줄 수 있는 요령들은 무엇인지 알아보기로 한다.

1. 레이노드 현상 또는 질환이란 어떤 것인가?
레이노드 현상은 일시적인 말초동맥의 혈액순환장애를 특징으로 하며, 추위에 노출되었다가 다시 따뜻해지면 손가락에서 창백, 청색증, 홍조가 순서대로 일어나는 현상을 말하며, 또한 이런 현상은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다. 증상은 주로 손가락 등 말단부위에서 일어나고 추위에 노출되었거나 차가운 물에 손을 담글 때 한 개 이상의 손가락이 창백해지거나 청색증을 유발하며 원

2. 레이노드 현상을 유발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몇 가지 가설이 있다. 첫째, 교감신경의 활성화가 증가되어 있고, 둘째 동맥이차가운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셋째 혈소판의 파괴가 심하여 혈관수축물질의 분비가 증가된다. 이상의 가설로 볼 때 주된 원인은 혈관을 이환시키는 물질의 생성 또는 분비의 이상이 원인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창백은 말초동맥의 연축에 의한 허혈기를 나타낸다. 청색증은 허혈기에 모세혈관과 작은 정맥들이 확장하고, 혈관내에 탈산소화(deoxygenated) 된 혈액이 충만하게 되어 나타난다. 이시기에 손가락은 추위, 저린감 또는 이상감각을 호소하게 된다. 홍조는 재가온시 혈관의 연축이 풀리고 확장된 동맥과 모세혈관으로 혈류가 현격하게 증가하여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을 ‘반응성 충혈‘이라 한다. 이시기에 박동

3. 호발연령 및 임상증상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남성보다 여성에서 5배 이상 많이 발생하고, 호발연령은 20~40대이다. 손가락에 주로 나타나며 처음에는 하나 또는 2개의 손가락 끝에 나타나지만 차츰 한 손가락의 전체 그리고 모든 손가락에 나타나게 된다. 발가락은 약 40%에서 증상을 보이고 보통은 손가락 증상이 있는 경우에 나타나지만 일부에서는 손가락 증상 없이도 나타난다. 드물게 귓불이나 코끝에서 증상을 보이기도 하고 편두통이나 변이형 협심

이학적검사는 대개 정상이고 요골동맥, 척골동맥, 족부동맥의 맥박은 정상이다. 증상의 사이에 손가락이나 발가락은 추위에 노출되거나 과다한 발한을 보인다. 10%에서 피하조직은 두터워지고 단단해질 수 있다. 진단을 위한 혈관조영술은 필요치 않다.

4. 레이노드 현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나 기타 원인들은 어떤 것이 있는가?
1) 전신성 경화증 : 약 80~90%에서 레이노현상을 보이고, 약 30%에서 현성증상이 있다. 말단혈관의 변화에 의해 증상이 나타나고 처음에는 손가락 끝의 궤양으로 시작해 절단을 요할 수 있다.
2) 전신성 홍반성 낭창 : 약 20%에서 보인다. 종종 허혈로 인한 궤양이나 괴사를 보인다. 심한 경우 말초동맥염에 의해 작은 혈관들의 폐쇄되는 경우도 있다.
3) 다발성근염(polymyositis) : 약 30%에서 증상을 나타낸다.
4) 종종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서 나타나고 이것은 내피의 증식과 연관되어 있다. 이외에도 동맥경화(atherosclerosis)는 50세 이상의 환자에서 흔한 원인이며, 대형이나 중간 크기의 동맥내 혈전에서 유발되는 색전증으로 인해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또한 신경학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으며 추위에 의해 혈장단백이 침전을 일으키거나, 점성이 증가하거나, 적혈구나 혈소판이 응집하는 변화에 의
손에 진동을 주는 직업이나 피아니스트, 타이피스트 그리고 손에 전기충격을 가할 때도 이러한 현상이 유발될 수 있다. 또한 약물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는데 주로 ergot 제제, 베타차단제, 항암제 등이 있다.

5. 레이노드 현상의 예후는 어떤가?
일반적으로 레이노병의 증상은 경하고 1% 미만에서 절단을 요한다. 약 50%에서 자발적인 호전을 보이고 30%는 계속 진행한다.

6.레이노드 현상의 치료는 어떻게 하나?
금연이 중요하며, 대개 증상이 경미하거나 현상이 자주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치료를 요하지 않고, 장갑이나 방한복 등으로 추위로부터 보호만 해주면 된다.
심한 경우 약물치료가 필요하며, 칼슘통로차단제(nifedipine), 알파차단제(doxazosin, terazosin, phenoxybenzamine), methyldopa, guanethidine 등이 효과가 있다. 일부에서 prostaglandin이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으며, 약물치료에 실패한 경우 수술적 치료로 교감신경차단술을 선택할 수 있다.

레이노이드 증후군은 크게 1차성과 2차성으로 나뉜다. 1차성 레이노이드 증후군은 색의 변화나 감각 이상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일반적으로 폐경 후에는 호전된다.
반면에 2차성 레이노이드 증후군의 경우는 40세 이후의 여성이나 남성이 대상이며, 흡연, 항고혈압제, 류마티스 관절염, 루푸스 등이 말초혈관에 어떤 요인으로 작용하여 더욱 심각한 증상을 보이게 된다. 또한 손목을 구부리는 타이핑 같은 직업이나 진동기구를 다루는 경우에 생기기도 하는데, 이 경우 증상은 더욱 심하게 나타나고 겨울이 지날수록 악화되어 조직이 상하기도 한다.

<증상 완화를 위한 요령> : 아래의 요령들을 통해 자가 치료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러나 수족 냉증으로 인해 활동의 제한을 받을 때나, 계속 붓고 색이 변할 때, 손과 발에 통증이 생길 때에는 전문의를 찾아 진찰을 꼭 받아야 한다.
▶손발을 따뜻한 물에 담근다. 계속 차가운 물건을 취급하는 작업을 한다면 자주 따뜻한 물에 담가야 혈관이 풀린다.
▶팔을 쭉 편채 360도 계속 돌리면(풍차 돌리기) 피가 손끝으로 몰려 혈관의 수축이 감소된다.
▶뜨거운 차를 마신다. 수은주가 떨어질 때는 뜨거운 차가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그 속의 설탕이 에너지원으로 이용된다. 하지만 커피는 그 속의 카페인에 의해 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이 있으므로 좋지 않다. 알코올 역시 혈관을 이완시키지만 완전히 이완해 버려 열이 소실되고 더 춥게 된다.
▶간유구나 생선기름이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이를 3개월 이상 복용한 환자들에서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복용 전에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헐렁하게 여러 겹의 옷을 입는다. 여러 겹의 옷을 입어 체온을 유지하는데 제일 안쪽에는 면으로 된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매서운 추위에는 모자를 쓴다. 체온의 55%가 머리를 통해 방출되므로 모자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벙어리 장갑을 착용한다. 손가락 장갑보다 열을 유지하는데 유리하다.
▶추운 날에는 쑥찜손난로를 사용한다. 추운 날 외출시에는 화학적으로 열을 만드는 주머니가 달려있는 쑥짐손난로가 도움이 된다. 또한 몸 어디에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운전대에 덮개를 덮어 손을 따뜻하게 한다.
▶침대를 따뜻하게 한다. 대사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좋고, 양말을 신고자는 것이 좋다.
▶차가운 음식을 다룰 때는 장갑을 사용한다. 냉장고 안을 뒤질 때는 장갑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심지어는 차가운 컵을 잡을 때도 냅킨을 사용한다.
▶차가운 타일 위에 깔개를 깐다. 오래 서 있는 곳에는 깔개나 전기 장판을 까는 것이 좋다.
▶혈관의 재훈련을 통해 손의 온도를 올린다. 방안의 온도를 적당히 한 후 5분간 더운물에 손을 담근 후, 손을 타월로 감싼 다음 추운 장소로 이동하여 감싼 타월을 벗긴다. 그리고 다시 10분간 따뜻한 물에 담근다. 이것을 이틀에 한 번 3-6회 반복 할 경우에는 추운 곳에 가도 손의 온도를 7도 정도 올릴 수 있다.

<건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정청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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