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 대한 인식이 개방화되고 성병을 일으키는 병원균들의 기존 치료약에 대한 내성이 강해지면서 성병감염은 직업여성이나 바람둥이들만의 문제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여성 감염자의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2004년 1월부터 6월 중 성병 통계에 따르면 비임균성 요도염을 제외한 나머지 성병에서 여성 감염자수가 남성보다 오히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질, 헤르페스, 매독, 클라미디아 등을 더해 모두 8627례(비임균성요도염 제외)가 보고됐으며, 이 가운데 여자가 54.7%를 차지했다. 여성의 성병 급증 추세는 특히 클라미디아 감염에서 두드러져, 클라미디아 감염의 경우 2001년 323례, 2002년 2028례, 2003년 3990례로 3년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콘돔사용이나 성병에 대한 무관심으로 성병의 위험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어 있어 성병에 대한 이해와 주의가 아쉽기만 하다. 성병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불임 등의 심각한 합병증과 신생아에게 크나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으므로 상대방과 함께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 더 이상 아름답고 고귀한 성이 전염병으로 얼룩지지 않도록 성병에 대해 건양대병원 비뇨기과 장영섭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성병
성병은 성행위로 인하여 감염되어 발병하는 질병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매독, 임질, 연성하감, 비임균성 요도염(클라미디아), 성병성 육아종, 서혜림프육아종, 트리코모나스질염, 칸디다증 등이 대표적인 질환이다. 그러나 이들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질병이 성적 접촉에 의하여 매개된다는 사실에 입각하여 이들을 통틀어 일명 성인성 질환(Sexually transmitted disease)이라고 총칭한다.

이러한 성병은 성행위가 잦을수록, 성교 상대를 자주 바꿀수록, 그 성교 상대의 범위가 사회적으로, 지역적으로 넓을수록 그 전파속도는 빨라진다. 또한 성행위의 행태가 다양해지고 동성연애자의 증가 등으로 성기 외의 부위에 성병이 발생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성병의 치료를 위해 항생제 및 각종 화학요법제가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으나, 항생제의 남용 및 장기 복용에 의한 내성균의 출현은 그 치료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또한 성병의 치료에 있어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성병은 다른 질환과는 달리 재감염이 쉬우며, 감염경로가 동일하고 상대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항상 모든 관련된 성교상대자를 동시에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병의 원인과 종류
성병은 성병을 일으키는 세균, 바이러스, 원충, 곰팡이균의 감염에 의해 발병되며 주 감염경로는 감염된 사람과의 성행위이다. 손가락이나 입(키스)을 통해서 감염될 수도 있으며, 감염된 산모가 출산할 때 아기에게 옮길 수도 있다. 그러나 자위행위를 한다거나 이성과의 포옹, 손잡는 것, 수영, 목욕 등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성병은 남자, 여자, 모든 연령대의 사람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까지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자궁 등의 장기가 감염되어 염증을 일으키거나 불임, 자궁경부암 등 종양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세균감염 : 매독, 임질, 연성하감, 비임균성요도염(클라미디아)
바이러스감염 :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음부포진(음부헤르페스), 첨규성콘딜로마(곤지름)
원충감염 : 트리코모나스질염, 아메바성요도염
곰팡이균감염 : 캔디다질염

▶매독 : 매독은 페니실린 주사로 완치가 가능하다. 매독은 1차적으로 매독균이 침투한지 10~90일 경에 침투한 곳에 피부가 허는 궤양이 생기며 통증은 없다. 매독균이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퍼지는 2차적 단계에서는 피부발진이 없어진 후 3차적 단계까지의 잠복기는 수개월에서 수년이상 될 수도 있어 오랫동안 증상 없이 지내는 경우도 많이 있으나, 증상 없이 진행된 매독으로 신체의 일부가 마비되거나 사

▶임질 : 가장 많이 알려진 성병이며 임질의 발생빈도는 매독의 20배에 달한다. 임질균은 점막의 접촉을 통해 전염되는 세균으로 건조한 곳에서는 죽기 때문에 수건, 손잡이 등을 통해선 전염이 안 된다. 남성은 성 접촉후 2~10일의 잠복기가 지나면 소변시에 녹색을 띤 황색고름이 나오며 따끔거린다. 여성의 경우 소변볼 때에 따끔거리거나 고름 같은 냉이 나오기도 한다. 임질은 생식기관의 영구적 손상과 치

▶연성하감 : 경계가 울퉁불퉁하고 삼출물로 덮인 성기궤양(연성하감)이 특징이다. 대부분 성행위로 전파되며, 초기에는 작은 피부유두나 작은 농포로 나타나 궤양으로 진행된다. 이 궤양성 병세는 초기에 통증이 있으므로 다른 성병과는 차이가 난다.

▶비임균성요도염(클라미디아) : 가장 흔하면서도 위험한 성병으로 30~50%에서 클라미디아균이 원인이 되며,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 성행위로 전파되며, 임질과 매우 유사한 증상을 나타낸다. 종류에 따라 분만시 신생아를 감염시켜 결막염, 폐렴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여성의 85%와 남성의 40%에서 증상이 없으며 통증과 가려움증, 분비물 등이 나타난다. 골반 염증성 질환을 일

▶에이즈 : 암보다도 무서운 성병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최근의 의학적 발전은 에이즈를 만성간염과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한다. 즉,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하면 충분한 여명을 누릴 수 있다는 의미이다. 성행위는 물론 수혈, 면도기, 의료종사자의 부주의에 의해서도 걸릴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HTLVⅢ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적게는 6개월에서 많게는 5~8년까지의 다양한 잠복기간을 나타낸다. 증세로는 급격한 체중감소, 잠잘 때의 땀과 열, 입맛이 없고 피곤하다, 목과 겨드랑이 임파선이 붓는다, 입에 비정상적 붉은 반점이나 흰 반점, 원인 없는 설사증세 등이 나타난다. 에이즈환자는 전체적으로 병에 대한 면역성을 잃게 되고 합병증을 동반하여 생명을 잃게 된다. 흔히 동반되는 질병으로 심한 폐렴, 카포시육종 등이 있으며 모든 질병의 합병이 가능하다. 아직까지는 명쾌한 치료법이 없으므로 예방

▶음부포진(헤르페스) : 피부나 점막의 접촉을 통해 전염되며 말초감각의 신경줄기를 타고 척추 근처의 신경질에 자리를 잡아 1차 감염 후 재발을 일으킬 근거지를 마련한다. 1차 감염 후 잠복기간은 4~7일 정도이며 전신 무력감, 편두통 등의 전신증상이 나타나다가 감염된 피부와 점막에 수포들이 생기며 빠르게 커지고 통증이 심해진다.

▶곤지름 : 성기나 항문 주변에 닭벼슬 모양으로 번지는 사마귀이며, 바이러스가 원인이지만 치료가 잘되는 편이다. 남성이 여성보다 2배정도 발병율이 높고, 간접적인 접촉에 의해서도 매우 잘 전염된다. 통증은 없으나 그냥 두면 요도, 질, 항문, 인후의 구멍을 막을 수도 있다.

▶트리코모나스 질염 : 편모를 가진 원충류의 감염으로, 원충은 소변이나 흐르는 물에서도 몇 시간 또는 몇 일 동안 살 수 있기 때문에 변기나 타월에 의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누런색의 거품과 악취가 나는 냉이 흐르는 것이 특징이며, 질구가 따끔거리거나 가려움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질에서 요도로 이동해 방광염이나 골반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캔디다질염 : 가장 흔한 형태의 질염으로, 증상은 흰색의 걸쭉한 냉과 심한 가려움증을 들 수 있다. 곰팡이의 일종으로 임산부나 당뇨병 환자에게 잘 생긴다. 고름 같은 냉이 많이 생기며, 질과 외음부가 화끈거리는 염증성 질염과, 폐경 이후의 여성에게 나타나는 위축성 질염이 있다.

▶사면발이 : 몸에 기생하는 이의 일종으로 주로 음모에 기생하며, 성 접촉이나 옷, 이불 등을 통해 전염된다. 주 증상은 심한 가려움증이다.

■성병의 합병증
성병은 불임 등과 같은 장기간의 건강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자궁암, 만성간염, 황달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특히 임산부가 성병에 감염되었을 경우에는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임산부와 성병 : 임신한 여성에서 발생하는 성병의 합병증으로는 자연유산, 조기분만, 조기양막파수, 분만 후 자궁 내 감염 등이며 태반을 통해 태아를 감염시키기도 한다. 임질, 클라미디아, 음부포진 등의 성병은 태아가 나오는 산도를 따라 엄마에서 태아로 전파될 수 있다. HIV감염 또한 임신 시 태반을 통해서 태아로 전파될 수 있으며 다른 성병과 달리 모유를 먹임으로써 감염될 수 있다. 그러므로 임산부

■성병의 예방
성병은 성행위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므로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도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무분별한 성생활을 자제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반드시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성병의 감염이 의심스러우면 즉시 병원이나 보건소에 가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성행위 전후 예방을 위해 임의로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은 항생제 내성을 일으킬 위험이 있으므로 바람직하지 않다.감염된 환자는 본인뿐만 아니라 파트너와 함께 치료해야 재감염 및 성병의 확산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또한 치료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성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헬스장이나 찜질방 중 일부가 수건이나 가운, 담요 등을 청결히 관리하지 않아 이용객들이 성병으로 분류되는 기생충 질환이나 피부병에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만큼 꼭 성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성병 감염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성병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
1. 성병은 거의 모두가 성관계에 의해 전염되므로 한 사람과 성관계를 갖도록 한다.
2. 여러 명과 성관계를 가질 경우 정기적으로 성병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3. 유흥가의 접대부나 접객업소의 종사자 등 감염의 위험성이 있는 사람과의 성관계를 피한다.
4. 성병을 예방하는 정확하고 간편한 방법은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다.
5.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병원을 방문하고, 치료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성행위는 삼간다.

<건양대병원 비뇨기과 장영섭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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