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병원 재활의학과 복수경 교수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 시작되면서 각종 마라톤 대회가 개최되고 있다.

매년 150여개의 마라톤대회가 개최되고 있지만 마라톤 때문에 오히려 목숨을 잃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올해에도 지난 2월 27일 낮 12시40분경에 경남 밀양시 내이동 밀양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2회 밀양아리랑 마라톤에 참가한 성모(45·경남도청 농산물유 통과)씨가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섣부른 자신감 때문에 화를 자초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또한 달리기를 시작한 뒤 발바닥, 발목, 아킬레스건, 정강이, 무릎, 허벅지, 골반, 허리 등에 통증이 나타나면 절대 이를 무시해선 안 된다.

올바른 마라톤 요령

다리근육과 심폐능력 먼저 키워라.
달리기는 천천히 시작해야 한다. 무턱대고 달리기를 시작하면 오래 갈 수도 없을뿐더러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지속적으로 운동을 해왔던 사람이 아니라면 달리기 전에 걷기를 통해 다리근육과 심폐능력을 먼저 키워야 한다.

2주 동안은 걷기 운동만 하되 처음 1주일은 20분씩, 나머지 1주일은 30분씩 걷는다. 횟수는 1주일에 4차례 이상 실시한다. 다리 근육이 만들어지면 걷기와 달리기를 함께 한다. 30분 동안 운동을 하되 2분 동안은 달리고 다음 4분 동안은 걷는 요령으로 한다.

올바른 달리기 요령 숙지

달리기를 할 경우 관절은 몸무게의 3배 이상의 하중을 받게 되므로 올바른 달리기 요령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는 곧게 세우고 몸은 지면과 수직을 이루도록 한다. 머리는 숙이지 말고 시선은 20여m 앞을 바라본다. 팔은 규칙적으로 앞뒤로 흔들되 상체에 가깝게 붙인다. 착지는 발뒤꿈치를 먼저 닿게 하면서 발 앞꿈치 쪽으로 굴러가듯 하게 한다. 호흡은 처음 달릴 때는 코호흡으로도 충분하지만 조금

시간과 거리는 조금씩 늘린다.

걷기와 달리기를 함께하는 과정이 끝나면 걷지 않고 30분을 달릴 수 있게 된다. 처음에는 대화를 하면서 달릴 수 있을 만큼 천천히 달려야 한다. 초보자들은 하루에 30분씩 1주일에 4번 정도 달려야 효과가 있다. 일단 30분을 달릴 수 있으면 1주일 단위로 점차 시간과 거리를 조금씩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30분간 달릴 수 있고 시간과 거리를 조금씩 늘려간다면 5㎞ 정도의 대회에 참가해도 좋다. 5㎞ 대회에서 완주를 했다면 다음은 10㎞ 대회에 참가한다. 10㎞ 대회에 참가하려면 1주일 동안에 25∼35㎞ 정도 거리를 잡고 하루에 5∼7㎞씩을 달리는 훈련을 거쳐야 한다. 일주일 중 5일씩 6주정도 실시하면 10㎞대회에 참가해도 된다. 개인별로 다르지만 보통 1시간 정도에 완주할 수 있다

절대 무리하지 말라.

달리기 중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기록과 완주에 절대 집착해선 안 된다. 풀코스에 도전하려면 적어도 마라톤에 입문한 지 2년은 되어야 하며, 꾸준히 운동을 계속해 왔어야 한다. 전날 밤 당직으로 밤을 새웠거나, 한두 달 운동을 쉬었다가 다시 시작한 사람이라면 뛰다가 가슴이 심하게 아플 때 무조건 속도를 천천히 줄이며 멈춰서서 의료진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고혈압이 있거나 달릴 때 가슴이

달리기 전 스트레칭과 가벼운 조깅

달리기를 시작한 뒤 6∼7분이 지나면 호흡이 곤란하고, 가슴에 압박감을 느끼는 “데드 포인트(Dead Point)”가 오며, 이 순간을 이겨내면 달리기가 오히려 편할 정도로 원기왕성한 “세컨드 윈드(Second Wind)” 상태가 온다. 데드 포인트를 피하면서 곧바로 세컨드 윈드에 접어들기 위해선 스트레칭과 가벼운 조깅을 각각 10∼15분 정도해서 미리 체온과 맥박을 올려놓아야 한다. 그래야 심장에 무리가 와서 생기는 사망 사

적절한 운동화의 선택

운동화는 발의 특성에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달리기용 운동화는 경기화와 훈련화로 나뉘는데 경기용은 기록 단축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발과 관절 등에 대한 보호 기능이 적다. 신발 매장에서 마라톤화로 분류된 대부분의 신발은 경기용이다. 따라서 달리기 초보자나 대부분의 아마추어 러너들은 훈련화를 신어야 한다. 마라톤 대회에서 초보자가 마라톤화를 신으면 오히려 부상을 부추기게 된다.

달리기용 신발은 발이 가장 커지는 오후 5시쯤 매장을 방문해 운동할 때 신는 양말을 신고 골라야 한다. 러닝화는 자신의 발보다 10∼15mm 더 큰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발 유형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평발에 가까운 사람은 쿠션이 많이 들어간 제품을 피해야 한다. 평발은 달릴 때 발이 안쪽으로 휘기 쉬운데, 쿠션이 많은 제품은 발을 더욱 안쪽으로 휘게 만들기 때문이다. 반대로 발의 중간 부위가 많이 파인 ‘오목발’을 가진 사람은 쿠션 기능이 뛰어난 신발을 골라야 한다.

러닝화의 수명은 약 6백∼8백km다. 그 이상 신으면 쿠션 등 러닝화의 기능은 없어졌다고 봐야하므로 새 신발을 구입하거나 내부 깔창이라도 바꿔줘야 한다.

땀 배출 잘 되는 복장 선택

일단 100% 면제품은 피해야 한다. 땀을 흡수한 채로 남아있어 장시간 달리면 무게감이 상당하다. 또한 피부가 쓸려 벗겨지는 경우도 있다. 쿨맥스 원단 등 땀 배출 기능이 우수한 소재의 복장을 착용한다면 상쾌한 느깜으로 달릴 수 있다. 가을과 겨울철의 경우 위에는 T셔츠를, 아래에는 타이츠를 입는 것이 가장 좋다. 타이츠를 입으면 근육을 조여주므로 바람의 저항이 줄어들기 때문에 훨씬 달리기 편하다.

이 밖에 모자나 헤어밴드 착용은 머리와 이마에서 흘러내린 땀이 눈에 들어가 시야를 가리는 것을 방지해주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된다. 손목보호대를 착용하면 얼굴과 목에 흐르는 땀을 손쉽게 닦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스포츠 선글라스를 쓰면 강한 햇살로부터 눈을 보호할 수 있다. 아침에는 회색과 갈색이, 저녁 무렵에는 오렌지색과 노란색이 눈 보호에 더 효과적이다. 물통이 달린 허리띠와 스포츠

2. 마라톤 부상

부상의 원인

평소 무릎이나 발에 이상이 없는 사람이 달리기와 같은 운동 후에 통증을 호소하는 것은 대부분 근육이나 관절의 능력을 초과해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를 전문 용어로 `과사용 증후군'이라고 한다. 걷기와 달리기는 `충격의 연속'으로 달릴 때 받는 지면 접촉력은 걸을 때의 3∼5배까지 증가한다. 즉 몸무게 70kg인 사람이 달린다면 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최소 210kg에서 최대 350kg의 충격을 받게 된다. 따라서 이런 충격을 흡수할 정도로 근육이나 관절뼈가 충분히 강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상이 생기게 된다.


내 몸에 맞는 달리기로 안전하게 운동하자

달릴 때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하는 발과 다리의 구조는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충격을 골고루 흡수해 별다른 문제없이 달릴 수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두 다리의 길이가 약간 다르거나, 발바닥으로 전해오는 충격을 흡수하는 발의 아치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다리 길이에 차이가 있으면 허리에 통증이 잘 생긴다. 아치가 너무 높으면 충격을 잘 흡수하지 못해 발목을 잘 접지르거나 발목 무릎에 통증이 잘 생긴다. 반대로 아치가 너무 낮아도 정강이 허리 발 등에 통증이 생긴다. 달리기 운동을 하고 난 다음 통증이 있다면 발과 다리구조에 문제가 없는지 전문클리닉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달리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근력과 유연성, 심장 상태, 발과 다리의 구조적 문제 유무 등을 파악하는 스포츠의학 검사를 받고 자신에게 맞는 달리기를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근력 키워 부상 예방하자

통증이 있다면 우리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이다. 진단 결과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해도 통증을 무시하게 되면 큰 병으로 키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우선 엄청난 충격을 흡수할 근력을 키워야 한다. 러너들은 정강이 앞에 붙어 있는 전경골근, 그리고 무릎 위의 대퇴사두근을 강화해야 한다. 이 근육들이 충분히 발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달리면 정강이나 무릎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대퇴사두근 강화에는 무릎이 90°될 때까지 구부렸다 일어서는 것을 반복하는 `스쿼트'가 좋다. 물론 헬스클럽에 있는 기계를 이용해 `스쿼트'나 `레그 익스텐션'이나 `레그 프레스'를 하면 도움이 된다.

반대로 몸 뒤쪽이 있는 근육들도 충분히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달리기를 하면 무릎과 허벅지 뒤에 있는 슬굴곡근(햄스트링)이 반복적으로 수축돼 유연성이 떨어진다. 슬굴곡근이 너무 팽팽하면 엉덩이 관절, 무릎, 허벅지 등에 통증과 부상이 생긴다.

종아리 근육은 아킬레스건에 붙어서 달릴 때 발뒤꿈치를 들어올리고 발을 아래로 굽히는 역할을 한다. 이 근육이 달릴 때의 반복적인 수축으로 짧아지면 아킬레스건을 강하게 잡아당겨서 건염이 나 족저근막(발의 아치나 뒤꿈치 밑)의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슬굴곡근과 종아리근육도 달리기 전후에 충분히 스트레칭을 해주어야 한다.

마라톤 부상과 “RICE” 대처법

가장 흔한 손상은 경골, 비골 및 중족골에 생기는 피로골절, 족저근막염, 고관절과 슬관절 주위의 점액낭염과 근막통증후군이 자주 발생하며, 아킬레스건에도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경기 도중 무릎이 굳고 저리거나 무게감이 심하게 느껴지면 달리기를 중단하고 통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쉬는 것이 좋다. 다시 뛰기 시작할 때는 아스팔트가 아닌 흙길이나 풀밭에서 되도록 천천히 뛰도록 한다. 정신력으로 이겨낼 수 있다며 무리하게 경기를 재개하면, 다시는 달리기를 못할 수도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일단 부상을 입었을 때는 쉬면서(Rest) 냉찜질을 하고(Ice), 다친 곳에 압박 붕대를 감은 다음(Compression), 다친 곳을 심장보다 높은 위치에 들어올리는(Elevation) “RICE” 처치가 기본이다.

냉찜질은 부상이 생긴 뒤 10∼15분 안에, 30분쯤 계속해야 한다. 압박붕대는 다친 곳에서 조금 아래쪽을 잡고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감되, 아래쪽은 약간 아플 정도로 세게, 위쪽은 다소 느슨하게 감는 것이 요령이다. 다친 곳은 가능한 한 오랫동안 심장보다 높은 곳에 들어올리고 있는 것이 좋다.

응급처치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고 관절의 종창이 지속되면 보다 정밀검사가 필요하고, 이에 따른 전문의 치료가 운동에 의한 더 큰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운동을 마친 뒤 곧바로 뜨거운 열탕이나 사우나에 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열은 부상을 악화시키게 된다. 사우나에 가더라도, 일단 냉찜질부터 하고 열탕에 들어간 뒤 다시 냉찜질을 해줘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강도 높은 달리기 뒤에는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주고 충분한 휴식을 가져 몸이 회복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완주 후 안심은 금물 - 경주 뒤 눕지 마라.

완주한 뒤 갑자기 멈추거나 주저앉아도 심장에 큰 무리가 온다. 마라톤에 입문할 때는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지 반드시 체크해봐야 한다. 가령 운동 중 혈압이 급격히 올라가는 “운동 고혈압”이 있는 사람이 꽤 많다. 이런 사람은 경기 도중 심박 수가 크게 올라갔을 때, 평소 혈관 속에 있던 혈전(血栓·핏덩어리)이 심장 동맥을 막아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찬 공기를 들이마시면 심장 혈관이 더 좁아지

마라톤 경기를 마친 뒤 갑자기 주저앉거나 드러눕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경우 부정맥이 생겨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마라톤 사망 사고는 결승점에서 가장 많이 일어난다. 경주를 마친 뒤 5∼10분간 천천히 걷거나 뛰는 “쿨링 다운(cooling down)”을 하지 않으면 순간적으로 혈압이 뚝 떨어지면서 부정맥과 심장마비가 일어날 수 있다. 주저앉거나 누워 있다가 벌떡 일어서는 그 순간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누워있을 때는 멀쩡한 것 같다가 일어서면서 갑자기 쓰러지는데, 심하면 즉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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