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머리가 아프면 단순한 두통으로 알고 간단히 약을 복용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단순한 두통이나 눈과 귀 질환으로 웃어 넘기다가 뒤늦게 뇌종양 진단을 받는 환자들이 적잖다. 이 경우 자칫 뇌종양을 키워 수술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영구적인 장애를 겪을 수도 있다.

머리가 뻐개지는 듯한 심한 두통이나 구토, 시력과 청력 이상을 느끼거나 안면과 팔다리에 마비가 오는 증세가 있으면 뇌종양을 의심해봐야 한다.

뇌종양은 악성(암)과 양성(혹)을 구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단단한 두개골 안 좁은 공간에서 생긴 종양은 악성 유무와 관계없이 똑같이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또 뇌 신경다발에 발생하는 신경교종 등은 처음에는 양성이었다가 4~5년 뒤에 악성으로 변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3,000여명의 뇌종양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종양의 발생원인은 아직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며 다른 장기의 종양 발생원인과 유사하다고 추정되고 있다. 즉 화학적 발암물질, 유전적 요소, 방사선, 바이러스 등의 인자가 유전자에 손상을 일으켜 종양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유전성 혹은 가족성 뇌종양이 발생한다는 연구보고도 있지만 드문 편이다. 뇌암은 성인에게 흔한 암이 아니다. 2002년 한국 통계청 보고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뇌암에 의한 사망자수는 2.4명으로 암에 의한 사망 중 뇌암이 10위다. 그러나 소아의 뇌암은 성인과 달리 백혈병 다음으로 흔하다.

뇌암은 뇌에서 발생한 1차성 뇌암과 전이성 뇌암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둘을 합치면 전체 뇌종양의 3분의 2를 차지해 뇌암의 발생 빈도가 양성 뇌종양보다 훨씬 높다. 1차성 뇌종양에서도 뇌암이 양성 종양보다 많다. 1차성 뇌암으로 교모세포종이, 전이성 뇌암으로 폐암 및 유방암이 흔하다.

뇌종양의 수술 치료법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뇌 항해치료(네비게이션 시스템)을 이용한 '영상 유도 수술'은 현대과학기술의 총합이다. MRI(자기공명영상) 등 최첨단 진단장비로 종양의 위치를 3차원적으로 파악해 이를 켬퓨터에 입력하고 수술하는 것으로 집도의는 정상 뇌조직을 손상하지 않고 종양이 있는 곳까지 최단거리에 다다라 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

감마나이프, 사이버나이프 등 방사선 수술장비의 개발로 숨골이 있는 뇌간 등 까다로운 부위에 발생한 종양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제거하는 '무혈수술' 이 가능해졌다.

감마나이프는 201개 방향에서, 사이버나이프는 1,248개 방향에서 방사선을 쏘아 종양이 있는 곳에 집중되게 하는 원리다.

또 내시경 수술기법의 발달로 이젠 코나 귀, 입, 얼굴 등에 작은 구멍을 뚫어 종양을 제거할 수도 있다. 과거처럼 두개골을 열지 않고 작은 구멍만 뚫어 수술한다고 해서 이를 '열쇠구멍수술'(key hole surgery)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병원 시설과 의사의 경험, 수술 기술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가 있지만 이제 양성 뇌종양 환자는 80~90% 완치된다.

그러나 악성 뇌종양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전체 뇌종양의 55% 정도가 악성(뇌암)이다. 이 중 리프선종이나 배아세포종 등은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이런 뇌암은 전체의 5% 미만이다.
뇌암 환자의 95% 이상은 6개월~2년 만에 대부분 사망한다. 양성 뇌종양과 달리 뇌암 치료 성적은 10년 전과 비슷할 정도로 별로 발전이 없는 실정이다. 뇌암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완벽한 수술'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종양의 경계가 분명한 양성 뇌종양과는 달리 악성 뇌종양은 정상조직과 뒤섞여 생기므로 종양 경계가 불분명하다. 또 암세포가 미세하게나마 주위 조직을 뚫고 들어가 있어 암세포의 완전 제거가 불가능하다.

효과적인 항암제도 없는 상태며 방사선 치료 효과도 그다지 좋지 않다. 뇌암에 쓸 수 있는 항암제가 개발 중에 있으며 유전자 치료나 면역요법 등도 일부 시도되고 있지만 결과가 좋은 편이 아니다.

사진설명 : 첨단 감마나이프를 이용하여 뇌종양을 치료하고 있다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