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의과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조용균 교수>

매년 가을이면 추석 명절과 함께 찾아오는 대표적인 풍토병이 렙토스피라증, 신증후군 출혈열, 쯔쯔가무시병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들 세 질환들이 가을철에서 초겨울 무렵까지 곳곳에서 우리 국민들을 괴롭힐 것이다. 주 5일제 실시로 올 추석은 5일간의 연휴가 겹쳐 많은 사람들이 야외에서 지낼 가능성이 높아 어느 때보다도 가을철 감염질환에 유의해야 한다.

발생원인
렙토스피라증은 야생동물 중에서 특히 감염된 설치류와 개, 소, 돼지 등의 일부 가축들의 소변에 직접 또는 오염된 환경에 간접적으로 노출되어 발생한다. 그 외에 감염된 동물의 조직을 다루거나 동물에게 물리거나 오염된 음식이나 물의 섭취로 감염될 수 있으나 그 같은 경우는 드물다.

렙토스피라균은 직접 피부의 조그만 상처를 통하거나 또는 오염된 비말형태로 입, 코, 눈 등의 점막을 통하여 인체에 침투하게 된다. 이와함께 장시간 물속에 잠겨서 부풀어 오른 피부를 통해서도 감염된다. 그러므로 오염된 논밭 물에 장시간 발을 담그고 작업하는 농부들은 감염의 위험성이 높으며 감염된 쥐의 오줌으로 오염되어 있는 습한 토양이나 물과 관련된 작업장에서 근무하는 광부, 오수처리자,낚시꾼, 군인 등은 감염의 위험이 높다.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감염되며 성인 남자는 직업, 활동 등을 고려해 보았을 때 노출의 위험이 높다. 환자발생은 8월 초부터 시작되며 9월, 10월에 최고에 달하고 11월에 감소하며 대부분이 추수기의 작업 활동에 노출된 농부들에게 발생한다.

신증후군 출혈열은 예전에 유행성출혈열로 불렸으며 한탄바이러스, 서울바이러스 등이 원인이고 이 바이러스는 쥐와 같은 야생 설치류와 식충동물에 기생한다. 쥐의 배설물이 건조되면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된다고 추정된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려면 기본적으로 인간이 숲이나 농장을 방문하거나 이곳에서 일을 하여 발생한다. 계절적으로 쥐의 번식기와 농번기 등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가을과 봄

쯔쯔가무시병은 털진드기에 의해 사람에 전파된다. 털진드기는 쥐, 들쥐 및 들판의 생쥐와 같은 숲이나 시골의 설치류에 기생하며 털진드기가 많이 사는 숲이나 관목 지역을 사람이 지나가게 되면 유충이 우발적으로 사람의 피부에 부착하게 되어 조직액을 흡입할 때 균체가 주입되어 발병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1998년 이후 발병이 급증하여 매년 수 천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연중 발생이 가능하나 90% 이상이 늦가을인 10월과 11월에 주로 발생한다. 주로 밭농사를 하는 농부나 야외 활동이 잦은 업종에서 발생이 높다. 지역적으로는 제주도를 포함하여 전국에서 발생한다.

임상증상과 예방
증상은 매우 다양하지만 가벼운 감기 증상에서부터 시작하며 초기에는 감기몸살과 구분하기 어렵다. 그러나 세 질환 모두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 사망할 수 있으므로 가을철에 3-5일 이상의 열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가까운 병원의 감염내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해야 한다. 또한 신증후군 출혈열 이외에는 효과적인 예방주사가 없으므로 개인위생에 주의해야 한다.

다음은 가을철 유행 감염질환을 예방하는 개인위생 지침이다.
- 유행 지역의 산이나 풀밭 혹은 관목 숲에 가는 것을 피할 것. 특히, 늦가 을(10~11월) 건조기에는 절대 잔디 위에 눕거나 잠을 자지 말 것
- 들쥐의 배설물에 접촉을 피할 것
- 잔디 위에 침구나 옷을 말리지 말 것
- 야외 활동 후 귀가 할 때는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목욕을 할 것
- 피부 노출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야외 활동 전 긴소매의 옷과 바지를 착용 하고 바지 끝, 소매 끝, 허리 띠 부위에 곤충 기피제(dimethyl phthalate 또는 benzyl benzoate 등)를 뿌릴 것
- 전염위험이 높은 사람(군인, 농부 등)은 적기에 예방접종을 받을 것
- 신증후군 출혈열이 의심되는 환자는 조기에 치료를 받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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