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피부과 전문의 김규한 교수>

1. 정의

아토피피부염은 일반적으로 유아기 혹은 소아기에 초발하는 만성 재발성 피부질환으로 흔히 혈청 내에 IgE가 증가되어 있고 성장하면서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피부염의 양상은 유아기에는 얼굴과 사지의 신측부의 습진으로 관찰되나 성장하면서 특징적으로 전주와와 슬와 같은 신체의 굴측부의 습진의 형태로 관찰된다.

2. 역학
대단히 흔한 질환으로 외국의 경우 적어도 10%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소아연령에서는 유병률이 10%정도로 추산되고, 이후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증가 원인으로 공해와 같은 자극물질의 증가, 여러 가지 알레르기 물질의 증가, 감염의 감소 등이 거론되고 있다.

3. 원인
가. 유전적인 배경
많은 환자에서 가족력이 발견된다. 임상 양상은 환경적인 요소에도 영향을 받아서 아마도 다인성으로 유전(polygenic inheritance)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아직까지 아토피피부염을 유발하는 유전자에 대한 일정한 보고는 없다.

나. 면역학적 변화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여러 가지 면역학적 연구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일정한 면역학적 변화에 대한 결과가 없다.

1) 면역병리학
아토피피부염 병변내의 림프구는 주로 CD4+ 림프구이며 CD8+ 림프구는 거의 발견되지 않아서 CD4:CD8 비가 7:1정도로 매우 증가되어 있다. T 세포에서 IL-2 수용체(CD25)가 발현되어 있고 대부분이 HLA-DR을 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T 세포의 일부 아형이 병변 내에서 활성화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아토피피부염 병변내의 랑게르한스 세포는 숫자가 증가되어 있고 비정상적인 표현형을 나타내며, 비정상적인 항원제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병변 내의 표피, 진피 랑게르한스 세포는 CD1a와 CD1b를 모두 높게 발현하고 있고 CD36에 양성으로 활성화되어 있어 외부에서 항원이 추가됨이 없어도 자신의 T 세포를 자극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2) IgE와 알레르겐의 역할
80-90%의 환자에서 혈청 IgE가 증가되어 있고 호흡기 아토피(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가 동반되어 있는 경우에 특히 혈청 IgE가 높으나, 혈청 IgE 역가와 피부염의 심한 정도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 약 85% 환자에서 검사상 여러 가지 음식과 흡입 알레르겐에 대한 특이 IgE 항체가 양성이다.

적어도 일부 환자(특히 소아)에서는 음식이 아토피피부염을 악화시키며, 음식 섭취 후 수 시간 내에 소양감이 유발된다. 그리고 일부 흡입 알레르겐(Alternaria, ragweed pollen, 집먼지 진드기)을 흡입한 후 혹은 피부에 직접 접촉한 후 아토피피부염이 악화되고, 이러한 알레르겐을 피하면 아토피피부염이 호전된다는 보고가 있다.

3) 포도구균성 독소의 역할
포도구균성 장독소는 초항원으로서 항원제시세포 표면의 MHC II 분자에 붙은 후 T 세포 수용체(TCR)중 TCR V 를 가진 T 세포를 선택적으로 자극하여 아토피피부염을 악화시킨다. 초항원이 항원제시세포를 자극하여 IL-1과 TNF- 를 생산함으로써 혹은 TCR V 를 통해 자극된 T 세포에서 여러 가지 사이토카인을 분비하여 염증을 유발한다. 포도상 구균에 감염된 일부 환자는 toxic shock syndrome toxin 1 (TSST-1)이나 포도구균성 장독소에 대한 특이 IgE

4) 면역반응의 조절
쥐에서 CD4+ T 림프구는 활성화되었을 때 분비하는 림포카인의 종류에 따라 2가지로 분류된다. Th1 세포는 주로 IL-2와 IFN- 를 분비하고 지연형 과민반응을 매개한다. 반면에 Th2 세포는 주로 IL-4, IL-5, IL-10, IL-13을 분비하고 제 1형 괴민반응을 매개한다. IL-4는 B 세포에서 IgE의 생산을 유도하고, IL-5는 호산구증다증을 유발하며, IL-10은 지연형 과민반응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다. Th1과 Th2세포는 상호작용을 통해 면역 균형을 유지하는데,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T 세포는 IFN- 를 생산하는 능력이 저하되어 있고, IL-4에 강한 반응성을 보여 아토피피부염에서는 Th2형 세포에 의한 면역반응이 우세한 것으로 생각된다.

아토피피부염환자의 단핵세포는 prostaglandin E2(PGE2)를 많이 생산한다. PGE2는 Th1 세포의 IFN- 를 억제하고 IgE의 생산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단핵세포의 PGE2 생산증가는 아토피피부염의 면역반응이 Th2형 반응으로 기울도록 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비만세포 분비물이 염증과 소양증을 유발하며, 비만세포에서 분비되는 TNF- 는 Th1 세포의 증식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어 비만세포의 탈과립물질이 아토피피부염의 면역반응이 Th2형 반응으로 기울도록 하는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토피피부염환자에서는 cAMP phosphodiesterase가 증가되어 있어 cAMP가 감소하여 호염구의 탈과립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신경말단에서 분비되는 신경펩티드인 substance P가 비만세포의 탈과립을 증가시킨다는 보고는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아토피피부염의 악화와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근거가 된다.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병변에는 일반적으로 호산구가 증가되어 있으며, 호산구가 활성화되어 분비되는 여러 물질들이 아토피피부염의 심한 정도와 잘 비례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혈청의 eosinophil cationic protein은 아토피피부염의 정도와 비례하여 증가되어 있다고 한다.
4. 증상

가. 임상 양상
아토피피부염의 임상양상은 매우 다양하여 개개인의 차이뿐 아니라 연령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고, 인종에 따라서도 임상양상의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일종의 증상 복합체로 생각되며 다음과 같이 연령의 변화에 따른 일반적인 임상양상을 구분하여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토피피부염은 연령에 따라 (1)유아기(2개월-2세) (2)소아기(2세-10세) (3)사춘기 및 성인기로 분류한다.

유아기의 아토피피부염은 초기에는 뺨(사진 1)이나 이마, 두피 등에 호발한다. 체간이나 사지에도 병변이 같이 있는 경우가 있으며 귀볼(ear lobe), 전주와(사진 2)와 슬와 부위의 특징적인 침범은 유아기의 후반에 형성된다. 유아기에는 삼출(oozing)이나 가피 형태의 급성 습진성 병변의 양상을 흔히 나타낸다.

소아기의 특징은 피부 병변이 아급성 내지 만성의 경과를 취하여 안면은 오히려 덜 침범되는데 반하여 전주와와 슬와 부위는 후기로 갈수록 침범이 뚜렷해지며, 건조증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사춘기와 성인기 때는 양진(prurigo) 이나 태선화(lichenification)가 주증상으로 나타나며 , 목 같은 간찰부위 뿐 아니라 안면이나 손도 흔히 침범된다.

나. 진단기준
1980년 Hanifin과 Rajka가 진단기준을 제창한 이래 이것에 근거를 두고 나라마다 조금씩 변형된 진단기준을 가지고 진단을 내리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표 1과 같이 주증상과 부증상으로 나누어 주증상 중 3개 이상, 부증상 중 3개 이상의 임상 증상이 있을 경우에 아토피피부염으로 진단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피부건조증은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대부분에서 관찰된다. 어린선은 피부가 물고기 비늘처럼 관찰되는 현상이다. 손바닥의 손금의 두드러짐은 환자의 손바닥은 유난히 손금이 많고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이며, 모공 각화증(keratosis pilaris)은 팔 또는 다리의 바깥쪽에서 소위 '닭살' 형태로 관찰된다. 약 60%가 생후 1세 이내에, 약 90%가 5세 이내에 초발한다. 허피스 감염, 물사마귀, 기타 감염성 질환이 흔히 관찰되어 세포매개성 면역이 감소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유두 습진은 유두 혹은 유륜의 삼출성 병변으로 소아기 후반부터 관찰된다. 구순염은 입술이 건조하고 갈라지는 형태로 관찰된다. 눈과 눈주위의 병변으로 결막염이 흔히 관찰되고, Dennie-Morgan infraorbital fold는 아래 눈꺼풀의 하나 혹은 이중 fold로 관찰된다. 백내장은 주로 사춘기, 성인기에서 관찰되며, 장기간의 스테로이드제 투여에 의한 부작용일 가능성도 있다. 눈주위 색소

5. 치료
가. 아토피피부염의 일반치료
아토피피부염은 심하지 않은 경우 일반적으로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들은 피하고 항히스타민제의 복용과 약한 스테로이드제의 도포로 대부분 호전된다.

1) 일반적인 주의사항
가) 외부 온도와 습도의 급격한 변화는 피부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나) 피부를 청결하고 건조하지 않도록 관리한다.
다) 운동,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에 의하여 땀이 나면 소양증을 유발한다.
라) 피부자극이 없고 땀을 잘 흡수하는 면제품 의류를 입는 것이 좋다.
마) 피부염을 악화시키거나 가려움증을 유발한다고 생각되는 음식물이나 주위 환경을 피한다.

2) 항히스타민제
소양증의 조절을 위해 대부분의 경우 항히스타민제를 전신 투여한다. 흔히 사용되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로는 hydroxyzine, chlorpheniramine, cyproheptadine 등이 있다. 최근에는 항히스타민제의 진정작용을 감소시킨 2세대 제제로 cetirizine, loratadine, ebastine, azelastine, fexofenadine 등이 사용되고 있다. astemizole, terfenadine은 고혈압약 혹은 항생제와 병용시 심각한 심장독성이 보고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시 주의를 요한다.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대체로 하루 1회 복용하는장점이 있고, 항알레르기성 기전도 있다고 하지만 아토피피부염에서 1세대 제제와 효과면에서 큰 차이는 없다.

3) 국소 스테로이드제
처음 1-2주간은 강한 제제로 도포를 시작하고, 그 다음에는 처음 제제보다 다소 약한 제제로 3-4주간 사용한 다음 호전된 이후 hydrocortisone 제의 약한 제제로 유지한다. 크게 3부위로 나누어 얼굴과 성기부에는 가장 약한 제제를, 몸과 사지에는 중간정도의 제제를, 손.발바닥에는 강한 연고제를 도포한다.

4) 항생제
전신적으로 감염의 우려가 있거나 갑자기 피부염이 심해지는 경우 전신적으로 항생제를 투여함으로써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5) 전신 스테로이드제
전신 스테로이드제는 특별히 심한 경우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전신적으로 사용하다가 중지하였을 경우에 생기는 'steroid rebound' 현상으로 결국 치료가 더욱 어려워지고 장기화될 수 있다.

6) 기타 보조 제제로 -linolenic acid를 경구 투여하여 효과가 있는 경우가 있다.
나 난치성 아토피피부염의 치료
일반적인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심한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경우에 한하여 다음의 치료들을 시도하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 광선치료
UVB, psoralen과 UVA를 이용한 PUVA 혹은 이들의 병합 요법을 다른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심한 경우에 시도할 수 있다.

2) cyclosporine
처음 치료시 3-5 mg/kg/day로 4-6주간 경구로 투여한 후 치료반응에 따라 감량한다. 고혈압, 신독성 등의 부작용 때문에 규칙적으로 혈압측정, 신장기능측정, 혈액검사, 간기능검사를 시행한다.

3) interferon- (IFN- )
IFN- 을 피하로 주사한다. IFN- 의 투여 초기에 발열, 몸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으나, 대부분은 acetaminophen제로 조절이 가능하다. 치료 도중 규칙적으로 간기능의 변화, 혈액학적인 변화 등을 관찰해야 한다.

4) thymopoietin pentapeptide(thymopentin)
Thymopentin을 피하 주사하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5) 국소 타그로리무스(tacrolimus)
최근 개발된 바르는 면역억제이다. 처음 도포 시 화끈거림, 소양증, 홍반 등의 부작용이 있으나, 국소 스테로이드제와 달리 장기간 도포 시 피부 위축 같은 부작용은 없다.

6. 예방 및 예후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 피부검사 등에서 양성이고 실제로 임상적인 연관성이 있는 알레르겐에 대하여는 피하는 것이 좋다. 환경적인 조절이나 직업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 자극물질에 대한 회피도 중요하다. 생후 6개월 이내에 모유를 먹이는 것이 아토피피부염의 예방에 기여한다는 것이 보고되어 있으나 이점에 대하여도 아직 논란이 많다.

아토피피부염은 성장하면서 대부분 호전된다. 아토피피부염의 가족력, 천식 등 소위 '호흡기 아토피'가 동반된 경우, 피부병변이 심한 경우, 피부염이 2세 이후에 시작된 경우, 여아 등이 예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로 보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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