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이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고착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취업싸이트인 모 업체가 직장인(2508명)을 대상으로 "생활 위험도" 를 설문 조사한 결과 85.5%(2145명)가 현재 인생에 대해 불안감 또는 위험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현상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사람들은 누구라 할 것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삶을 살고 싶어한다.

그런 소중한 삶이란 과연 어떤 삶을 말하는 것일까

똑같이 행복하게 살고 싶어하면서도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삶을 말하는지 선뜻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어떤 사람은 돈을 많이 벌어 풍족하게 쓰며 사는 것을, 또 어떤 이는 학문적 업적을 쌓아 명예를 얻고 사는 것을 행복한 삶으로 여기기도 한다.

따라서 누구나 추상적으로 행복한 삶을 원하지만 실제로 머리속에 그려지는 삶의 모습이 어떠하냐에 따라 그 가치기준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삶의 과정에서 볼 때 우리는 늘 선택을 해야할 경우를 겪게 된다.

언제나 이것을 할까, 저 것을 할까 하며 요것 조것 궁리하다 종종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에게 중요한 때란 한 순간 순간을 말할 수 있다.

이는 모든 것들이 그 어느 한 순간에서 결정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귀중한 한 순간 순간을 덧없이 흘려보내며 아까운 시간을 잃어버리고 있다.

고궁을 거닐면서 잠시 '운명'이란 것을 생각해보았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운명이란 결국 자기 자신이 마음가짐을 어떻게 갖느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운명만큼만은 그 어느 누구도 바꿔놓을 수는 없다.

우산 장사와 부채장사를 하는 두 아들을 둔 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각기 다른 물건을 팔아 생계를 꾸려나가는 자식을 둔 어머니는 날씨가 맑거나 흐리거나 늘 걱정만 하며 한 날이라도 즐거운 때가 없다.

이 경우도 그 모친이 생각을 바꾸면 오히려 날마다 즐거움으로 살수 있다.

즉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기라도 하면 우산을 파는 아들이 돈을 벌어 좋고, 날이 맑거나 좋으면 부채를 파는 아들이 장사가 잘되어 좋다는 생각을 갖는다면 매일같이 밝은 모습으로 행복한 삶을 누리며 살 수 있는 것이다.

똑같은 상황이지만 이처럼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행. 불행으로 갈라지는 삶을 살게되는 것이다.

지나간 일은 이미 지나갔고 미래의 일은 아직 오지도 않았으니 미리부터 근심 걱정을 하면서 두려워 할 것이 못된다.

다만 오늘의 현실을 어떻게 직시하며 지혜롭게 적응해 나가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리라고 본다.

비록 나쁜 상황일지라도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에 자신의 운명이 결정되어지는 것이다. 명심보감 중에서 '生事事이요, 省事事省이니라' 란 글귀가 있다.

"일을 만들면 일이 생기고 일을 덜면 일이 덜어진다" 는 뜻이 담긴 말이다.

즉 부질없는 일에 매달려 정신과 육체를 너무 피곤하게 하기보다는 일을 줄이고 자성(自性)의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무튼 우리는 악연(惡緣)이던 필연(必緣)이던 연(緣)을 맺고 이 세상의 갖은 유혹에 빠져 살 수 밖에 없는 인생이다.

사는 것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현실이 불안하다고 해도 벌써부터 미래의 몫까지 두려움을 떠 안고 살 필요는 없다.

진정 행복한 삶을 살기원한다면 지나친 나 자신의 욕심과 미움을 과감히 버리고 사랑으로 감싸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논설위원 안호원 (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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