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지방에서 낮 뉴스를 접하다보니 예비역들이 국립묘지 참배를 하는 모습이 방영되고 있었다. 웬일인가하고 놀라 자세히 보니 6월 25일이었다. 6.25사변 제54주년을 맞이해 행사를 한데 이어 국립묘지를 찾은 것이다.

깜박 잊고 있었던거다. 6.25세대라 할 수 있는 필자로서는 뉴스에 나오는 그 행사 장면을 보면서 불현듯 걱정이 앞선다.

이유는 미군 감축설이 기정 사실화되는 가운데 얼마 전 중앙 일간지에서 6.25세대인 50대 이상, 광주항쟁세대인 40대, 그리고 디지털세대인20~30대로 나눠 설문조사 결과를 보았기 때문이다.

이들 세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안보 위협국가로 6.25세대(62%), 광주항쟁세대(52%)의 경우 다행스럽게도 절반이상이 북한을 꼽았지만 20대 세대는 41%에 불과하고 32%가 우리의 안보를 가장 위협하는 국가로 미국을 지목했다.

6.25를 겪은 50대는 한국 전쟁의 가난과 폐허속에서 자유의 소중함을 알면서 성장해왔다.

그런 빈곤의 환경에 처한 이들 세대는 4.19혁명, 5.16군사혁명, 6.3한일회담, 유신체제반대시위 등 정치적 격동을 거치는 비운을 당하면서 대다수는 산업의 역군으로 땀을 흘리며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해왔다.

특히 이들 세대는 전쟁을 겪은 이후에도 무장공비침투, 월남의 패망 등의 결과를 보면서 북한을 어떤 집단인지를 알게됐고 국가 안위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미 동맹의 필요성을 중요시 해왔던 계층이다.

그러나 지난 80년대 광주 민주항쟁을 계기로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면서 남북간의 이념 갈등에 저항하는 40대 민주화 세대의 경우 한·미 관계의 새로운 변화를 원하며 미국을 우방국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거기에다 효순·미선 학생의 사건과 노 대통령 탄핵 사태에 인터넷과 휴대전화로 무장하고 신속하게 촛불 집회를 한 자칭 디지털 세대인 2~30대 세대는 50대, 40대의 세대와는 달리 북한에 대해 매우 관대하고 중국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없다.

똑같은 사안을 놓고도 이렇게 세대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흔히 젊은이들은 미국은 이민족이지만 북한은 우리 동족이지 않냐고 오히려 되묻는다.

그 말은 분명 맞는 말이다. 그러나 여기서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면 이민족과 동족을 떠나 누가 우리에게 경계대상 1순위인가를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6.25사변에서도 보듯이 해방이 되면서 이념의 차로 남북이 좌·우로 갈린 상황에서 이승만 대통령의 반대에도 불구, 주한미군이 철수하면서 소련의 스탈린으로부터 군사지원을 약속 받은 김일성이 남침을 강행, 부산지역을 제외한 전 국토를 짓밟히는 쓰라린 아픔을 겪은 바 있다. 한 예로 백년 전쟁을 했던, 우리의 국군이 파병되어 피를 흘리기도 했던 월남의 경우도 미군이 철수하면서 바로 공산화가 되고수많은 사람들이 숙청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

과거에 너무 연연해서는 안되겠지만 분명 남침을 주도했고 지금까지 서해안 등에서 무력 충돌을 자행하는 북한이나 30만의 대군으로 인해전술로 공격해온 중국, 자국의 이익 추구를 위해 이라크를 무력으로 점령하고 각국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있는 미국이나 모든 국가에 대해 우리나라가 우선으로 선택할 동맹국이 과연 누구인가를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북한의 음흉한 계략과 만행을 지켜본 필자로서는 주한미군이 감축되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휴전상태에서 그나마도 우리가 평화롭게 지낼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국방이 튼튼하기도 하지만 미군들이 주둔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는 잊어야 하겠지만 6.25를 맞이하면서 이 전쟁의 의미를 우리 모두가 다시 되새겨보는 마음 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자주 국방도 필요하지만 지금은 미국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이다. 역사에서도 보듯 국가적 차원에서는 영원한 내 편은 없다. 다만 적이 아닌 동맹국 관계를 유지하는 기술이 있을 뿐이다.

남과 북의 이념갈등으로 분열된 우리나라는 아직 평화로운 상황에서 통일이 되기는 시기적으로 어렵다. 아직은 그런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훈련이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말로는 평화적 통일을 주장하는 북한은 말과는 달리 110만 병력을 전진 배치하고 핵무기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런 북한측의 태도를 어떻게 믿고 신뢰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특히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들이 미소지으며 협상테이블에 나올 때는 반드시 그 뒤편으로 무장공비나 간첩을 침투 시켰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국가가 왜 존재해야만 하는지 묻고 싶다.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마저 국가관이 없는 것 같다. 너무 감성적이고 이상주의에 빠지는 등 단순한 사고를 갖고 있는 것 같아 우

국가는 자국의 국민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지만 국민 역시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

이번 김선일씨 사건을 보면서도 국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게 불안하고 한심하다. 그런데 미국은 어떠한가?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도 보았듯이 실례로 지난 95년 보스니아 내전 때 미군 조종사가 적지에 떨어지자 특공대를 보내 6일만에 극적으로 구출, 애국심을 갖고 조국을 위해 목숨을 기꺼이 바치게 하고 있다.

한국 전쟁에서 300만 이상의 한국인이 목숨을 잃었고 3만7000여 미군이 전사했다. 이들의 죽음이 있었기에 오늘의 국가가 존재하고 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경거망동한 행동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인도주의를 내세워 북한을 돕는 정책에 앞서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국군포로 귀환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젊은 세대들에게 애국심과 국가의 존립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했으면 한다.

편집위원 안 호 원(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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