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ut를 영어사전에서 찾아보면 (1)듣다,빼내기,찾아다니는 사람.(2)거절하다, 일축하다, 비웃다, 조소하다로 되어있다.

흔히 스카웃이다 하면 우리는 어느 곳으로 뽑혀가는 것으로 큰 의미를 두고 무척 부러워하기도 한다.

또한 이같은 경우 당사자는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때로는 우쭐해 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필자의 경우는 참으로 행복하고 자랑스럽다 할 수 있다. 그동안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첫 직장인 모 단체에 109 : 1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것을 제외하고 덕소에 있는 서통화학에 ‘시급제’로 취업이 될 때부터 스카웃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이에 앞서 지방공무원(특채)을 거치면서, 일간지기자 생활, 전문신문 국장 및 홍보실장, 제약단체 홍보담당에 이르기까지 결정적일 때마다 스카웃(!)되는 행운을 얻었던 것 같다.

그러나 언제인가부터는 Scout이 Skirr out이라는 냉소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바뀐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같은 의미 부여는 남들이 부러워하고 선망의 대상이 되었던 그런 Scout부류가 열심을 갖고 뼈 빠지게 일을 했어도 어느 한 세월이 지나면서 덤덤하게 일한 직원보다 더 일찍“팽”된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그 대상이 모두 다 그런 식으로 퇴출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이 사회 조직이 그만큼 살벌해지고 이기적이 되는 등 단물을 다 빼고 나면 그 껍데기를 냉정하게 꺾어버린다는것을 실감했다. 즉 어느 날 갑자기 “토사구팽”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스카웃하고는 좀 다른 이야기지만 얼마 전부터“사오정” “오륙도”라는 유행어가 퍼지면서 왠지 모르게 사무실 분위기마저 전과는 달리 상당히 위축된 분위기 속에서 동료간에 차가움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물론 시대적인 흐름에서 “토사구팽”이 일어날 수도 있다. 특히나 요즘 컴을 잘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더욱 더 그 같은 현상을 느낄 수 있다.

지난해의 일이지만 23년 이상을 한 직장에서 종사하며 편집국장까지 지낸 친구가 있었다.

비록 전문지지만 그 당시 그 친구는 스카웃이 되어 창간호를 만들면서 오랜 시련과 고통을 통해 신문을 체계화해 발전시키고 운영에도 지대한 공을 세우며 기자로서의 긍지를 갖고 지내왔다. 그 신문사로 보면 산 역사의 증인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 인가 젊은 임원이 컴도 제대로 못하고 기동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들어 정년이 4년이나 남아있음에도 불구, 사직을 강요하는 등 온갖 방법을 통해 그 친구를 괴롭혔다.

잘못이 없으니까 사표는 쓰지 않겠다던 그 친구 결국은 사표를 내고 필자를 찾아왔는데 그 친구의 말이 “가장 힘들었던 건 가족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거였는데 정말 힘이 들었다” 며 이제는 모든 것을 다 말하고 나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고 말하면서 흐느끼는 것을 보았다. 며칠 후 그 단체장을 만나 심한 소리를 하며 울분을 토한 적이 있다.

또 J협회의 경우 십수 년간을 홍보실장으로 근무하다 타 직장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오자 자기 임기동안 함께 하자며 붙잡았던 회장과 임원이 가치가 떨어지자 언제 그랬냐 하는 식으로 퇴출을 시킨 사례도 보았다.

임원은 쉽게 내뱉고 돌아서는 말과 행동이지만 당사자는 커다란 상처는 물론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 될 수도 있다는 점을 한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인 것 같다. 더 큰 문제는 그같이 인사원칙에도 위배되는 만행을 지켜보면서도 침묵하는 다수의 직원들의 태도이다. 노조가 분명히 있고 말로는 “너무 한 것 아니냐 ” 하면서도, 서로가 회장과 임원의 눈치를 보며 방관하는 것이 요즘 직장인들의 작태인 것 같아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한다.

그런 이기적 사고를 갖고 있는 젊은이들에게서 과연 무슨 화합과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세상은 변화한다지만 참으로 통탄할 일이며 앞날이 어둡기만 하다. 필요에 따라 스카웃을 했다면 그 업적은 인정해줘야 한다. 또 불가분 “토사구팽”이 되더라도 최소한 전관예우는 해주어 마음에 상처는 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남은 직원들이 과연 자기가 몸담고 있는 직장에 대해 얼마만큼의 기여를 할지도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다. 물론 어느 조직이든 이익 창출을 위해 더 능력 있는 사람을 쓰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경영자의 너무 약삭빠른 행위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도 함께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노후를 보장받고 상사가 자기를 지켜준다는 신뢰감이 충만할 때 직장의 화목은 물론 기업도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이다. 퇴출을 당하기 전 배반을 당할 수도 있음을 지도자는 명심해야 한다.


논설위원 안호원(사회·교육학박사, 시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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